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㉘ LG전자가 그리는 '전기차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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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㉘ LG전자가 그리는 '전기차 시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4.03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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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파워트레인·ZKW 전장 3각편대, 경쟁력 강화
LG전자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가속
증권가, 올 3분기 VS사업 흑자전환 전망
LG전자의 전장사업 부분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픽=LG전자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LG전자가 그리는 미래 전기차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LG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장 사업을 꼽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전장 3각 편대

LG전자의 전장사업 3각 편대 ▲인포테인먼트(VS사업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이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월 글로벌 정보보안 인증인 ‘TISAX(티삭스)’의 전장사업 3가지 주요 부문(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인증을 모두 획득하며 자동차 부품사업 경쟁력을 인정 받기도 했다.

아울러 LG전자는 지난해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인 사이벨럼(Cybellu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자동차 산업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보안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역량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VS사업본부는 AVN(Audio, Video, Navigation), 텔레메틱스(Telematics),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전방 카메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Head-Up Display), 계기판,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 Center Information Display) 등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담당한다.

특히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해 '두뇌' 역할을 하는 텔레매틱스 시장은 글로벌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AV·AVN(A:오디오, V:비디오, N:내비게이션) 분야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이파워트레인 분야의 사업경쟁력과 성장력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함께 지난해 7월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투자업계에선 합작법인의 매출이 향후 수년간 연평균 50~7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회사 ZKW를 인수하고 2019년 말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에서 진행하던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하는 등 조명 시스템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ZKW는 역대 최대수주 잔액을 기록하며 미래 성장성을 입증했다. 현재 ZWK는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 강화를 위해 체코, 중국 등에 신규 사업장을 추가하는 등 글로벌 8개국에서 모두 12개의 사압장을 갖추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개념도. 그래픽=LG전자

LG전자가 만드는 차량용 반도체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의 연산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미래 모빌리티가 차량끼지 통신하는 정보 통신 기술과 차 안에서 즐기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이를 구현할 디스플레이 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차량용 반도체 역시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즉, 과거 엔진 기술과 첨단 변속기, 동력 장치 등이 자동차 기술의 핵심이었다면 다가올 미래차 시대는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그 중심에 차량용 반도체가 있다. 자율주행을 예로 들어 보면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이 카메라나 각종 센서를 통해 취합한 교통 정보를 분석해 이동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이런 인공지능의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크게 2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고도의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 반도체는 두 종류로 나뉜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목적으로 소품종 대량 생산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목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비메모리에 속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고도 설계가 필요하기에 가격이 비싸고 부가가치가 높다. 

또 다른 특징은 ▲즉각 생산이 불가하다. 차량용 반도체 다시 말해 비메모 반도체는 주문에서 납품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고도 기술이 반영돼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안전성, 완성도, 시설 투자, 설계 능력 등 설비에도 많은 자원을 요구한다. 이런 이유로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다. 자율주행차에 사용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 반도체 시스템 등의 기술을 확보한 글로벌 업체와 모빌리티 기업 간 인수합병, 협업 등이 다방면에서 진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에 나선다. LG전자는 지난해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LG전자 차량용 반도체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발 총괄은 CTO 부문 내 SIC센터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자체 MCU를 만들기 위해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MCU 내재화를 위한 시도로 보인다. LG전자 CTO 부문은 현재 디지털 로직 설계와 시스템온칩(SoC) 등 반도체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며 자체 반도체 역량을 기르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이르면 1~2년 안에 자체 MCU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VS사업부문이 올 3분기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2년 만에 수주 20조…올해 흑자 전환 전망

LG전자와 관련 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 간 약 20조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2013년 전장사업에 처음 뛰어든 LG전자는 VS사업본부 실적이 별도로 반영되기 시작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 1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거둬들인 수주액이 사업 초기 5년 간 매출보다 많다. 

LG전자는 전장사업에서 전방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와 함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했고, 같은해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세웠다. 특히 스와미 토타기리 마그나 CEO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애플카와 협력 가능성을 언급해 LG전자가 애플카의 중요한 파트너사로 참여할 여지도 열려 있다. 

시장은 LG전자의 전장사업 수주 물량이 매출로 본격화되는 올해 흑자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2016년 1분기부터 24분기 연속 손실을 내왔다. 그럼에도 LG전자는 전장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텔레메틱스와 ADAS, 보안 등 각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대거 채용하는 등 핵심 인력 화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 LG전자 VS사업본부가 사상 첫 매출 2조원 돌파와 함께 60억원가량 첫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업 체질이 개선되고 있고, 올해 분기 단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화되면 조기 흑자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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