[이번주 환율] 환율 급등으로 1300원 돌파 가능성 높아져… 북한 핵실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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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환율 급등으로 1300원 돌파 가능성 높아져… 북한 핵실험 변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5.15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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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일 장중 1291원 터치…당국 방어 총력
이달 중 북한 핵실험 가능성 높아져
중국 기준금리 인하 관심
미국 소매판매 지수·한미정상회담 일정에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중국 경기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인 악재로 원화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봉쇄 이후 위안화와 원화 등이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이 연고점을 갱신했다.

환율 1290원대 급등…당국 1300원 방어 전망 

지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40원 하락한 1284.2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장중엔 1291원까지 치솟았다. 전일 1291.50원까지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1291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오버슈팅 구간에서는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이 개선되면 내려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1300원도 넘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현재 심리적으로 달러 매수세가 강해져 있다"며 "1300원에서 막힐 수 있지만 얼마든지 심리는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1300원까지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의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과 긴밀히 공조하고 대내외 여건 및 시장 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외환시장 등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체계를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기에 현재 상황은 지나치게 오버슈팅된 상태라는 의견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펀더멘털 측면에서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환율 레벨은 비관으로 과도하게 쏠린 심리 영향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며 "금융시장 내 공포 심리의 진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1300원대 환율은 오버슈팅 국면으로 판단된다"며 "미 연준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다면 1200원대로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240~1300원 대로 예측했다.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북한 핵실험·중국 통화정책 완화 변수

시장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이 외환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13일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핵실험 준비는 돼 있는 것 같다"며 "다만 핵실험을 하기 전에 여러 종류의 미사일 실험을 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차 핵실험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6번 핵실험 했는데 7번째 (실험을) 하면 단기간으로는 경제가 반응하겠지만, 많은 전문가들도 그것보다는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제위기 펀더멘털이 더 큰 구조적 변수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백 연구원은 "북한에서 코로나가 널리 확산되자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관심을 해외로 돌리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되면 미국 측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판단해 시장에 영향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발표될 중국 실물지표가 부진할 경우 중국 정부가 금리를 인하할지도 관심사다. 

김 연구원은 "중국 실물 지표들은 소비를 중심으로 코로나 지역 봉쇄 여파로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에서는) 지표 부진보다는 이에 대응한 중국 정부의 부양 조치에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주 후반에는 1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 공시가 예정돼 있고 시장에서는 소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기에 중국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데 조심스런 입장을 보여왔다"며 "통화 완화의 필요성을 느낄 때마다 중국은 기준금리를 내리기보다는 부수적인 정책들을 내놓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중국 경제 리스크가 커지다 보니 기준금리까지 인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오는 16일 실제로 금리를 인하하면 위안화가 약세를 보여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7일 미국 실물지표 발표, 21일 한미정상회담

오는 16일에는 중국의 4월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실업률 등이 발표된다. 이어 17일에는 미국의 4월 소매판매, 설비가동률, 산업생산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는 소매판매를 제외하면 대체로 지난달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어 지표들이 혼재된 결과를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지표인 소매판매가 전월비 1.0%로 늘어나며 지난달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높아진 경기 위출 우려를 다소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2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정상회담에서는 우리나라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이 공식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PEF 참가국으로는 미국 외 우리나라와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필리핀,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다수도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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