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도 편의점이 웃는 이유…'가성비'로 승부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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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에도 편의점이 웃는 이유…'가성비'로 승부건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4.1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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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PB상품 통해 '가성비' 이미지로 탈바꿈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매출 호재 예상
GS25가 15일부터 판매하는 실속PICK 쌀, 계란 상품. 사진제공=GS리테일
GS25가 15일부터 판매하는 실속PICK 쌀, 계란 상품. 사진제공=GS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로 자영업자와 서민들이 울상을 짓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물가 인상의 수혜자로 거론되고 있다. 

저렴한 PB(자체 브랜드)상품을 속속 내놓으며 대형마트나 이커머스에 몰렸던 고객 수요를 끌어오는 동시에, 가공식품의 잇따른 가격 인상을 통한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렴한 PB상품으로 "물가 부담" 외치는 소비자 공략 

CU가 출시한 초저가 도시락 상품. 사진제공=BGF리테일
CU가 출시한 초저가 도시락 상품.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은 접근성 측면에서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대신 비싼 가격을 치뤄야 하는 곳으로 여겨져왔다. 지금은 다르다. 가성비 제품을 잘 고른다면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것이 더 '싸게' 먹힐 수 있다.

GS25는 이달 15일부터 '실속PICK' 시리즈 제품으로 쌀과 계란을 선보인다. 해당 상품들의 가격은 전국 최저가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것이 GS25의 설명이다. 

실속 PICK 쌀 상품은 충청남도 당진의 상등미 4kg으로 가격은 9900원이다. 12구의 대란으로 구성된 실속PICK 계란 상품 가격은 3900원이다. 14일 기자가 찾은 동작구의 한 할인마트에서 가장 싸게 판매되고 있는 계란 상품 가격은 10구에 3600원이었다. 할인마트에 견주는 저렴한 가격이다. 해당 상품들은 우선 각각 5만개 한정으로 판매된다.

GS25 관계자는 "GS25와 오랜 시간 거래해 온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함께 줄여보자는 취지에 공감해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 부담으로 편의점에서 저렴한 한끼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CU는 이러한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지난 12일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손잡고 '초저가 도시락'을 출시했다. 

두 종류로 구성된 도시락의 판매가는 모두 2900원이다. 현재 편의점 업계에서 판매 중인 도시락 중 최저가다. 대면수업 재개에 발맞춰 저렴한 간편식으로 학생 고객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U는 "원자재 가격 인상 속에서도 학생 고객들의 외식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원재료 대량 매입, 조리공정 최소화 등의 방법으로 초가성비 도시락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CU는 PB브랜드 '헤이루'를 통해 최저가 수준의 라면, 김치 등도 판매한다.

이마트24의 민생 시리즈. 사진=이마트24 홈페이지 캡처
이마트24의 민생 시리즈. 사진=이마트24 홈페이지 캡처

이마트24도 '민생' 이라는 이름의 PB제품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식품부터 생필품까지 마련했다. 이마트 '민생 라면'은 5개입에 1950원으로 1개당 390원이다. 

편의점 업계는 적극적으로 저렴한 PB상품군을 확대하며 '편의점은 비싸다'는 이미지를 벗고 있다. 편의점 측에서도 PB상품은 자체 제조이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나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합리적이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편의점 실적 개선으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는 햇반 제품. 햇반은 2월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사진=김솔아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는 햇반 제품. 햇반은 지난 3월 편의점 판매가를 8% 가량 인상했다. 사진=김솔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원재료값이 급등하며 가공식품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도 편의점에겐 호재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어육제품의 편의점 가격을 평균 10.4% 인상했고, 3월 햇반의 편의점 가격을 약 8% 인상했다. 코카콜라는 지난 2월 제품 3종의 편의점 가격을 평균 5.7% 인상했다. 이 외에도 가공식품의 편의점 판매가 인상이 줄을 이었다. 

편의점의 가공식품 매출 비중은 45% 정도로 추정된다.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은 편의점의 객단가(고객 1명의 평균 구매 가격)를 높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2021년 5월 기준 소비자의 편의점 1회 방문시 평균 지출 금액은 6864원이다. 또 방문 10번 중 7번은 식료품 구매를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10-20대와 1인, 2인의 소규모 가구는 편의점 이용 빈도가 높을 수록 끼니 해결을 위해 편의점을 찾고, 40-50대의 경우 간식 구매 목적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물가 상승의 상황에서 편의점은 저렴한 PB제품으로 1인가구와 젊은 세대의 유입을 높이면서 가격이 인상된 가공식품 판매로 매출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도 적은 편이라 가공식품 판매량은 유지하면서 PB제품으로 '가성비'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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