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달살이, 전국 어디서든 해보세요"...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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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달살이, 전국 어디서든 해보세요"...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4.0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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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서비스 론칭…누적 투자유치 금액 약 26억원
제주, 강원 등 전국 3300여개 '한달살기' 숙소 매칭
30·40대 여성, 프리랜서 주로 이용
치앙마이, 발리 등 해외 진출 계획 중
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 사진=김솔아 기자
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 사진=김솔아 기자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낯선 곳에서 '한달살기' 유행이 제주,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원천봉쇄되면서 국내 지역 중심으로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달이상 그 지역에 사는 것을 뜻한다. 

재택근무 활성화와 원격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중이다. 지난 2019년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리브애니웨어'는 '한달살기'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기존 숙박앱들과 1~2박 중심의 단기 숙박예약 위주로 서비스했다면, 리브애니웨어는 '한달살기'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전국 3300여개 숙소 매물을 갖췄다.

지난 7일엔 에이벤처스, 아주컨티뉴엄을 비롯해 기존 투자사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스트롱벤처스 4개사로부터 프리A 브릿지 투자금액 총 20억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에게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지난 7일 서울 논현역 인근 사무실에서 김지연(31) 리브애니웨어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이 '리브애니웨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무엇인가.

▲리브애니웨어가 '한달살기'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하고 있고, 국내 '한달살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 공유숙박앱 '에어비앤비'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었고, 미스터맨션도 7년이 넘었다. 하지만 리브애니웨어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구글과 애플 앱 다운로드를 합하면 총 다운로드수가 60만회가 넘었다. 숙박앱 중 '한달살기' 키워드로만 한정하면 봤을 땐 광고 없이 1등을 하고 있다. 끈질기게 고객 니즈를 파악해서 빠르게 성장시킨 부분이 20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데 주효했다고 판단한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은 26억원이다.

 

-'한달살기' 시장의 특징은 무엇인가?

▲기존에 '한달살기' 시장은 사기가 굉장히 많았다. 한달 단위다보니 객단가가 100만원 이상으로 높았고, 직거래가 많은 시장이다. 그래서 사무실이 아닌 카페에서 만나서 집주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에게 몇십만원씩 계약금을 보낸 뒤 체크인 시점에 숙소에 가서 전화하면 안받거나 아예 숙소가 없는 곳인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리브애니웨어는 전자임대차계약서를 써서 예약자가 신뢰하고 예약할 수 있게 하고 실제로 체크인이 확인돼야 집주인에게 정산을 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합법적이고 투명하게 서비스해서 집주인과 이용객 모두 만족하고 있다. 

 

-숙소 매물은 어떻게 확보하나. 

▲초반에는 직접 제주, 강원도 등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매물을 모았다. 현재는 직접 집주인분들이 숙소 등록하는 경우가 70%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법인 설립도 하기 전엔 앱에 카카오톡 상담하기 버튼을 붙여서 숙소 정보와 함께 띄웠다. 숙소 리스트를 보여주고 이 숙소에 관심있으면 카카오톡채널로 넘어와서 직접 상담하면서 매칭을 시키는 방식이었다. 단순하게 '제주 애월에서 한달살기할 곳을 찾고 싶어요'라고 문의가 오면 마음에 들때까지 숙소를 하나씩 수동으로 추천했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고 하면 집주인 분 연락처를 알려줘서 거래가 성사되게끔 했다. 그땐 수익화에 중점을 두기보다 사람들이 '한달살기' 서비스를 실제로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따로 돈을 받진 않았다. 그후 법인을 설립하고 난 뒤엔 예약금과 서비스 이용료 등을 포함한 금액을 결제하면 자동으로 예약 요청하고 호스트가 예약 확정을 할 수 있게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초창기엔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계속 물어봤다. '이 숙소는 왜 싫은지', '저 숙소는 어떤 점이 끌렸는지' 등을 물어보면서 고객 니즈 파악에 공을 들였다. 고객 니즈를 계속 파악하다보니 한달살기를 하려는 고객들은 가격이 최우선순위가 아니란 걸 알게 됐다. 개인마다 원하는 조건들이 있다. 가령 '나는 무조건 오션뷰 숙소를 구하고 싶어', '이번엔 제주 애월 지역에서 머물거야', '강아지랑 동반할수 있는 곳에서 살거야' 등등의 우선순위로 숙소를 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조건들에 맞는 숙소를 소개하면, 매칭률이 더 올라갔다. 그래서 앞으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시킬 계획이다.

 

-숙소 가격은 어떻게 정하나? 집주인이 정하는지?

▲현재 전국 3300개 숙소가 등록돼있는데 처음 숙소를 등록하면 이걸 잘 판매할수 있도록 판매 최적화 컨설팅이 들어간다. 매주 수요일에 '수요집들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마케팅과 운영, 제휴팀이 한자리에 모여 숙소를 잘 판매할 수 있도록 리뷰하고 개선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한 기존 예약건에서 판매가 잘 됐던 숙소의 특징이나 가격대를 일대일로 컨설팅하고 있다.

