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년 만에 장중 3%대를 넘어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일(현지시간) 오후 3.008%까지 올라 2008년 1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를 웃돌았다.
10년물 금리는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 2.995%로 마감했으나 전 거래일의 2.885%보다는 0.11%포인트 올랐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섬에 따라 올 들어 국채, 회사채, 지방채 가릴 것 없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와 우량 회사채,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 미국 채권 지수는 올해 들어 4월 29일까지 9.5%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50년 동안 대부분 기간 3%를 넘었고 1980년대엔 15%를 웃돌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금리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높다고 하기는 어렵다.
지난 10년만 놓고 보면 종가 기준으로 3%를 넘은 날짜가 64일에 그쳤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대확산 초기엔 0.5%까지 내렸다.
이후 코로나19 백신의 보급과 민주당의 미 의회 다수당 확보가 상황 반전을 야기했다. 백신 접종 확산으로 경기가 되살아나고 민주당 주도로 경기부양 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됐지만 연준이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시장을 안심시키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745%를 고점으로 하향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연준의 바람과 달리 인플레이션이 점점 강화되며 지속하자 10년물 금리는 계속 상승세를 이어나가 결국 이날 3%대를 찍었다.
현재 많은 애널리스트가 미국 기준금리가 3% 이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채권 투매가 앞으로 더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WSJ은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금리는 여전히 낮아 명목 금리 급등에도 기업들이 차입해 투자할 동기는 여전하다고 WSJ은 덧붙였다.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후 현재 0.16%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말 -1.11%보다 높지만 2018년 후반 1.2%에 육박했을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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