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사업⑦] 대표품목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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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사업⑦] 대표품목 선정
  • 박범준
  • 승인 2017.07.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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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대표 품목 선정해 구전 마케팅으로 충성고객 만들기

 

‘양양 송천 떡마을’하면 무엇이 생각날까? 아마 대부분 ‘양양군의 송천리라는 마을에서 맛있는 떡을 만들어서 파나 부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속초 응골 딸기마을’하면 무엇이 생각날까? 마찬가지로 ‘속초시 응골마을에 딸기가 유명한가 부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양양 송천떡마을의 대표품목은 13종류의 전통떡이고, 속초 응골딸기마을의 대표품목은 딸기이다.

광양 매화마을, 광양 고로쇠마을, 목포 장아찌마을, 경북 문경 오미자마을, 김천 양각자두 마을 등등은 비록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름만 들어도 ‘매실로 유명 하겠구나. 자두가 맛있나 부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연유로 마을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품목의 육성은 농촌 마을을 도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나아가 농촌마을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현대 사회에서 상품이나 제품을 알리는데 제일 좋은 방법이 TV를 통한 광고지만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들기 때문에 농촌 마을에서는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그리고 주로 30에서 50가구가 사는 농촌 마을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도시민들이 많이 찾아오거나, 주문량이 많아지면 그것도 곤란해진다.

농촌 마을의 대표품목의 육성을 통한 농촌마을 알리기의 제일 좋은 방법은 일명 ‘알음 알음 전략’으로 구전마케팅이라고 한다. 농촌 마을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출향민을 포함해서 다수의 충성고객을 만들고, 생활협동조합이나 지역내 유통기구와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한다.

 

▲ 강원도 양양 송천 떡마을

 

대표품목과 충성고객

 

농촌 마을의 대표품목을 육성하려는 가장 큰 목적은 뭐니 뭐니해도 마을 주민의 소득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50여가구가 살고 있는 농촌 마을에서 재배되고 있는 농작물은 적게는 50~60종류에서 많게는 200여종까지 있다. 많은 경우 자식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나눠 먹기 위해 농사를 짓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너무나 많은 농작물을 재배하다 보면 힘은 힘대로 들고 돈은 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

가뜩이나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농촌 마을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인근 도시로부터 충당해야 하고, 그러면 품삯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결과적으로 농촌 주민의 소득은 줄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농촌 마을에서 대표품목을 육성하게 되면 어떻게 해서 주민들의 소득이 증대된다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마을의 농경지는 정해져있다. 만약 대표품목을 육성하고자 한다면, 돈이 되지 않는 농작물의 재배를 우선적으로 포기하고, 대표 품목을 재배하게 된다. 대표 품목을 재배하게 되면 마을 주민들 중 대표 품목의 재배기술이 가장 뛰어난 주민을 중심으로 생산기술위원회를 구성하여 필요 농자재를 공동구매하고, 생산 매뉴얼을 통일시켜 품질이 뛰어난 농작물을 균질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

필요 농자재의 공동 구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생산 매뉴얼의 통일과 공동 작업, 즉 울력을 통하여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서 일한다면 농작물의 품질은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생산성도 나아진다. 좋은 품질의 농작물이 많이 생산되면 소비자 고객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것.

결국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대표 품목을 육성한다면 공동구매, 공동 생산으로 농자재 구입비나 인건비등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좋은 농작물을 많이 생산할 수 있서 높은 가격을 받고 팔게 되니 농가 소득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표 품목이 있는 마을의 농가소득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표 품목이 있는 농촌 마을은 도시민들에게 있어서 ‘언젠가 한 번은 찾아가봐야지’라고 생각하는 동경의 대상이 된다. 출향민을 포함해서, 대표 품목으로 인하여 농촌마을을 찾게 된 도시민은 대표 품목에 흠뻑 빠지게 되고(진짜 품질이 좋아야 함) 그러면 이 도시민은 ‘농촌 마을의 충성고객’이 된다.

