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상하이시 4일간 부분적 도시봉쇄, "너무 짧고 위험" 들끓는 민심
상태바
[차이나 리포트] 상하이시 4일간 부분적 도시봉쇄, "너무 짧고 위험" 들끓는 민심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3.28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차별 논쟁까지 확산된 상하이 코로나19 방역정책 논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1월 예정인 국제 대회까지 취소
‘제로 코로나’ 정책 계속되면 수백 개 중국 개최 국제 전시회 진행 불투명
중국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 민심 이반 커지는 추세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상하이시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대한 찬반 논쟁이 중국 온라인에서 뜨겁다.

상하이시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데도 도시봉쇄를 미루다, 결국 여론에 떠밀려 나흘간만 부분적으로 도시 봉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무기한 전면 봉쇄로 제로 코로나에 도전해온 중국에선 상하이시의 이같은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28일 중국 보건 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6215명으로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6000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 확산세가 뚜렷한데, 상하이시에서는 무증상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에 대해서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온 중국 당국의 기존 방침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이미 도시 전면 봉쇄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상하이시는 도시 전면 봉쇄 대신 '정밀 방역' 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방역 모델을 들고 나왔다. 상하이시가 시행한 정밀방역 모델은 기존에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것과는 달리 밀접 접촉자가 발견된 주거지역 위주로 여러 곳을 바둑판처럼 잘게 나눠 봉쇄하는 방역 모델이다.

상하이시 방역 당국이 강력한 도시 봉쇄로 대변되는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대신 ‘정밀 방역’ 모델을 들고 나온 이유는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시가 봉쇄될 경우 중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엄청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우한, 시안, 선전 등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중국 다른 도시들이 전면적인 도시 봉쇄를 시행했던 것과 달리 상하이시만 ‘정밀 방역’을 시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상하이시만 ‘정밀 방역’을 시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이 상하이 ‘정밀 방역’ 입장을 반박한 글 사진출처=웨이보캡처
온라인상에서 상하이시만 ‘정밀 방역’을 시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이 상하이 ‘정밀 방역’ 입장을 반박한 글 사진출처=웨이보캡처

지역 차별 논쟁까지 확산된 상하이 코로나19 방역정책

상하이시의 새로운 방역 모델을 두고 온라인에서 뜨거운 찬반 논쟁을 촉발시킨 건 우판 푸단대 상하이의학원 부원장과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의 발언이다.

상하이 코로나19 방역영도소조 전문가 위원이기도 한 우판 푸단대 상하이의학원 부원장은 기존의 코로나19 발생 도시와는 달리 상하이시만 ‘정밀 방역’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정밀방역은 상하이의 도시 특성에 맞는 결정”이라며 "상하이는 상하이 시민만의 것이 아니고 상하이를 봉쇄하면 중국 경제와 사회 발전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만약 우리 도시가 멈추면 동중국해에 떠다니는 국제 화물선이 멈추고 국가 경제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고 "상하이 모든 시민은 이런 대승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이며 상하이시가 ‘정밀 방역’을 실시하는 것을 이해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상하이시의 ‘정밀 방역’ 시행에 대해 강력히 반박했다. 후 전 총편집인은 "나는 도시마다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일부 변화가 필요함을 인정했다.

그는 또한  "선전은 일주일간 도시를 봉쇄하면서 국면이 근본적으로 호전됐다. 선전 모델은 자연히 도시별로 재결정을 내리는 우선적인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서방처럼 완전한 개방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지금 우리가 끊임없이 모색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제로 코로나' 비용을 절감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 전 총편집인의 이러한 주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폐기가 아니라 일부 새로운 변화 도입을 통해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개선해 나가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상하이의 새로운 방역 정책 시도는 온라인 상에서 도시 차별 논쟁으로 까지 번지면서 결국 상하이시는 방역 정책을 ‘정밀 방역’에서 도시 봉쇄로 방역 정책을 전환했다.

상하이시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8일부터 황푸강을 기준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나흘씩 봉쇄하고 전 주민 핵산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상하이시가 추진하는 봉쇄 정책은 기존 코로나19가 발생한 시안이나 기타 지역처럼 한달 또는 기간을 알 수 없는 무한정 봉쇄 정책이 아니라 나흘이라는 일정 기간을 정해서 진행하는 것이 다르지만 외관상 다른 지역처럼 지역 봉쇄라는 방역 정책을 채택한 것이다.
 

상하이시 봉쇄 하루 전 음식품점 앞에 길게 늘어선 시민들. 사진출처=웨이보캡처
상하이시 봉쇄 하루 전 음식품점 앞에 길게 늘어선 시민들. 사진출처=웨이보캡처

제로 코로나’ 지속되면 수백 개의 중국 개최 국제 전시회 진행 불투명

비록 나흘이지만 상하이시 봉쇄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감과 심각한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식료품 사재기로 바로 나타났다. 상하이시 봉쇄 정책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가게로 몰려가 야채 등 식료품 위주로 사재기에 나서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시마저 봉쇄에 들어 감에 따라 올해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대형 국제 행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올해 10월 혹은 11월 중국 충칭에서 열릴 2022 세계역도선수권대회 개최권을 반납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4/4분기에 열릴 예정인 대회마저 대회 개최를 포기한 것을 두고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에도 코로나19에 대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중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2022 CBE 중국 뷰티 박람회를 비롯해 국제 행사들의 진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출처= CBE China Beauty Expo 홈페이지 캡처
중국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2022 CBE 중국 뷰티 박람회를 비롯해 국제 행사들의 진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출처= CBE China Beauty Expo 홈페이지 캡처

이에 따라 최근 봉쇄에 들어간 상하이에서 오는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인 ‘2022 CBE 중국 뷰티 박람회(CBE China Beauty Expo)’를 비롯해 하이난성에서 4월 12일부터 열리는 '2022년 중국국제소비품박람회' 그리고 4월부터 광저우에서 열리는 캔턴페어까지 향후 중국에서 열리는 다양한 국제 전시회들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이 참여하는 해외 전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5일 개막한 가전 전시회 'CES 2022'에는 중국 업체가 150 여개사만이 참여했는데 이 규모는 지난 2020년 1368개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지난 17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2022년 인터배터리 전시회’에도 중국 배터리사 CATL이 한국의 코로나 환자 급증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한국 방문 자제를 요청함에 따라 전시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중국인들 가운데 코로나19에 걸리는 것보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코로나19로 인해서 언제 어디서 발이 묶일지 모르는 공포감이 더 크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기업인들도 언제 어떻게 공장 운영이 멈추고 준비한 행사가 중단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가장 두렵다고 얘기한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강력한 봉쇄 조치로 경제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기업과 주민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 등 신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로 코로나’ 정책만으로는 잡을 수 없을 것이란 회의론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폭발적인 확진자 발생에도 불구하고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코로나 환경을 타개하고 있는 주변국들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각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홍콩 사태에 이어 기존 ‘제로 코로나’ 정책만으로는 변화하는 코로나19 환경을 완전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정책 또한 실행할 수 없는 중국 정부가 고심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