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일본 엔화가 전통적인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던 시대는 끝났다는전망이 나왔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화가 급등하는 와중에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고 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진단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131.25엔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엔화 가치가 20여 년 만에 가장 낮게 떨어진 셈이다.
주요 10개국 통화가 올 들어 모두 달러 대비 크게 떨어졌지만 일본 엔화의 실적은 가장 나쁜 수준이다.
이토로의 벤 레이들러 전략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50bp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고, 연말까지 연방기금금리를 3% 수준까지 올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리스크가 커지며 미국 달러와 같은 전통적인 '안전 자산'의 수요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쟁과 인플레이션, 증시 붕괴 등의 혼란으로 투자자가 안전한 피난처를 찾고 있지만, 엔화는 대상에 들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일본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연준이 경기 과열을 식히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지만 일본은행은 저물가와 성장 문제로 여전히 씨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와 내년 각각 2.4%와 2.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GDP 증가율은 올해와 내년 각각 3.7%와 2.3%로 추정됐다.
IMF는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1%와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금리 동결을 유지하는 동시에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0.25%로 제한하는 강력한 금리 상승 억제책을 가동중이다. 이에 따라 엔화의 약세 압력이 더욱더 촉발됐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크레이그 보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엔화의 어려움에도 금리를 동결하고 심지어 강력한 수익률 곡선 통제를 통해 완화책에 주력하겠다는 신호를 내보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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