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큐국 애환 담긴 구미오도리, 국내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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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큐국 애환 담긴 구미오도리, 국내 공연한다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7.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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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5일 전주서 오키나와-몽골-중국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초청공연

 

일본 오키나와(沖繩) 열도는 1879년 일본에 강제합병되기 이전에는 류큐(琉球)라는 독립국이었다. 중국에 조공하고 책봉을 받는 번국(藩國)이었던 류큐는 일본에 합병된후 나라 자체를 잃었다.

하지만 류큐의 문화는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연예술 구미오도리(組踊, くみおどり)다.

구미오도리는 1719년 청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를 환영하기 위해 류큐 왕국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왕국의 보호 아래 생성되고 전승되었으며 왕실의 공식적인 공연 예술이었다. 왕실 공연이었으므로, 주제는 충성과 신하로서 복종이었다.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류큐 처분’ 조치에 의해 일본의 일개 현으로 편입된 이후 구미오도리는 류큐 왕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연기자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민들을 위해 공연하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와 이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키나와 주민들의 도움으로 구미오도리의 명맥이 이어졌다.

따라서 구미오도리의 노래와 춤은 류큐 망국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1972년 미국이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한 후 일본 정부는 그제서야 구미오도리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했고, 예능보유자도 공식적인 인정을 받게 되었다.

 

▲ 오키나와 전통악극 ‘구미오도리’ 공연모습 /문화재청

 

이 구미오도리가 정부의 초청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공연된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무형유산원은 오키나와와 중국, 몽골 등 3객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전승자를 초청해 오는 8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 중국 쿤취 공연모습 /문화재청
▲ 중국 쿤취 전공자들 /문화재청

 

공연 첫날인 8월 4일에는 오후 7시부터 중국의 전통음악이 관객을 만난다.

먼저 3,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현악기인 ‘구친(古琴)과 그 음악’은 10가지 방법으로 4옥타브의 음색을 낼 수 있는 악기 구친을 예인의 뛰어난 연주로 들려줄 예정이다.

다음으로 느리고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곡조를 ‘동샤오(洞簫, 대나무로 만든 피리, 퉁소)’와 비파(琵琶, 세워서 연주하는 목이 구부러진 현악기), 관현악기와 타악기 등으로 연주하는 ‘난인(南音)’이 그 뒤를 잇는다. 난인은 중국 남동부 푸젠성(福建省) 민난(閩南) 지역 사람들과 해외로 떠난 민난인들의 문화를 담은 음악예술이다.

이어 중국 쑤저우(蘇州) 지역에 있는 쿤산(昆山) 시에서 발달한 악극으로, 현존하는 중국 전통 악극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쿤취(崑曲)’가 중국 공연을 마무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쿤취의 대표작 ‘모란정’을 선보이며 극 중 주연을 맡은 이공률(李公律)과 장지홍(张志红)은 쿤취 ‘국가1급 배우’로 중국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다.

 

▲ 몽골 전통악기 ‘모란후르’를 켜는 모습 /문화재청

 

8월 5일 오후 2시에는 몽골 공연이 펼쳐진다.

먼저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음을 내어 다양한 화음을 만드는, 몽골만의 독특한 가창예술인 배음(overtone)을 선보이는 ‘몽골족의 가창예술, 후미(후메이)’와 중국과 공동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풍부한 장식음과 가성, 폭넓은 음역을 보여주는 ‘오르팅 도, 전통민요 장가’가 선보인다.

또 ‘모링 호르의 전통 음악’은 유목문화에서 탄생한 독특한 악기로, 머리에 말머리 조각장식이 특징인 모링 호르로 연주하는 음악이다.

초원에서 부는 바람 소리처럼 들린다 하여 초원의 첼로로 불린다. 몽골 민족무용의 원형으로 간주되는 ‘비일게’는 유목민의 생활 방식을 표현한 예술로, 보통 ‘게르(이동식 천막집)’ 안의 좁은 공간에 반쯤 앉거나 책상다리를 한 채 공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에는 몽골의 국가지정 인민배우자 공훈배우인 체. 체렌더르쯔(Ц. Цэрэндорж)를 비롯하여 몽골 무형유산의 대표적인 전승자들이 다수 참여한다.

 

5일 오후 7시부터는 일본 오키나와 열도에서 공연되는 ‘구미오도리(組踊)’가 열린다. 지역의 전통 음악과 춤을 바탕으로, 노가쿠(能樂)나 가부키(歌舞伎) 같은 일본 본토 전통공연뿐 아니라 중국의 여러 전통극 요소까지 통합‧발전해온 예술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구미오도리’의 대표 공연 프로그램으로, 18세기 류큐 왕국의 연회감독인 ‘다마구스쿠 초쿤(玉城朝薫)’이 창작한 ‘執心鐘入)’를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최초로 일본 국립극장 오키나와가 참여하는 이번 공연에는 일본의 인간국보(한국의 국가무형문화재에 해당)인 니시에 키슌(西江喜春)이 출연해 구미오도리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또 공연 시작 전에 호서대학교 박은옥 교수(중국), 영남대학교 박소현 교수(몽골), 숙명여자대학교 이지선 교수(일본)가 초청 종목의 다양한 이야기와 정보를 자세히 들려준다.

 

해설시간도 별도로 있다. 중국과 오키나와 공연은 2시간 전, 몽골 공연은 1시간 전이다.

이번 공연은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하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일본 국립극장 오키나와, 주한일본국대사관, 중국 절강성비물질문화유산연구원이 후원한다.

공연은 무료, 오는 24일 오전 9시부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에서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10명 이상 단체관람은 전화(☎063-280-1500)로 문의하면 된다.

 

▲ 홍보책자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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