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전면 철거후 재시공 결정…아직 넘어야 할 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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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전면 철거후 재시공 결정…아직 넘어야 할 산 많다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5.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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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수습 비용 3700억·기간 70개월 소요
한층씩 해체하는 '함몰방식' 유력
입주예정자 보상금만 1000억원대
서울시로부터 행정처분 예고
HDC 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을 포함한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하기로 했다. 사진은 사고 이후 공사가 멈춰있는 화정아이파크 건물을 4일 촬영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HDC 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을 포함한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하기로 했다. 사진은 사고 이후 공사가 멈춰있는 화정아이파크 건물을 4일 촬영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월 외벽붕괴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를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잇따른 '아이파크 불매' 움직임에 실추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결단으로 분석된다.

지난 4일 정몽규 HDC회장은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월 실종자 구조작업이 끝난 이후 피해 보상을 위한 대화를 이어왔지만 입주 예정 고객의 불안감이 커졌고, 회사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기업가치와 회사에 대한 신뢰 또한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면서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입주예정자들이 요구하신 대로 화정동의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아이파크를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정몽규 HDC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관련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정 회장,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HDC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관련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정 회장,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사진=연합뉴스

사고수습 비용 3700억·기간 70개월 소요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화정아이파크 사고가 난 201동을 포함해 화정아이파크 8개동 847가구(오피스텔 포함)에 대한 전면 철거 후 재시공에 나설 예정이다. 현산은 이날 전면 재시공에 따른 철거·시공비와 입주 지연으로 인한 수분양자 보상비를 합해 총 37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면 철거 후 재시공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5년10개월(70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화정아이파크 사고 수습비용으로 이미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1754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앞으로 소요될 비용 2000억원은 추가로 비용에 반영해 총 3700억원이 사고수습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올해 1분기 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681억원)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42.5% 감소했는데, 2분기부터 지속적인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입주예정자와 인근 상가 상인과의 협상이 시작되면 추산한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층씩 해체하는 '함몰방식' 유력

철거방식을 놓고도 진통이 예상된다. 기존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건물을 해체할땐 신속하고 비용이 적게드는 '발파 방식'을 활용했지만 이 방식은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발생되는 분진과 인근 건물에 미칠 직간접적 영향때문에 최상층부터 한층씩 해체하는 '함몰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철거방식과 피해보상안에 협의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현도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발파방식을 이용해 건물을 해체하는게 가장 빠르지만 이번 경우엔 보다 안전한 함몰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체계획서대로 철거가 진행된다면 시간은 조금 더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건물을 모두 철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산 측은 이 방식을 이용하면 약 3년9개월(45개월)의 철거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사고 이후 공사가 멈춰있는 화정아이파크 건물을 상공에서 4일 촬영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사고 이후 공사가 멈춰있는 화정아이파크 건물을 상공에서 4일 촬영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입주예정자 보상금만 1000억원대

현산이 입주 예정자들에게 지불해야할 보상금은 약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표준 분양계약서 등에 이와 관련된 규정이 적혀있다. 이에 따르면 분양계약 유지를 원할 경우에는 현대산업개발로부터 분양계약서상에 나와 있는 연 6.48% 이자로 입주 지연 기간만큼 지체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화정아이파크 계약자들은 현재 계약금 10%와 중도금(60%) 6회차 중 4회차까지 납부해 총 분양대금의 50%를 납부완료했다. 201동 전용면적 84㎡ 아파트 (분양가 5억4500만원) 계약자가 현재까지 4회차 중도금을 납부했다면, 2억7250만원에 대해 연 6.48%의 금리로 입주 지연 기간 만큼 지체보상금을 받을수도 있다. 올해 11월로 예정된 입주일이 약 6년가량 지연되면 지체보상금으로 1가구당 1억600만원, 전체 849가구로 계산하면 약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외에도 아직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처분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현산은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로 영업정지 8개월과 과징금 4억원을 받은 상태다. 영업정지 8개월에 대해선 현산이 즉각 영업정지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집행정지를 받아들여 본안소송이 나올때까지 영업정지 처분은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하지만 화정아이파크 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처분이 또 내려진다면 이는 법원 판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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