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건설업 등록 말소' 위기… 실제 처분까진 수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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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건설업 등록 말소' 위기… 실제 처분까진 수년 예상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3.30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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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사고 '동아건설' 이후 첫 건설업 면허 말소 사례되나
현산, 가처분 소송 제기…대응 시간 확보 차원
HDC그룹, 타격 불가피 
30일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30일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현대산업개발이 두번의 광주 붕괴사고로 인해 '건설업 등록 말소' 위기에 몰렸다. 서울시가 광주 학동사고에 대해 영업정지 8개월 행정처분을 내리며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8일 HDC현대산업개발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해 가장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현산에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건물 철거 붕괴사고에 대해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6개월 내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해 '건설업 등록 말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 '동아건설' 이후 첫 건설업 면허 말소 사례되나

지금까지 건설업 등록 말소 처분을 받은 기업은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일으킨 '동아건설산업'이 유일하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지난 1994년 10월 21일 교각 10번과 11번 사이 상판 48미터 가량이 뚝 끊어져 한강에 내려앉은 사고다. 이 사고로 차량 6대가 추락해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동아건설은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낸 것에 대해 정부가 1997년 건설업면허 취소처분을 받았다. 현산이 건설업면허 등록이 말소되면 25년만에 첫 사례로 기록될 처지에 놓였다.

동아건설은 이후 면허취소 처분을 취소하는 소송을 통해 면허 되살렸지만 '건설업 등록 말소' 처분은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10월 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1994년 10월 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산, 가처분 소송 제기…대응 시간 확보 차원

현산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해 소송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우선 광주 학동 붕괴사고에 대해 서울시가 내린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방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산은 공시를 통해 "서울시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8일부터 8개월간 영업정지가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가처분 신청을 통해 시간을 벌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이유로 행정처분이 내려지더라도 최종판결이 나오기까진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종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진 기존 영업활동과 건설공사는 계속 할 수 있다.

현산은 올해 잇달아 안양 관양현대와 월계 동신 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 약 7000억원 가량을 수주하며, 일감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가 되더라도 기존에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인허가를 받아 찰공한 건설공사는 계속 시공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해 '건산법 83조'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처벌 최소 수위인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건산법 83조는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1년 이내 영업정지나 등록말소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동사고로 인한 8개월 영업정지와 합쳐져 1년8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거나 건설업 등록 말소까지 고려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서울시는 6개월 내에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지난 3일 22층 잔해 반출 시작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22층 잔해 반출 시작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모습. 사진=연합뉴스

HDC그룹, 타격 불가피 

현산은 전국 65개 현장에서 아파트 등 공사를 진행중이다. 향후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공사 진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

만약 현산이 건설업 등록 말소 처분까지 받게 된다면 임직원 1660명과 1000여 곳에 이르는 협력업체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현대산업개발이 주력인 HDC그룹도 휘청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HDC그룹 전체 매출액 5조2000억원 가운데 현산이 매출의 70%(3조6500억원)를 차지하고 있고, 현산의 매출 대부분은 주택사업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산 관계자는 "투자사와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사고 수습과 함께 최악의 경우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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