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vs JP모건, 미 경제 전망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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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vs JP모건, 미 경제 전망 '극과 극'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4.14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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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2분기 호실적 기대...항공수요 폭증
JP모건, 대손충당금 9억달러 쌓아...경기침체 우려 
미 기업들이 내다보는 미 경제에 대한 시각이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미 기업들이 내다보는 미 경제에 대한 시각이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내다보는 미 경제에 대한 시각이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항공업계의 경우 코로나19 타격이 모두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은행업계는 미 경기침체를 우려해 상당한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각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시각이 전혀 다른 것은 미 경기가 직면한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델타항공, 2분기 수요증가 기대...항공주 동반 상승

지난 밤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할 수 있었던 데에는 델타항공의 역할이 컸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델타항공은 1분기 93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89억2000만달러를 예상한 바 있지만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2분기 전망이었다. 델타항공은 2분기 단위 매출이 2019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해 고용을 늘리고, 국내외 운항 편수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델타항공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은 항공주 및 여행업계의 랠리를 이끌어다.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각각 10%, 7% 상승했고, 유나이티드항공은 5.6% 올랐다. 호텔체인인 메리어트는 7% 이상 급등했으며, 여행업체인 익스피디아는 4.9% 상승했다.  

에드 배스티언 델타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면서 항공 수요가 강하게 반등, 3월 수익성이 회복됐다"며 "연료가격은 더 높아졌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의 2분기 긍정적인 실적 전망과 함께 관련주의 랠리는 경기재개 기대감을 반영한 부분이다.

여행 데이터 회사인 OAG에 따르면, 제로 코비드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지난 한 달 동안 전세계 항공 운항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사들이 비용부담을 늘리는 동안 수요는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승객들은 고급 객실과 더 넓은 좌석 등 추가적인 편의시설을 위해 계속해서 소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 경기침체 대비 9억달러 적립..."예측 어렵다"

같은 날 JP모건은 미 경기침체에 대비해 9억달러가 넘는 대손충당금을 새로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손충당금이란 향후 대출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적립금을 말한다. 

제레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한 9억달러 중 3분의 1은 러시아와 관련이 있다"며 "나머지 부문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불과 1년 전과는 극명하게 달라진 태도다. 

앞서 지난해 1분기 JP모건은 코로나19 당시 쌓아둔 대손충당금 52억달러를 환입, 이익 증가를 이뤘던 바 있다. 

당시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2023년까지 지속될 수 있는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높은 성장이 이어지는 골디락스 순간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었다.

불과 1년만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그의 전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WSJ은 설명했다. 

다이먼 CEO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기는 미 경제에 높은 하향 위험성을 안긴다"며 "이것들은 지평선에 있는 먹구름으로, 사라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를 에너지 시장과 비교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다이먼 CEO는 "우리가 이미 석유 시장에서 경험했듯이 전쟁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며 "물론 나 역시 그런 것들이 모두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단지 (사라진다는 데) 베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WSJ은 "JP모건은 그들이 경기침체를 예견하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 19 영향, 연준의 통화정책 등으로 인해 이전보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높아졌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다이먼 CEO의 발언은 주요 사건들이 미 경제를 얼마나 빠르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의 최대 은행은 크고 작은 미국 가계와 기업들의 재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있다"며 "미 경제에 대해 여타 기업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달 초 JP모건 경제학자들은 전쟁으로 인해 올해 미 경제성장률이 3% 상승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2.5% 상승으로 수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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