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한달] ① 공포심 덜어낸 글로벌 금융시장..안심은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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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한달] ① 공포심 덜어낸 글로벌 금융시장..안심은 일러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3.24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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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및 국내 증시 전쟁 이전 수준 회복
변동성 지수 낮아졌지만, 다시 오를 가능성 열어둬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한 달이 지난 현 시점에서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공포심은 다소 덜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한 달이 지난 현 시점에서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공포심은 다소 덜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면전을 시작한 지난 2월24일 이후 한 달이 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계속 이어졌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것이 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의 급등세를 이끌었고, 가뜩이나 뜨거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한 달이 지난 현 시점에서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공포심은 다소 덜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증시, 전쟁 이전 수준 회복...유럽증시보다는 유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뉴욕증시는 전쟁 이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해냈다. 

전쟁 직전인 2월23일 4225.50 수준이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월23일 4456.24까지 오르며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지난 8일 한 때 4157선까지 내려앉았지만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노출이 제한적인 수준이어서 미 경제가 입을 타격이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인플레이션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히자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회복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기관들은 연말의 증시 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JP모건은 지난 21일 올해 S&P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5050에서 4900선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지난 11일 기존의 5100선에서 4900선으로 낮춘 후 다시 4700선까지 하향조정했다.  

유럽국가들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 및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럽증시는 미 증시에 비하면 부진한 흐름이다. 전쟁 직전 3973선 수준이던 유로 Stoxx 50 지수는 지난 7일 한 때 3387선까지 하락한 후 23일 3869선까지 회복했지만, 전쟁 이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에 나선다면 미 증시가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홈리치 버그의 최고투자전문가(CIO) 스테파니 랭은 "우리는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지는 분기점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미국의 경우 경기후퇴 위험이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국내증시, 투자심리 살아났으나...외국인 매도 지속은 부담

코스피 지수 또한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2월24일 2648선이던 코스피 지수는 24일 오전 10시 현재 272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8일 한 때 2605선까지 내려안증면서 2600선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2600선의 지지력을 확인한 후 오히려 저가매수세가 유입,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해 온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아직 본격적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세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와 중국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다소 완화하고 있어 주가가 이전 저점을 하회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 "다만 통화정책 우려, 원자재 가격 부담, 지속되는 외국인 매도세 등을 고려할 때 지수에 본격적인 반등이 나타날 만큼 상황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수 반등의 폭은 크지 않아 보이고 지난해와 같이 매수 자금이 본격 유입되기에는 통화 긴축의 영향이 유동성을 제한하고 있으니 그때 그때의 재료로 승부할 수 밖에 없겠다"며 "올해는 단기간 부각되는 재료가 주가를 움직이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자료=하이투자증권

러시아 증시 부분적 재개...루블화 가치 하락세 지속될 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식 거래가 중단됐던 러시아 주식시장은 이날부터 부분적인 재개장에 나선다.

이날 모스크바 기준 오전 9시50분부터 러시아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를 비롯해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등을 포함, 33개 종목의 거래가 재개된다. 

앞서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당일 러시아 증시는 하루만에 33% 폭락했다. 이후 서방국가들의 강도높은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서방국가들의 제재에 대응하고, 추가 폭락을 제한하기 위해 러시아는 28일부터 주식거래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루블화의 가치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달러당 75루블 수준이던 러시아 통화가치는 계속 떨어지면서 이달 초 한 때 달러당 140루블 이상을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가치가 떨어진 바 있다. 

이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로 대거 끌어올렸으나 이렇다할 효과가 나타나지는 못했다. 전일에는 러시아가 유럽 등 비우호 국가에 천연가스를 팔 때 대금을 달러나 유로가 아닌 루블화로만 받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러시아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SJ은 "러시아가 루블화로 대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세계에서 고립을 가속화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포지수 낮아졌지만...변동성 지속 예상

글로벌 주식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는 어느 정도 가라앉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변동성의 소강 상태가 일시적일 수 있다며, 향후 더 큰 변동성 장세를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7일 36.45로 1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이후 지난 22일에는 22.81까지 내려앉았다. 

일부 옵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최근의 움직임이 일시적일 수 있다며, 변동성에 대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 움직임이 경제를 침체로 이끌 것이라는 우려에서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이르기까지 변동성 장세를 예상하는 근거는 다양하다는 것.  

매튜 팀 캔터 피츠제럴드 주식파생상품 담당 헤더는 "VIX는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단숨에 바뀔 수 있다"고 언급했다. 

VIX 지수의 평균치는 18선인데, 올해 18선을 밑돌아 평균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적은 단 세 차례에 불과한 만큼 쉽사리 안정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슈워브 파이낸셜 리서치 센터의 트레이딩 및 파생상품 담당 바이스 프레데릭은 "이는 당분간 현재와 같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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