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㉛ 바퀴 달린 스마트폰과 신용카드 '카 커머스'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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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㉛ 바퀴 달린 스마트폰과 신용카드 '카 커머스'시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4.24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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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스마트폰 이어 자동차 3대 혁신 아이콘으로
자동차·ICT·유통·금융업 등 다방면 신사업 진행
카 커머스 결제 시스템, 국제표준 전략 강화
미래 모빌리티가 스마트폰과 신용카드가 결합한 '카 커머스' 시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카드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부산이 고향인 A씨는 자동차를 이용해 고향으로 향한다. 자율주행 버튼을 누른 A씨는 자동차 좌석을 누인 채 정보기술(IT) 기능을 탑재한 '카 매니지먼트 단말기'를 켠다. 스마트 모빌리티 기능은 실시간 교통 상황을 반영해 최대한 막히지 않는 길로 차량을 안내한다. A씨는 자동차 앞 유리를 대화면 TV로 전환한다. 그리고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구매하기 위해 홈쇼핑 채널을 켠다. 제품 구매와 관련한 인증 버튼이 구동되고 구매 결정 여부를 자동차가 음성으로 안내하고 확인 받는다. 자동차 안에서 생체인증을 통해 결제를 끝낸 A씨는 물류센터에서 가까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수령한다... 

가까운 미래 실제 도로 위에서 볼 수 있을 풍경이다. 자동차는 그동안 이동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자율주행을 기점으로 모든 사물인터넷(loT)을 연결해 결제 소비가 가능한 '카 커머스' 시대가 열린다. 이미 완성차 제조사를 비롯해 유통과 금융사, 정유사 등이 스마트폰 플랫폼을 뛰어 넘는 미래 먹거기로 '카 커머스'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 스마트폰에서 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시대, 자동차는 가장 훌륭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다양한 사업자들이 뛰어들고 있다. '카 커머스'라는 신조어도 이제 더이상 생경한 단어가 아니다. 카 커머스의 시작은 인터넷이다. 원격 진단을 비롯해 운전자 특성을 감안한 각종 서비스 지원, 차량위치와 속도, 각종 센서 등을 결합해 수집하는 빅데이터는 기업의 중요한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을 포함해 애플 등 전자제품 제조사, 아마존, 알리바바 등 e커머스 기업, AT&T, NTT도코모 등 통신사업자까지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 사업을 낙점하고 다양한 신사업을 진행 중이다. 물론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KT, SK텔레콤 등도 이런 글로벌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아마존은 포드와 제휴해 음성비서 알렉사를 선보였고, 구글은 '웨이모 프로젝트'를 바이두는 '아폴로 프로젝트'로 자율주행에 도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카카오와 SKT는 볼보와 손잡고 음성비서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운영체계(OS)를 양분한 애플과 구글은 차량용 운영체계 장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카플레이,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로 맞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아우디, 폴크스바겐, 벤츠, 볼보, GM 등 내로라하는 자동차 제조사와 손잡았다. 

금융사도 뛰어 드었다. 비자카드는 차량 자체가 신용카드가 된느 자동차 결제 서비스를 혼다 차량에 탑재했다. 재규어는 영국에서 석유 셀과 협력해 주요 요금을 자동 결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차량 안에서 페이팔이나 애플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 다임러그룹은 모바일 결제 업체 페이 캐시를 인수해 '메르세데스 페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자동차로 결제하는 일상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카드

자동차 결제 시대

자동차로 결제하는 시대가 열린다. PC와 스마트폰에 이어 3대 디바이스로 꼽히는 자동차가 새로운 커머스 수단으로 떠올랐다. 현대차, GS칼텍스, SPC 등 대기업은 물론 금융사와 오윈 등 스타트업이 한국형 카 커머스 상용화를 위해 초대형 진영을 형성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V8에 모든 결제가 가능한 인카페이먼트시스템(ICPS)를 이미 탑재했다. 현대차는 6세대 차량용 운용체계(OS)인 커넥티드카운용체계(ccOS)를 기반으로 탑승자와 자동차 연결성을 강화한다. 차량 내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결제는 물론 제휴 멤버십 사용, 적립까지 한 번에 자동으로 이뤄진다. 또 차량 내 간편결제 기술 구현을 위해 SK에너지, 파킹클라우드 등 주유·주차 회사를 비롯해 현대·신한·삼성·롯데·비씨·하나 등 6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통 부문에서는 SPC그룹이 참여했다. 던킨도너츠 서울 강남점과 선릉점에서 카 커머스 파일롯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 계열사로 확대하고 있다. 그 외 400여개 음식·유통 가맹점이 자동차 결제 시스템 연동 작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부가 가치 창출이 가능한 자동차 결제 시장에 금융사도 배수진을 쳤다. KB국민카드를 시작으로 대형 신용카드사들이 자동차 결제 진영에 발을 담궜다. 국민카드는 오윈과 손잡고 하이패스 카드를 활용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추진했다. 디지털 전자카드(하이패스 카드)를 활용해 부여 받은 '자동차 식별번호(Car ID)'와 사용자·차량·카드 정보를 커넥티드카 서비스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오윈 픽'에 등록하면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BLE)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 위치 기반 주문과 자동 결제가 지원된다.

식음료점 결제를 지원하는 스마트 픽업 서비스까지 매장 직원을 통하지 않고 모바일 앱에서 이뤄진다. 방문 매장과 메뉴 선택은 물론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국민카드에 이어 신한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도 곧 하이패스 연동 카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카 커머스 범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커넥티드카 외에 일반 자동차 대상 커머스 연동 작업도 추진된다. 일반차는 인터넷과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시거잭에 별도의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융합한다. 시거잭 안에 자동차 밖으로 보낼 수 있는 신호체계를 덧입혀 커넥티드카 성능을 갖추게 하자는 것이다. 인터페이스 조작은 스마트폰과 연동한다. 하이패스 카 커머스처럼 자동차식별번호를 융합해 활용한다.

대기업부터 금융,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카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형 협력진영이 꾸려지고 있다. 한국 결제 시스템을 조기 정착시켜 국제 표준으로 제안하는 중장기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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