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주춤한데 'T커머스'는 쑥쑥…"OTT부터 라이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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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주춤한데 'T커머스'는 쑥쑥…"OTT부터 라이브까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4.27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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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토아 '스토아ON 2.0' 개인화 추천 화면. 사진제공=SK스토아
SK스토아 '스토아ON 2.0' 개인화 추천 화면. 사진제공=SK스토아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TV홈쇼핑이 실적 악화를 겪는 가운데 TV와 이커머스의 장점을 고루 갖춘 'T커머스'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달 말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는 T커머스 시장이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55.8% 성장해 전체 시장규모가 10조원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T커머스 업계 1위 SK스토아는 지난해 총 상품 판매액이 1조 3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K쇼핑도 지난해 역대 최대 취급고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T커머스는 TV와 커머스가 합쳐진 말로 TV을 통한 데이터 기반의 전자상거래를 의미한다. TV홈쇼핑과 헷갈리기 쉽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TV홈쇼핑과 달리 T커머스는 녹화 방송만 허용된다. 또 화면의 절반 이상을 상품, 결제 등에 대한 정보 데이터로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홈쇼핑 채널로 불리기도 한다. 

T커머스는 TV홈쇼핑의 보조적인 역할로 여겨졌으나 IPTV가 보편화되고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아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커지며 일제히 성장했다. T커머스 채널에서 리모콘을 이용해 원하는 상품을 검색,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었다. 또 T커머스는 생방송에 대한 수요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확대로 흡수하는 동시에 녹화 방송으로 재고 관리 효율을 높이고 있다.

시장 확대에 '성장 동력' 모색

명대호 SK스토아 스토아ON팀장이 개인화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솔아 기자
명대호 SK스토아 스토아ON팀장이 개인화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솔아 기자

시장이 커지며 주요 T커머스 업체들의 차별화 경쟁도 치열해졌다. 

2019년부터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SK스토아는 27일 '스토아ON'과 'ON Vision(온비전)'의 2.0 버전을 공개하며 이를 T커머스 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새롭게 공개된 스토아ON은 SK스토아 채널에 마치 '넷플릭스'같은 OTT 형태의 UI를 구현한 서비스다.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유명 OTT의 알고리즘 방식(매트릭스 팩토라이제이션 추천 엔진)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고객의 TV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맞는 쇼핑 영상을 추천한다. 고객이 관심있게 본 카테고리 내에서도 더 눈여겨 봐왔던 상품군을 집중적으로 추천하는 방식이다. 

T커머스의 '재방' 성격도 활용했다. 제품을 시현하는 부분, 제품 구성이나 혜택을 설명하는 부분 등을 골라서 볼 수 있다. 시청했던 영상을 이어서 보거나 게임, 모바일 라이브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SK스토아 관계자는 "방송을 꼭 처음부터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객은 모바일 UI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채널의 UI를 모바일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온비전' 2.0 버전은 고객의 시청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SK스토아뿐 아니라 전 TV쇼핑 채널의 종합적 환경을 분석해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 타사 방송 상품 별 편성 횟수, 주요 편성 시간대, 최저 가격 등을 비교해 볼 수 있어 PD나 MD 등 제작진들이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용이하다. 

윤석암 SK스토아 대표는 "TV 시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상황에서 보다 정교한 타겟마케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 이런 기술을 개발했다"며 "미디어와 커머스가 결합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스토아는 지난 25일 "배송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물류센터를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로 확장 이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익일 배송률을 97%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새벽 방송의 경우에는 당일 배송도 실시하겠다는 목표다.

K쇼핑 모바일 TV앱 동시 라이브 영상. 사진=KT알파
K쇼핑 모바일 TV앱 동시 라이브 영상 화면. 사진=KT알파

지난해 '황금채널'로 불리는 올레tv 채널의 12번으로 이동한 K쇼핑도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라이브 커머스에 주력하고 NFT, 메타버스 등의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먼저 라이브커머스 확대를 위해 초창기 주 1회 방송에서 평일 매일 4회씩 주 20회 방송으로 편성을 대폭 확대했다. 방송시간도 60분에서 80분으로 늘렸다.

지난 1월 K쇼핑은 NFT상품 판매에 돌입하기 위해 국내 아트테인먼트 회사 '레이빌리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쇼핑은 레이빌리지 소속 작가의 미술 작품이나 디지털아트 결합형 NFT 상품을 기획해 이를 K쇼핑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신세계TV쇼핑은 지난 1월 사명을 '신세계라이브쇼핑'으로 변경했다. 이후 신세계백화점이 신세계라이브쇼핑을 2255억원에 인수하며 T커머스와 백화점 사업의 시너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신세계백화점이 T커머스를 통해 오프라인 위주로 판매되던 백화점 상품들을 적극 선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TV앱' 통해 라이브 방송…홈쇼핑 업계 "경계 불분명"

T커머스가 방송의 경계를 허물면서 가뜩이나 좁아진 TV홈쇼핑의 입지를 빼앗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TV 생방송이 불가능한 T커머스 업체들이 TV앱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리모콘을 조작해 TV앱을 사용해야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법의 제한을 피해갔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이커머스 업체가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TV를 주로 시청하는 연령대의 수요를 공략하고자 앱을 이용한 서비스를 우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TV홈쇼핑과 구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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