숙소 리스트는 키워드에 따라서 배치하는 나름의 로직이 있다. 구매전환이 잘 되고 예약자들이 원하는 숙소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로직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리브애니웨어 앱 화면 캡쳐
리브애니웨어 앱 화면 캡쳐

 

-'한달살기' 주 타깃층은?

▲실제 예약 확정까지 이어지는 연령대와 성별은 30·40여성이 가장 많다. 회원가입은 20대가 더 많이 하는데 예약확정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100만원 이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실제 예약까지 이어지긴 어려운 것 같다. 조금 더 가성비 좋은 숙소를 많이 가져와야 20대들도 많이 이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소가 있긴 하지만 그보다 비싼 숙소보다 마음에 차지 않는 구석이 있다. 직업별로 보면 프리랜서로 일하는 고객들이 20%를 차지한다. 워케이션을 위해 숙소를 구하는 직장인도 많다. 

 

-어느 요일에 가장 많이 예약하나? 

▲숙소 예약확정을 언제 가장 많이 하는지 보니까 여유시간이 많은 주말엔 예약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장 바쁜 시간대인 월요일 아침 시간대에 예약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온다(웃음). 직장인들이 숙소 예약을 하고 일주일을 버티는 건가 싶어서 직장인의 애환이 느껴졌다.  

 

-집주인들이 다른 숙박앱에 비해 '리브애니웨어'가 좋다고 평가하는 점은?

▲아무래도 일주일이상 장기 투숙객을 유치하는 점이 가장 좋다고 얘기 한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1~2박으로 손님이 다녀가다보니 한달에 10번 이상 숙소를 청소해야 하고, 응대해야 하는 예약손님도 많다. 그런데 저희 서비스는 한달에 한번씩만 예약 고객을 관리하면 되고, 체크인 이전 고객응대는 저희가 다하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선 덜 번거로우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수 있다. 특히 단기 예약은 주말 이용객이 월등히 많고 평일엔 공실로 놔두는 경우가 많은데 한달을 빌리다보니 공실 없이 운영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달살기 예약고객을 10명만 받아도 10개월동안 공실없이 운영할 수 있는 셈이다. 또 합법적으로 전자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서 서비스를 하니까 나중에 법적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좋다고 얘기를 많이 한다. 

7일 논현역 인근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김지연 대표 모습. 사진=김솔아 기자
7일 논현역 인근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김지연 대표 모습. 사진=김솔아 기자

-숙소 이용객 입장에서 좋다고 평가하는 부분은?

▲앱에서 숙소 영상리뷰를 올리고 있다. 직접 찍어서 올려주는 분도 있고 저희가 직접 찍으러 출장을 가기도 한다. 이 숙소는 VR(가상현실)이나 영상으로 찍어 놓으면 구매전환이 많이 일어나겠다고 하는 집들은 무조건 찍는다. 기존 숙박앱들은 사진 위주로 리뷰가 많이 올라오지 않나. 저희가 영상리뷰로 올리는 이유는 최소 1주일 이상 머무는 곳이다보니 이용객들은 예약하기 전에 공간을 직접 보고 싶어하는 니즈가 크다.

그런데 직접 볼순 없으니까 영상으로 좀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독채같은 경우 구조가 되게 복잡하잖아요? 영상을 찍으면 '아! 계단을 이렇게 올라가는 구나', '테라스가 이렇게 생겼구나'라는 걸 사진보단 더 실감 나게 보여줄수 있어서 영상으로 방향을 잡았다.

 

-앞으로 계획은?

▲해외 항공편이 정상화되면 해외 숙소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해외에선 치앙마이나 발리를 많이들 가시니까 동남아 위주로 먼저 하게 될 것 같다. 괌, 하와이 지역이 항공편이 상대적으로 많이 열렸는데 1주일 살기는 많이 하니까 리조트랑 연계하는 것도 생각중이다. 생각보다 50~60대분들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어플이 이용하기 불편하실텐데 들어와서 찾아보시는게 저희 입장에선 놀랍긴 하다. 한달동안 시골살기 같은 것도 요청하는 고객분들이 많아서 제주, 강원말고 하동이나 순천 같은 곳도 고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리브애니웨어'는 플랫폼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브랜딩을 키워나가고 영향력을 미치려면 투자가 더 필요하다. 열심히 사업을 더 키워서 '직방'이나 '마켓컬리'만큼 키우고 싶은게 장기적인 목표다.

 

김지연 대표는 세종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와그트래블'에서 3년간 근무했다. 2020년 6월 '어디서든 살아보는 세상(Live Anywhere)'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건 '리브애니웨어' 법인을 설립하고 한달살기 숙소 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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