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상 한정적… 수익성 불투명해 원금 손실 우려도
폰지 사기 취약해 자본시장법 감독 필요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조각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가 증권성을 인정받으면서 소비자 보호에 대한 주의사항도 주목받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이 아직까지는 제도권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각투자는 투자 초보인 MZ세대들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종목인만큼 원금 손실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수 업체들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가이드라인 촉각
27일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조각투자 업체들이 현재 금융위원회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상태다. 소액투자 서비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업체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카사, 펀블, 루센트블록 등 소수에 이른다. 콘텐츠 조각투자 플랫폼인 펀더풀은 온라인 소액투자중개업으로 인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28일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면 다수 업체가 제도권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증권성'이다. 조각투자 플랫폼을 표방했더라도 거래 상품이 실제 소유권을 쪼개서 판매한 것이라면 증권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건물 조각투자를 한 사람들이 실물 소유권을 가진다면 증권이 아니게 되는 셈이다.
수익성은 '의문'…가격 변동성 심해
조각투자의 경우 수익성에도 주의해야 한다. 투자 대상이 한정돼 있는데다 변동성이 심해 수익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뮤직카우는 당일 총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인 음악 저작권 지수(MCPI)를 공개하고 있다. 이날 기준 뮤직카우의 MCPI는 179.77이다. 이는 이달 1일(201.46)과 비교하면 10.7% 빠진 수치다. 최고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8월 31일(383.50)에 비해서는 무려 53%가 빠졌다.
카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여의도 익스콘벤처타워의 경우 지난달 3월 28일 최고 5270원을 기록했으나 이날 가격은 5110원으로 3.03% 하락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투자를 할 때는 수익성, 안전성, 환금성 중 안전성이 제일 중요하다"며 "투자한 원금을 보전받을 수 있는지 개인이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계약증권, 폰지 사기에 취약…자본시장법으로 감시해야
뮤직카우의 경우 금융당국은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에 대해 '투자계약증권'이라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투자계약증권이란 자본시장법 제 4조 6항에 따라 특정 투자자가 투자자와 타인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투자계약증권 방식이 폰지 사기에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폰지 사기란 고배당을 미끼로 초기 투자금을 조달한 뒤 만기가 되면 제3자에게서 새로 받은 투자자금으로 앞의 투자금을 갚는 사기수법이다.
김 교수는 "통상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2~3% 이상)를 보장하는 금융상품은 무엇이든 폰지 사기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조각투자 역시 자산에 대한 지분을 무한대로 나눌 수 있다면 사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제 조각투자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자본시장법의 제재를 받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조각투자 대상이 증권이라고 인정하게 되면 지금 가진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된다"며 "자본시장법을 따르게 되면 투자자가 예탁한 투자금을 회사가 횡령할 수 없게 되며, 불완전판매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법을 잘 지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자본시장법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맞추지 못하는 업체들은 이번 일로 인해 비즈니스를 하지 못해 망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업자가 파산하거나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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