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틀벙커' 앞세운 롯데의 "와인 사랑"…신세계와 격차 좁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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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틀벙커' 앞세운 롯데의 "와인 사랑"…신세계와 격차 좁힐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4.06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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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틀벙커 필두로 박차 가하는 롯데
신세계, 국내 와인시장 1위…최근 와이너리 인수도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며 와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집에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술을 찾던 홈술족들이 와인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수요에 따라 수입이 확대되며 와인의 종류는 다양해졌고 가격은 저렴해졌다.

이처럼 성장가도를 달리는 와인 시장에서 롯데와 신세계가 맞붙었다.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한 양사는 와인 전문 매장을 신규 출점하는 등 와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보이는 롯데가 와인 시장을 선점한 신세계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 와인 전문 매장 줄줄이 오픈 

보틀벙커 2호점 테이스팅탭. 사진제공=롯데마트
보틀벙커 2호점 테이스팅탭.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는 2020년 말 "핵심 성장 동력으로 '와인'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적극적으로 와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와인 사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리뉴얼하며 선보인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가 대표적이다. 보틀벙커 1호점의 규모는 약 400여평으로 매장 1층 전체 면적의 70%를 차지했다.

보틀벙커 1호점은 개점 후 한 달간 매출신장률 405%를 기록했다. 보틀벙커의 흥행으로 롯데쇼핑의 반등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롯데마트는 지난달 31일 롯데마트 맥스 창원중앙점에 보틀벙커 2호점을 오픈했다. 

롯데는 이와 함께 와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와인 공간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 롯데가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KT강남점을 와인 전문 컨셉 매장 ‘와인스튜디오’로 재단장했다. 

롯데마트는 4월 한 달간 동묘에서 롯데의 세번째 시그니처 와인 '란 멘시온'을 즐길 수 있는 팝업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롯데 시그니처 와인 프로젝트는 합리적 가격대의 고품질 와인을 선정해 롯데그룹 유통채널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다. 

롯데는 "힙한 동묘 와인바에서 선보이는 시그니처 와인 전용 페어링 요리로 젊은 소비자를 공략할 것"이라며 "오픈 첫 날에는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어 급히 재료를 공수해오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 '오비노미오' 신용산점.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오비노미오' 신용산점.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도 코로나19 이전 주춤했던 와인 사업을 키우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와인 직영샵 '와인온' 출점에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MZ세대를 겨냥한 와인 직영점 '오비노미오' 신용산점을 오픈했다. 

오비노미오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와인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판매 뿐 아니라 추천, 시음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조직의 와인 전문성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작년 초 와인 전문 자격증 WSET을 보유한 직원들로 보틀벙커 전담 조직을 꾸린 롯데마트에 이어 올해 초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팀 단위의 주류 전문 조직을 신설했다. '와인&리커' 팀은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의 헤드 소믈리에 출신인 경민석 소믈리에를 포함한 MZ세대 팀원으로 구성했다.

와인 시장 1위 신세계…매출액, 매장 수 압도적

이마트24 주류전문매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마트24 주류전문매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롯데의 와인 사업 확장은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와인 매출액은 전년(619억원) 대비 34.4% 성장한 83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신세계L&B를 필두로 꾸준히 와인 사업을 키워온 신세계의 입지가 막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신세계L&B는 '애주가'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08년 '와인 대중화'라는 목표를 내걸고 세운 이마트 자회사다. 

신세계L&B는 세계 각국의 와인을 수입하고 이를 이마트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 6000여 곳에 공급하며 2017년 국내 와인시장 1위로 도약했다. 특히 온라인 주류 판매가 불가능한 점을 공략해 이마트에 저렴한 와인을 공급하며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신세계L&B의 지난해 매출은 약 2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첫 선을 보인 이마트24 주류특화매장이 코로나19 유행과 맞물리며 인기를 끈 점도 도움이 됐다. 이마트24는 올해 안에 주류특화매장을 400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신세계는 지난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와인 양조장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했다. 와인 수입을 넘어 생산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찍이 와인 시장에 진입해 꾸준히 공을 들여온 신세계의 압도적인 매출액과 매장 수를 뛰어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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