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기·소호 중심 기업대출 늘리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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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기·소호 중심 기업대출 늘리기 총력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4.01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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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잔액 2조7000억원 감소…기업대출 잔액은 5조2000억원 늘어
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대거 예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가계대출이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은행권이 기업대출에 힘을 쏟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과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이 겹쳐 가계대출이 줄어들자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은행들은 주거래 은행을 자주 바꾸지 않는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기업 위주의 여신 성장을 노리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서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까지 개인사업자대출에 눈독을 들이면서 기업대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3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전월(705조9373억원)보다 2조7436억원 감소했다. 1월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895억원이었다.

기업대출 654조원…전월 대비 5조2000억원 늘어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반면 기업대출은 늘었다.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은 653조90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48조7021억원) 대비 5조2051억원(0.80%)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월 말 기업대출은 644조619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소대출(소호대출 포함)은 567조8414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8800억원 늘었고, 대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3251억원 늘어난 86조658억원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추세다. 실제로 이들 은행은 지난해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며 기업 중심의 대출 전략을 펼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목표치는 평균 약 6.5%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목표치가 8%로 가장 높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7%, 농협은행이 6.2%, 하나은행이 4~5% 순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도 기업대출은 중요한 영업 목표 중 하나"라며 "대기업도 중요하지만 주로 중견기업 위주로 대출을 늘려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속도

시중은행이 나서자 인터넷은행도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8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신보중앙회)와 비대면 금융지원 강화와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 막바지 단계에 돌입한 셈이다. 케이뱅크는 이를 통해 이달 내로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한도는 최대 3000만원이 될 예정이다. 

토스는 지난 2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무보증·무담보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다. 이 대출은 최근 취급액이 2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대 한도인 1억원까지 대출을 받은 차주의 비율은 8.4%에 이른다. 카카오뱅크 역시 올해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상 소호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고,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열기 또한 사그라들면서 전반적인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도 여신 성장을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에 나섰다는 평가다. 

중기·개인사업자대출 부실 우려…건전성 관리해야

다만 은행권이 기업대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은 숙제로 남아 있다. 한계에 몰린 부실 기업에 대출을 내줬다가는 리스크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의 대출 수요는 많아졌지만, 매출 감소 등으로 폐업하거나 부채를 갚아나갈 여력이 부족해진 기업 역시 많아졌다. 

실제 개인사업자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율은 13.2%(103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속도인 7.6%보다 1.74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잠재적 부실로 분류되는 만기 연장·상환 유예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1월 말 기준 133조원을 넘겼다. 5대 시중은행의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05조5528억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이날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에 특별 만기연장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초 3월말 종료 예정이던 특별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를 9월까지 추가로 연장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진공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3차례에 걸쳐 특별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를 실시했다. 이들은 특별 만기연장 7222건(9762억원), 상환유예 4824건(1492억원)을 지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같은 경우 금융거래가 적다 보니 신용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 리스크가 커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경우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취급하는데 정책적으로 보증기관에서 보증서를 발급해주다 보니 실제 부실에 대한 리스크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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