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엔화에 초강세···파월 연준 의장 매파본색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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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엔화에 초강세···파월 연준 의장 매파본색 영향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3.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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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엔화는 6년 만에 120엔대를 기록했다. 사진=셔터스톡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엔화는 6년 만에 120엔대를 기록했다. 사진=셔터스톡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 본색을 드러내면서 달러화 가치가 일본 엔화에 대해 가파른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엔화는 6년 만에 120엔대를 기록했다. 연준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 은행(BOJ)은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차별화 행보를 강화하면서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22일 오후 4시 현재(현지시간)  달러화는 120.767엔으로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9.486엔보다 1.281엔(1.07%)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031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149달러보다 0.00161달러(0.15%)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3.20엔을 기록, 전장 131.59엔보다 1.61엔(1.22%)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8.494보다 0.06% 하락한 98.430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이면서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의 약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이달 들어서만 4%나 하락하는 등 급락했다. 

엔화 가치는 미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도 한때 9bp 이상 오른 2.384%에 거래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준의 매파적 행보에도 BOJ가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고수하는 데 따른 정책 차별화는 엔화의 캐리 수요로 이어졌다. 

엔화 매도를 의미하는 캐리 수요가 유입되면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21.030엔을 기록하는 등 6년 만에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치솟는 국제유가도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경상수지 악화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6센트(0.3%) 떨어진 배럴당 111.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하루 만에 7% 급등했던 WTI 가격은 이날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약세를 보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바짝 긴장시켰다. 파월 의장은 전날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이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월이 필요할 경우 한 번이나 여러 회의에서 50bp로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파월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물가 안정을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며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라며 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연방기금금리를 한 번의 회의나 여러 회의에서 25bp보다 더 많이 인상함으로써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필요할 경우 한차례나 혹은 여러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시사한 것이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주 연준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이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파월의 발언 이후 연준이 5월과 6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은 이날도 이어졌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빠른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매파적 행보를 이어갔다. 

불러드 총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도 50bp 인상론을 고수하는 소수의견을 개진하는 등 연준 내에서도 대표적인 매파 위원이다. 불러드는 올해 금리를 3%까지 올릴 경우 이는 "약간 제약적인 수준일 것"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둘기파로 평가되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완화적 정책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완화 정책을 거둬들일 시기다"며 "이는 연방기금금리를 중립 범위로 올리고 중립 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야 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 등으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을 반영하는 페드워치는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61.6%로 반영했다. 주초까지는 해당 가능성이 40%대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제한적인 파괴력을 지닌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웨스턴 유니언 비즈니스 솔루션의 분석가인 조 마님보는 "달러의 경우, 연준의 점점 더 매파적인 긴축 기조로 지지가 되고 있지만, 정점을 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 선호 심리가 그것과 관련이 있으며, 주가가 상승하면서 달러의 강세를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대화은행(UOB) 분석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모두 일본 엔화에 악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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