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없다”던 롯데쇼핑, 한달새 주가 10%↑…돌파구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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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없다”던 롯데쇼핑, 한달새 주가 10%↑…돌파구 찾았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3.2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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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신세계·현대百 비교해 주가 상승세 뚜렷
1, 2월엔 증권사 투심 악화에 신용등급 하향도 겪어
순혈주의 깨고 와인·명품·창고형할인점 등 키우는 중
증권가, 1분기 롯데쇼핑 실적 서프라이즈 기대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업계 최초로 데일리 워크웨어 브랜드 '노이스'를 입점시켰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주가 상승 요인이 없다”는 혹평까지 들었던 롯데쇼핑 주가가 최근 상승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과 비교해 5년 연속 실적 부진을 겪었던 롯데쇼핑이 올해 조(兆) 단위 투자를 통해 ‘유통 강자’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22일부터 지난 22일까지 한 달간 롯데쇼핑의 주가는 8만7600원에서 9만6700원으로 10.39%가량 올랐다. 지난 1월 28일 7만61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27.07% 급등했다. 

경쟁사인 신세계, 현대백화점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한 달간 신세계는 26만원에서 25만9000원으로 0.38% 하락했으며 현대백화점 역시 7만7900원에서 7만6600원으로 1.67% 소폭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1, 2월만 해도 그간의 악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모양새였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온이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며, 주요 사업 모두 경쟁사 대비 부진해 주가 상승 요인이 없다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또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주요 신용평가 업체들의 롯데쇼핑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롯데쇼핑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등 수년째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랬던 롯데쇼핑이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 23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특유의 순혈주의를 깬 것은 변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새롭게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를 비롯해 기존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까지 총 3인 각자대표 모두가 외부 인재 출신이다.

또한 정관상 사업 목적에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업을 추가했다. 와인을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 와인 전문숍 ‘보틀벙커’의 사업 확장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재단장하면서 1층에 와인 전문점을 선보였다.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보틀벙커' 매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보틀벙커' 매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1층 면적의 70%로 약 400여평을 차지하는 보틀벙커에는 준비된 와인만 4000여종이다. 다양한 상황에 맞는 와인을 추천받는 것은 물론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Tasting Tab)’도 운영 중이다. 보틀벙커는 제타플렉스 개점 후 한 달 만에 매출 신장률 405%를 기록했다.

제타플렉스와 보틀벙커로 할인점 희망을 본 롯데쇼핑 측은 올해 롯데마트 30여개 점포를 추가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창고형 할인점 ‘맥스’도 올해 20여개 출점할 예정이다. 지난 1월 말 광주광역시 상무지구에 오픈한 맥스의 인기몰이로 성장가능성은 확인했다.

백화점 리뉴얼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소공동 본점 리뉴얼은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 강남점과 잠실점 등 핵심 상권의 점포도 리뉴얼에 들어갔다. 명품 수요가 급증한 만큼 고급화 전략을 위해 명품 업체 출신 인사들은 물론 경쟁사 인사도 영입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복합 쇼핑몰 사업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서울 상암 롯데몰부터 인천 송도 롯데몰, 대구 수성 롯데몰까지 지역 내 대규모 복합 쇼핑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이를 위해 올해 백화점에 5476억원, 할인점(대형마트)에 1704억원 등 총 7180억원을 투자한다. 내년에는 백화점에 8863억원, 할인점에 217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간 긴축경영으로 몸집을 줄이고 경영 효율화를 펼쳤던 것에서 2년간 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쏟아붓는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쇼핑이 지난해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실적이 지지부진했지만, 올해는 개선 여력이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실적 서프라이즈 확률이 높은 종목들이 수익률이 좋았다”며 롯데쇼핑의 1분기 실적을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윤희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그간의 일회성 비용 및 손상차손 반영으로 이익 성장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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