충성 고객은 자신이 알고 있는 친인척이며, 동창이며 지인들에게 자신이 체험한 농촌 마을의 대표품목에 대해서 동네방네 소문을 낸다. 한편으로 ‘나는 아는데 니는 모르지?’라는 자랑하는 마음도 없지 않지만, 중요한 건 농촌 마을의 대표 품목에 감동을 받은 충성고객이 스스로 알아서 널리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충성 고객은 농촌 마을이 흡사 자신의 고향인 듯,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을 데리고 온다. 대표 품목을 접해 본 도시민들은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보고 싶어한다. 충성고객에 의해 농촌 마을을 찾은 도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농촌 체험을 하게 되고, 농촌 숙박을 체험하게 된다. 이제 농촌 마을을 찾는 도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어 대표 품목을 이용한 농촌 체험이 하나 둘 만들어진다. 효소 담그기, 천연 식초 만들기, 쨈 만들기 등등 농작물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이는 대표 품목을 활용한 가공식품으로 발전되고 아울러 농촌 마을 의 체험 소득으로 연결 된다.

농촌 체험 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게 되면, 농촌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작물과 부녀들의 솜씨로 이루어진 농가 밥상이 농촌 마을의 소득이 된다. 농가의 빈방을 활용한 민박도 소득이 된다.

 

대표 품목의 선정

 

농촌 마을의 대표 품목을 선정함에 있어서 주민들은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마을의 얼굴을 정하는 일이자, 어쩌면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짓는 것과 같은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

농촌 마을의 대표 품목은 다른 여타 농촌 마을과 비교해서 품질의 차이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농작물일수도 있고, 주민들의 솜씨에 기초한 가공식품일 수도 있다. 된장마을, 장아찌마을은 마을내에 된장이나 장아찌를 잘 담그시는 분이 계시면 이를 차별화한 경우이다. 한과마을이나 떡마을의 경우에는 한과나 떡을 만드는 기술이 탁월한 분이 계셔서 된 경우이고, 딸기마을, 자두마을, 포도마을 등은 딸기, 자두, 포도 등을 대표품목으로 잘 육성해서 된 경우다.

대표 품목의 선정은 주민들의 솜씨, 즉 각자의 재능을 파악하고 이를 참고로 할 필요가 있다. 마을 주민들 뿐만아니라 인근 마을의 주민들과 특히 출향민들의 평가가 매우 좋은 솜씨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출향민들 다수가 이구동성으로 “제품만 대주면 파는 것은 얼마든지 팔수 있다.”라든가,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판매권을 나에게 만 달라”고 하는 제품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해서 성공한 경우가 한과, 된장, 효소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표 품목의 선정과 관련하여 농작물을 선택하게 될 때는 토양, 기후, 온도 등 자연환경 조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남쪽 지방에서 잘 자라는 작물을 추운지방에서 재배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의욕이 앞서 자연 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역행을 하게 되면 시설비와 막대한 연료비를 감당하지 못한 채 크게 피해를 볼 수 있다.

자연환경에 적합한 작물이 몇 가지 선정되면, 재배기술 습득의 용이함, 노동력,작물 가공의 다양성, 평당 소득 금액, 농촌 체험의 가능성 등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 송천 떡마을애서 만든 떡

 

대표 품목의 육성 절차

 

당연한 일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이 발전하기를 바라고, 우리 주민들의 소득이 높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농민지도자가 있어야 농촌 마을의 대표 품목 육성이 가능해진다.

나름 열정이 있는 농민지도자가 농촌 마을에 있다고 생각하고 대표 품목 육성의 절차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선 농민지도자를 중심으로 해서 마을 발전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로 구심을 만들어야 한다. 30~50가구 농촌마을의 경우라면 농민지도자를 중심으로 5명 정도의 주민이 추진주체가 된다.

5인 규모의 추진주체는 다른 지역의 성공적인 농촌 마을 사례를 수집하고 연구한다. 성공하는 마을에서 주민들이 어떠한 활동을 했었는지를 확인한다. 추진주체는 일정기간 자주 모여(주1회 혹은 월 2회 정례학습토론) 우리 마을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논한다.

의논한 것들이 조금씩 모이면 이를 참고로 하여 ‘우리마을 발전계획서’를 만들어 본다. ‘우리마을 발전계획서’를 작성할 때, 농업기술센터의 자문을 받거나,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전문가를 소개 받아 자문을 얻을 수 있다.

