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윤석열 정부 출범에 걱정 반 기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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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中, 윤석열 정부 출범에 걱정 반 기대 반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5.1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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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참석 왕치산 국가주석 특별대표의 역할에 관심
10일 中언론, 한국 대통령 취임식 생중계...
한중 관계 분석 기사 쏟아내
中 매체들, '윤석열 정부의 중립적 역할 지속' 기대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언론매체들은 10일 한국의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생중계하고,  윤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에 대한 분석 기사를 쏟아내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에서는 취임식에 시진핑 국가주석 특별대표로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파견했다. 그동안 중국이 보낸 세계 각국 국가원수 취임식 외교사절단 중 가장 높은 급에 속하는 인사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이래 중국에서 드물게 고위급 국가 지도자를 외국 정상 취임식에 참석시킨 것이다.

장하성 주중대사는 9일 기자회견에서 "기존 한국 대통령 취임식의 중국 측 내빈 격을 볼 때 중국 측이 한 단계 높은 인사를 파견한 것은 한국의 무게감, 한·중 관계 발전 성과, 한·중 관계에 대한 중국 측의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우호적인 이웃인 한국의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하며, 한·중 우호협력이 끊임없이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한·중 관계는 시대와 함께 발전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생중계하거나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에 대한 분석 기사를 쏟아내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출처=바이두 화면 캡처
중국 언론매체들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생중계하거나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에 대한 분석 기사를 쏟아내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출처=바이두 화면 캡처

그동안 한국의 대통령 취임식에는 중국의 부총리나 국무위원급 인사가 참석했다. 지난 2003년 노무현의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첸치천 당시 국무원 부총리가 참석했고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당시 국무위원인 탕자쉬안이 그리고 2013년 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는 당시 국무위원인 류양동이 참석했다.

이번 왕치산 부주석의 한국행은 기존 격식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리자청 랴오닝대 국제경제정치학부 부교수는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으로 기념적인 해에 한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닻을 내리고 싶은 중국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신문주간지에 "지난 30년간 한국이 보수정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중국은 연속적이고 안정성이 높은 대남정책을 유지해왔으며 한국도 대중 관계를 특히 중요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왕치산 국가주석 특별대표가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내내 양국이 격식을 차린 것은 한·중 양국이 서로를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왕치산은 지난 2019년 10월에 부총리 자격으로 당시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일본을 친선 방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한중수교30주년이 되는 해에 취임했다. 지난 30년간 한·중 관계는 많은 발전을 거두었지만 대내외 갈등도 적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친미성향이라는 중국 매체들의 보도로 인해 중국 네티즌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들을 내비쳤다. 사진출처=웨이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친미성향이라는 중국 매체들의 보도로 인해 중국 네티즌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들을 내비쳤다. 사진출처=웨이보 캡처

중국은 한국의 제1 교역국이자 수출입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제3 교역국으로 발전했다. 사드 이슈로 인한 갈등 속에서도 양국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경제·무역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국은 미·중 간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윤 대통령이 한미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한미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집권 후에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적 보수주의 노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당선 후 가장 먼저 대표단을 미국에 보냈고 미국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먼저 한국을 20일 방문할 예정인 것을 두고 중국은 미국이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미국의 중시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한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윤 대통령이 미국측에 완전히 기울지 않고 중립적인 모습을 보이기를 바라고 있다. 윤 대통령이 경선 기간 중 한미동맹 강화, 사드 추가 배치 등 강경한 중국 관련 발언을 한 바 있지만, 당선 후 윤 대통령의 대중 태도가 온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중미 관계에 있어 중립적인 모습을 유지해주길 바라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 '판구'의 왕이보 연구원은 10일자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실은 기고문에서 "윤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취할 정책은 두고 볼 일"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중국, 미국과의 관계에서 능숙하게 균형을 잡았는데 윤 대통령은 미국에 유리하게 균형을 맞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중 관계가 미중 관계 악화 등 외부 요인에 비춰볼 때 정치 협력에서 한·중 관계의 도전이 심각하지만 경제적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대중 관계의 안정을 위해서 윤석열 정부도 대중 정책에서 전임 정부와 비슷한 입장과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낙관적 희망도 내비치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10일 열린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해 중국의 네티즌들은 ‘5년을 버티지 못할 거야’, ‘시끄러워지겠네’, ‘한국은 재도약하기 어려울거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3월 한국의 대선이 끝난 후 중국 매체들이 윤석열 당선인이 미국측에 기울어져 있고 중국측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기사를 많이 게재했었는데 이런 영향으로 중국 네티즌들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호감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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