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 은행주, 주식시장서 왜 맥 못 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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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실적' 은행주, 주식시장서 왜 맥 못 추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5.0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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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 1분기 최대 실적 기록
배당성향 회복·자사주 매입 나서
증시 부진 영향으로 주가 제자리
4대 은행 본사 건물. 사진=각 사
4대 은행 본사 건물. 사진=각 사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주가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성향 회복과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가를 회복하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전반적으로 증시가 부진해 주가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가는 4만100원으로 전일 대비 3.26%(1350원) 하락했다.

KB금융 주가는 전일 대비 0.50%(300원) 하락한 5만9600원을 기록했으며, 신한지주는 0.59%(250원) 하락해 4만2250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 주가 역시 전일 대비 0.42%(200원) 내린 4만7100원, 우리금융은 전일 대비 0.33%(50원) 하락한 1만5300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1분기 최대 실적 기록…주주환원정책 발표

금융권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계속해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지난달 말 나란히 올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KB금융의 1분기 순익은 1조4531억원으로 작년 1분기(1조2700억원) 대비 14.4%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0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2085억원)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작년 1분기 대비 8% 증가한 902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작년 동기(6671억원) 대비 32.5% 늘어난 884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NH농협금융만 유일하게 작년 1분기 6044억원에서 올해 1분기 5963억원으로 순익이 감소했다. 

주주환원정책도 공개했다. KB금융은 금융사 중 처음으로 분기배당 정례화를 결정했다. 분기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500원이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한 신한금융은 보통주 1주당 400원의 분기배당을 결의했다. 

하나금융은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초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주식 보유 가치가 올라간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기준일을 명시하기로 정관을 바꿨다. 

금융당국, 배당성향 사실상 26% 제한…자사주 매입·소각도 제동

주요 금융지주들의 올해 연간 배당성향은 26%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신중한 배당지침'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정 원장은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자사주 매입·배당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26% 내로 배당성향 상한을 맞추라는 뜻이다. 

지난해 6월 말 금융위원회는 중간배당과 자사주매입을 포함한 연간 배당을 순이익의 20% 내에서 시행하라는 내용의 자본관리 권고를 종료했다. 이후 배당 수준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성향을 참고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이전 은행권 배당성향은 최고 26.2%였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들은 지난 3월 2021년 사업을 결산하며 지난해 배당성향을 26% 수준으로 맞췄다.

또한 주요 금융지주는 주주환원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지난해 배당성향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앞으로 배당성향을 포함해 총 주주환원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다만 정 원장이 신중한 배당을 강조함에 따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 2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지난달 같은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증시 부진 영향…"코스피 260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 전개"

최근의 증시 부진 역시 금융주가 상승하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다. 코스피는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이날 전장보다 26.68포인트(1.00%) 낮은 2650.89에서 거래를 시작해 하락폭을 키우다 전 거래일 대비 33.06포인트(1.23%) 하락한 2644.51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안도했던 미국 증시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되돌리는 결과를 보였다. 

연준은 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으나, 앞으로 두 차례 회의에서 50bp씩 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해 긴축 우려가 시장에서 계속 이어지게 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심리적 변화,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급등락 과정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코스피는 260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를 전개해 나간 이후 2800선 회복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주가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하다"며 "미국의 FOMC 결과와 코스피 하락 등으로 인해 은행주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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