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연대기 Ⅱ] ⑨ 넷플릭스 오리지널 10년사 (3)-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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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연대기 Ⅱ] ⑨ 넷플릭스 오리지널 10년사 (3)-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 문동열 우송대 테크노미디어융합학부 겸임교수
  • 승인 2022.05.06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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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소재, 과감한 표현
OTT 콘텐츠 색깔 만든 작품
2010년대 피크 TV시대 이끌었단 평가
문동열 우송대 겸임교수
문동열 우송대 겸임교수

[문동열 우송대 테크노미디어융합학부 겸임교수] 2013년 2월 ‘하우스 오브 카드’로 본격적으로 행보를 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결과적으로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떤 사람들은 넷플릭스가 만드는 새로운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질서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고, 어떤 사람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하나의 성공으로 인해 모두가 다 훌륭해 보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같은 해 7월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Orange is the new black)’이라는 시리즈의 공개가 발표되자 어떤 면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보다 오히려 더 많은 주목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은 하우스 오브 카드와는 결을 달리하는 이 작품이 이번에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큰 도박판’에 뛰어든 넷플릭스가 첫 판에서 ‘초심자의 행운’ 격으로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지만 그 기대치가 계속될 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었다. 그 해 7월 11일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넷플릭스를 통해 첫번째 시즌 전 13편이 공개되었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 1 포스터. 사진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 1 포스터. 사진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이 날 이후 7 시즌을 거치는 동안 이 작품은 지금도 넷플릭스 구독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사랑을 받는 작품 중 하나로 남았다.

이 작품 이후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빅데이터 전략’에 대해 칭송하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어워드에서 많은 수상 실적을 남겼다. 시작은 하우스 오브 카드였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건 ‘오렌지 이즈 뉴 블랙’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소재 새로운 장르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배경은 교도소다. 드라마는 뉴욕에 사는 평범한 주인공인 파이퍼 채프먼 (배우 테일러 실링)이 젊은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저지른 범죄가 10년 후인 지금 발각되어 15개월의 징역을 살게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은 시작부터 이 작품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OTT 오리지널’만의 색깔이 담뿍 담겨있는 작품임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이 작품이 ‘하오카’와 마찬가지로 공개 당일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교도소 특유의 저질스러운 일상과 교도소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생기는 이 코미디가 점점 심각해져가는 것을 보았다.

가벼운 코미디를 생각했던 사람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시청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만큼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라는 작품은 기존의 그 어떤 작품도 흉내내지 못하는 포스를 강하게 풍겼다. 기존의 질서에 젖어 있던 사람들은 당황했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던 사람들은 환호했다.

교도소의 일상을 그야말로 과감한 표현으로 드러내며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교도소의 일상을 그야말로 과감한 표현으로 드러내며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이 작품은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빛을 보지 못했을 작품이기도 했다. 여성 교도소의 막장스러운 현실을 그대로 담아냈기 때문에 하드한 작품을 많이 다루는 것으로 유명했던 HBO나 SHOWTIME에서도 자리를 못 잡던 작품이었다.

그 동안 제작했던 많은 다른 작품들처럼 넷플릭스는 이 작품을 제작한 여성 제작자 젠지 코핸에 굉장히 많은 자유도를 부여했고, 코핸은 이 자유를 그야말로 ‘만끽’했다. 이전의 드라마에서는 표현하기 힘들었던 거의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있었던 코핸은 그야말로 행운녀였다. 특히 그녀에게 스트리밍이 막 부상하는 시기에 이 작품을 맡게 된 것이 그야말로 전화위복의 순간이었다.

코핸은 과거 HBO같은 케이블 TV 네트워크가 기존 공중파 TV들이 하지 못했던 새롭고 과격한 표현 양식으로 그들의 시장을 야금야금 먹어치웠던 것처럼 기존 케이블 네트워크보다 더 과격하고 신랄한 표현으로 새로운 OTT스러운 코미디 장르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냈다.
 
기존의 교도소 배경의 작품들은 대부분 심각한 범죄나 스릴러들이었지만, ‘오뉴블’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해 서로 연관되며 매번 새로운 해프닝을 벌이는 시트콤에 가깝다. 물론 그 인간 군상들이 제대로 된 사람 하나 없는 ‘막장 인생’이라는 점이 가장 다를지도 모르겠다. 말 그대로 ‘기회를 잘 탄’ 오뉴블은 그야말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아성을 새로 세웠으며, 이후 10년 간 시대의 전환을 만들어 낸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되게 된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출연자들의 에미 상 매거진 화보. 사진출처=에미 어워드 매거진 홈페이지 캡처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출연자들의 에미 상 매거진 화보. 사진출처=에미 어워드 매거진 홈페이지 캡처

오뉴블 성공의 원인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틀을 과감히 깨부셨다는 데에 있다. 우선 LGBT 같은 성 소수자를 그 간 취급해왔던 조연이 아닌 주연급으로 올렸고, 트랜스젠더 같은 여러 성적인 이슈들을 교도소 안으로 끌고 들어와 교도소를 작은 사회 문제의 실험실같이 만들어 버렸다는 데에 있다.

단적인 예로 에미상이 시즌 1에서는 이작품을 코미디로 분류했으나 시즌 2부터는 드라마로 분류한 것을 들 수 있다. 코미디와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오간 과감함으로 인해 교도소 민영화, 인종 차별, 소수자 이야기, 빈부 격차, 유색인종에 대한 폭력 등 다양한 주제를 작품 속으로 끌어 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19년 타임 (TIME)지는 오뉴블을 지난 10년간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꼽았다. 오뉴블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 끼친 영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인해 자극받은 다른 제작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표현에 망설이지 않게 되면서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의 혁신이 보다 빨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한마디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과감한 소재, 과감한 표현으로 OTT 콘텐츠의 색깔을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오카가 시작이었다면 오뉴블은 쐐기를 박았고, OTT 오리지널은 이래야 한다는 하나의 가이드를 제시한 작품이 바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아닐까 한다. (계속)

●문동열 교수는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LG인터넷, SBS콘텐츠 허브, IBK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금융부 등에서 방송,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해왔다. 콘텐츠 제작과 금융 시스템에 정통한 콘텐츠 산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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