우리마을발전 계획서를 만들 때는 마을 주민 누구나가 알아보기 쉬어야 하고, 현실에 기초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구, 농경지(논, 밭, 임야), 주요 소득 작물, 주민 각자의 장점 및 솜씨, 마을 주변의 주요 문화재 및 관광자원, 마을 발전에 도움을 줄 인적 네트워크 등등 사실에 기초하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마을 발전계획서가 준비되면 마을회의를 개최한다. 마을회의를 통해 추진주체의 그간 활동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다. 경과보고는 서면으로 하는 것이 좋다.

농민지도자는 우리마을 발전을 위해 대표품목을 육성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 하고, 기본 계획인 우리마을 발전계획서를 설명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마을 발전을 위한 주민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한다.

농촌 주민 다수가 찬성하면, 대표품목 선정위원회를 만든다. 대표품목의 특성을 고려하여 전체 농가구수 20% 정도 즉 7~10명 내외로 구성한다. 이때 마을 부녀회장이 추천하는 1~2명의 부녀회원은 필히 참석해야 한다.

만약 1번의 마을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무리하게 결론을 내려고 하지 말고, 한 번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하자고 하고 회의를 마치는 것이 좋다.

그러고 나서 다음 마을 회의를 준비함에 있어서 마을 발전에 적극적인 사람과 소극적인 사람을 구분하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좀더 똘똘 뭉치고, 소극적인 사람들을 각자 설득하기로 한다.

대표 품목선정위원회는 주 1회 혹은 격주 1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한다. 선정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일은 대표 품목의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때 부녀회원들은 부녀회원 각자의 솜씨에 대해서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된장, 고추장 등 장류, 한과, 조청, 김치, 반찬, 동동주 등 담금술, 효소 등등 어느 것이라도 좋다. 솜씨에 덧붙여서 주변 사람들의 평판을 곁들이면 더더욱 좋다.

추진위원들 중 2~3명은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하여 우리 마을의 토양, 기후, 온도 등 자연환경을 고려할 때, 유망한 품목을 추천해달라고 조언을 구한다. 이 때, 시장성, 평당 소득금액과 기술 습득, 노동력 및 생력화 가능성, 가공의 용이성, 체험의 용이성 등등을 고려한다.

대표 품목 후보가 몇 몇개로 압축되면,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시장조사를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도 좋지만, 우리마을과 미래적으로 거래할 생협매장, 친환경전문매장 등을 방문하여, 대표 품목과 관련이 있는 제품들에 대해서 파악한다. 품질, 가격, 가공의 다양성, 규격, 포장 등등 실제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메모를 해야 한다.

시장조사를 할 때에는 판매장의 책임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궁금한 것을 이리저리 물어보고, 추후 우리마을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러고 나면 나중에 우리마을 발전과 대표 품목 육성에 다 쓸모가 있게 된다.

시장조사까지 완료되면 우리마을 발전을 위한 대표품목에 대한 보고자료를 만든다.

추진위원회는 마을회의에 대표품목에 대한 보고자료를 제출하고 설명한다.

그간 정례적으로 개최된 월례 마을 회의를 통해서 추진위원회활동을 보고했지만 공식적으로 안건으로 채택하여 대표품목 선정을 보고한다.

마을 주민 각자의 의견을 모두 청취하고 수렴해서 대표 품목을 최종 선정한다. 대표품목이 최종 확정되면 대표 품목 선정위원회는 해체하고, 대표품목 육성위원회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선정위원회가 육성위원회로 전환된다.

대표 품목 육성위원회는 마을 내에 시범포를 운영한다. 몇 년간의 재배기간이 경과되어야 소득이 발생하는 과수의 경우 좀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시범포의 운영을 통해 필요한 재배기술을 습득하고, 우리마을 실정에 맞는 재배메뉴얼을 만든다.

작목에 맞는 최적의 토양 상태를 만들고, 시기별 투입재를 결정하고, 시기별 작업내용을 명확히 한다. 본격적으로 재배 면적이 확대될 때는 대표 품목 육성위원회에서 만든 재배메뉴얼을 교본으로 하여 통일한다. 이래야만 품질의 균일화와 생산성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농가의 소득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 품목 육성위원회는 일의 내용에 따라 농자재 공동구매, 생산기술, 선별 포장, 가공기술, 판매 마케팅 등으로 구분한다.

대표 품목이 안정화되는 시기에 따라 대표 품목 육성위원회는 OO마을 대표품목영농조합법인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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