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신용대출 · 40년 주담대'…금리인상기 현명한 대출전략은
상태바
'10년 신용대출 · 40년 주담대'…금리인상기 현명한 대출전략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5.12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은행, 국민 이어 10년 만기 신용대출 출시
대출 한도 약 790만원 늘어나는 효과 있어 
만기 긴 만큼 이자 늘어나는 점은 부담…조기상환 유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기록하다 최근 반등한 가운데 은행들이 10년 만기 신용대출과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을 내놓으며 실수요자를 공략하고 있다. 

시장이 금리 인상기에 도달한 만큼 차주들 입장에서는 만기가 긴 상품으로 대출을 먼저 받아놓고 자금 사정에 따라 빨리 갚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이어 신한은행도 10년 만기 신용대출 출시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3일부터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의 대출 기간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29일 10년 만기 신용대출을 판매하기 시작한 데 이어 두 번째 사례다. 

기존 신용대출은 1년 만기 일시상환 대출이 대부분이고, 일부 분할상환 상품의 최장 만기가 5년이었다. 만기가 10년으로 늘어나면 돈을 빌린 차주가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들게 된다.

대출 상환 기간이 길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완화돼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DSR 규제로 인해 돈을 빌리기 어려웠던 차주들에게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DSR 규제를 돌입해 3단계에 걸쳐 시장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2단계가 시행돼 신용대출·카드론 등 총 대출액이 2억원이 넘는 경우 40% 규제(은행권 기준)가 적용된다. 오는 7월부터는 3단계가 시행돼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면 DSR이 적용된다.

만일 주택담보대출 3억원(금리 연 4%·30년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을 보유하고 있고 연 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DSR 40%가 적용되면서 추가 대출 여력이 떨어진다. 

이 때 신용대출 만기 기간을 5년(금리 연 4.5%)으로 설정하면 대출 가능 금액은 1160만원이 된다. 그러나 10년 만기 신용대출을 받게 되면 대출 한도는 1950만원까지 늘어난다. 

40년 만기 주담대 출시…이자상환 부담 덜어

은행권에서는 40년 만기 주담대도 속속 출시하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부담을 덜기 위해 주담대 상품 만기를 40년으로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신한주택대출'과 '신한주택대출(아파트)', '플러스모기지론' 등 주담대 상품의 최장 만기를 기존 35년에서 40년으로 확대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9일부터 최장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농협은행의 주담대 최장 만기는 33년이었다.

은행들의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배경으로는 지속적인 금리 상승이 꼽힌다. 올해 들어 미국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것이 확실시되면서 시장금리가 뛰어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4.28~6.50%를 기록했다. 한 달 전(4월 18일)에 비해 상단이 0.15%포인트, 하단이 0.31%포인트 올랐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4.28~5.78%, 신한은행이 4.35~5.85%, 하나은행이 4.569~5.869%, 우리은행이 4.60~6.50%, 농협은행이 5.04~6.24%를 기록했다. 상단의 경우 우리은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긴 만큼 이자도 늘어…금리상승도 고려해야

10년 만기 신용대출과 40년 만기 주담대 등 만기가 긴 상품들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도 있다. 만기가 늘어날 경우 월 납입액은 줄어들 수 있지만, 상환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총 상환금에서 차지하는 이자상환액의 규모가 커진다는 점이다. 

10년 만기 신용대출의 경우 만기가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으니 이자 부담도 두 배 느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5000만원을 연 4.5%의 금리로 5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로 빌렸을 때 월평균 이자액은 9만8818원이다. 원리금 상환액까지 포함한 월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93만2151원이다. 

이를 10년에 걸쳐 빌리게 되면 월평균 이자금액은 10만1525원, 월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51만8192원이 된다. 단기적인 부담은 감소하지만, 5년 만기 신용대출의 이자가 592만9058원인 반면 10년 만기 신용대출의 총 이자는 1218만3045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금리가 더 오른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신용대출 금리가 정해지는데, 5년 이후 금리가 더 오르게 되면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DSR 우회' 전략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가계대출이 12월 이후 계속해서 감소세를 기록해왔기 때문에 금융당국도 이에 대해서는 감안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시행하고 있는 장기 대출에 대해 금융당국이 규제나 경고를 주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오히려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추세라 현재 은행의 전략은 DSR 규제에 걸려 대출을 받지 못하는 실수요자를 배려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