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고금리시대] ②수신금리 최대 0.4%p 올라…이자 부담도 커진다
상태바
[다가오는 고금리시대] ②수신금리 최대 0.4%p 올라…이자 부담도 커진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4.18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중은행 일제히 최대 0.35~0.40%포인트 수신금리 인상
한은, 금리 1%p 오르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 6조4000억원 늘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0bp 올린 셈이다. 이렇듯 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등 경제에도 다양한 여파가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0~2.5%까지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따라 올리고 있다. 이는 예대금리차가 과도하다는 시장의 비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동반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일제히 수신금리 인상 나서…최대 0.40%포인트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은 수신금리를 최고 0.4%포인트 인상했다. NH농협은행은 19일부터, 다른 은행은 이날부터 인상분이 적용된다. 우리은행도 수신금리 상향 수준과 시기를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39종 상품의 금리를 최고 0.4%포인트 인상한다.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예금'은 1.85%로, 적립식예금인 'KB두근두근여행적금'은 1.75%로 각각 0.4%포인트 인상된다. 이외에도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적금'이 0.4%포인트 오른 2.15%로 인상된다.

신한은행은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 금리가 0.4%포인트 인상돼 최고 2.2%로 변경되며, 알.쏠 적금은 최고 3.0%로 금리가 인상된다고 밝혔다. 신한 S드림 적금의 경우 기간별 최대 0.3%포인트 금리가 인상된다.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 '369 정기예금',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 등 대표 예금과 적립식예금 5종에 대한 기본금리를 0.25~0.35%포인트 인상한다. 이에 따라 하나의 정기예금 1년제 최고 금리가 2.15%로, 2년제 최고 금리가 2.25%로 0.25%포인트, 0.30%포인트 각각 인상된다. 369 정기예금 1년제는 최고 1.80%의 금리가 제공되며,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과 주거래 하나 월복리 적금의 경우 1년 만기 기준 최고 2.95%, 3년 만기 기준 최고 3.25%로 각각 0.25%포인트 인상된다.

또한 오는 21일부터 나머지 예적금 상품 27종도 기본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하나의 여행 적금'의 경우 1년 만기 기준 최고 2.95%에서 3.20%로, '하나원큐 적금'의 경우 1년 만기 기준 최고 2.85%에서 최고 3.10%로, 최고금리가 0.25%포인트 각각 인상된다.

농협은행 역시 19일부터 정기예금과 적립식예금 상품의 금리를 0.25~0.40%포인트 올린다. 이에 따라서 주요 수신상품의 금리는 연 2%대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수신금리 올리지만 시장금리도 올라…주담대 7% 목전

이처럼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지만 예대금리차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와 코픽스가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72%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상승했으며, 잔액기준 코픽스는 1.50%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상승했고,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1.17%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코픽스는 지난 1년 사이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3월 기준 0.84%에서 1.72%로 급등했고, 잔액기준 코픽스는 1.06%에서 1.50%로 올랐다. 신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0.84%에서 1.17%로 올랐다. 

KB국민·우리·농협은행은 코픽스 인상에 따라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이날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상품 금리는 KB국민은행이 3.42~4.92%, 우리은행이 3.86~4.86%, 농협은행이 3.20~4.40%를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금융채 금리를 반영해 상품 금리를 내부 산정하며, 각각 3.72~5.02%, 4.042~5.342%의 금리를 적용 중이다. 

주담대 고정금리 역시 상승세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고정금리가 3.97~5.47%로 이달 초(3.74~5.24%)에 비해 상단이 0.25%포인트, 하단이 0.23%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은 4.23~5.73%, 하나은행은 4.847~6.147%, 우리은행은 4.45~6.35%, 농협은행은 5.12~6.32%로 집계됐다. 고정형 주담대 상단이 최대 6.35%를 기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담대가 7%를 돌파할 것이라는 계산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5%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주담대 7%대도 유력하다고 본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일정 부분 선반영돼있긴 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 따라서 시장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금리에 이미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반영돼 있는데다 은행들이 대출 수요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에 자영업자 부담…금리 1%p 오르면 이자 6조4000억원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게 되면 가장 부실한 연결고리는 자영업자다. 금융권은 지금은 대출 연장 만기와 이자 상환 유예로 부실이 가려져 있지만 이것이 떠오르게 되면 심각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날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09조2000억원으로 1년 전(803조5000억원)보다 105조7000억원(13.2%)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년새 32.7% 급증한 규모다. 

한은은 제출한 자료에서 대출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가 지불해야 할 이자 부담(작년 말 부채 잔액 기준)이 약 6조4000억원 증가한다고 봤다. 

또한 자영업자 대출자 중 과반은 다중채무자에 속했다. 작년 말 기준 다중채무 자영업자 수는 148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 중 56.5%를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은 작년 말 기준 630조5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의 69.3%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종료 예정이던 금융지원 조치가 6개월 추가 연장되면서 연체율은 당분간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 은행권의 대손부담 역시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취약업종의 회복이 더딘데다 가파른 금리상승과 물가상승 영향으로 취약차주의 재무건전성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경기지표 탄력이 둔화되는 여건하에서 가계와 기업 모두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있어 후행적 대손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