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샴푸 대박' 모다모다 주춤하자…LG생건·아모레 '거센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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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샴푸 대박' 모다모다 주춤하자…LG생건·아모레 '거센 추격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4.2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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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 식약처와 갈등빚다 이달 판매 재개
높아진 염색샴푸 수요에 아모레, LG생건 참전
모다모다의 '프로체인지 블랙샴푸'. 사진=모다모다 홈페이지 캡처
모다모다의 '프로체인지 블랙샴푸'. 사진=모다모다 홈페이지 캡처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기능성 샴푸 브랜드 '모다모다'가 국내 염색샴푸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가운데 업계가 관련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염모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지만 모다모다의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매일 사용하면 조금씩 머리카락의 색이 어둡게 변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염색약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나 시간적 부담을 덜고 싶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고들었다. 

모다모다의 블랙샴푸는 지난해 8월 국내에 출시 후 1년도 되지 않아 3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약 150만병이 판매됐다. 출시 후 진행된 홈쇼핑 판매에서 준비된 물량이 6분만에 완판되는 등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성장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그러나 모다모다는 지난해 11월부터 발목이 잡혔다가 최근에야 정상 판매를 재개한 상황이다. 과장 광고, 성분 등을 두고 식약처와 갈등을 빚으며 모다모다는 판매 중단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이 사이 경쟁사들은 논란이 될 요소를 없앤 제품을 출시하며 염색샴푸 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모다모다, 식약처와 연이은 갈등 끝에 '기사회생'

모다모다의
사진=모다모다 홈페이지 캡처

모다모다의 샴푸는 과일이 항산화를 위해 검게 변하는 '갈변 현상'에 착안해 개발됐다. 이해신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핵심 기술을 연구·개발했다. 샴푸에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이하 THB)'을 사용해 샴푸 안의 폴리페놀을 결합시켜 색깔이 검게 변하도록 했다. 이 교수는 20년 가까이 폴리페놀을 연구해왔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모다모다 샴푸는 기능성 화장품이 아님에도 의약품·기능성 화장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과장 광고를 한다"는 이유로 4개월의 광고업무 정지 처분을 집행했다.

이에 모다모다 측은 서울행정법원에 "샴푸 기능 설명이 목적이며 의약품으로 인식될 우려가 없다"는 내용의 집행정지 신청을 접수했다. 법원은 지난 2월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며 모다모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식약처는 지난 1월 모다모다의 주 재료인 THB를 화장품 사용 금지 목록에 포함하는 개정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해당 재료에 잠재적인 유전독성 및 피부감작성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의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CS)도 THB를 사용 금지 목록에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고시가 개정되면 개정일로부터 6개월 뒤 샴푸 제조가 금지되며, 그때까지 생산한 제품만 최대 2년 안에 판매할 수 있다.

모다모다 측은 식약처에 "별도의 위해성 검사 없이 갑작스러운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려서는 안된다"며 "짧은 시간 동안 사용하고 물로 세척할 경우에는 THB 성분의 위해성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반박했다. 

모다모다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혁신 제품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28일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가 식약처에 위해성 여부를 재검토할 것을 권고하면서 모다모다는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해 식약처의 규제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기회를 얻은 모다모다는 다시금 도약에 나섰다. 우선 중단했던 홈쇼핑 판매를 재개했다. 최근 NS홈쇼핑 판매에서 비교적 비싼 가격임에도 3만 여개의 물량이 매진되는 등 성장세를 회복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려 더블 이펙터 블랙 샴푸, 트리트먼트.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려 더블 이펙터 블랙 샴푸, 트리트먼트. 사진=아모레퍼시픽

'염색샴푸 대전'에 대기업 참전

모다모다가 주춤한 사이 대기업들은 새로운 염색 샴푸를 개발해 내놨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샴푸 브랜드 '려'의 블랙 샴푸와 트리트먼트 제품을 출시했다. 흑삼화와 검은콩, 칡뿌리 등 한방 성분이 함유된 '블랙 토닝' 기술로 머리를 감을 때마다 '코팅'을 누적하는 방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제품은 논란이 된 THB 성분을 포함하지 않고, 식약처 고시 성분을 사용해 건강하게 모발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기준을 모두 준수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4일 이마트, SSG닷컴, G마켓에서 동시에 출시된 려 블랙샴푸는 일부 채널에서 품절을 기록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염색샴푸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한방 헤어 브랜드 '리엔'에서 다음달 중순 경 염색샴푸 1종(450ml)과 트리트먼트 1종(150ml)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개발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정확한 제품명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블랙샴푸의 흥행으로 출시가 앞당겨졌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5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해왔기에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LG생활건강의 염색샴푸가 봉숭아 물을 들이는 원리를 이용해 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염모제품 시장 규모는 2019년 290억 달러(약 36조원)에서 2023년 420억 달러(약 52조원)로 45% 이상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는 벌써 5년 전부터 샴푸형 염색제가 나오는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염색샴푸 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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