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정부, 코로나에 '도시봉쇄정책' 대응...경제적 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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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中 정부, 코로나에 '도시봉쇄정책' 대응...경제적 손실 눈덩이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3.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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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1개 성시 중 19 곳에서 확지자 발생, 하루 3천명 넘어
선전, 지린, 창춘 등 중국 대형 도시들에 잇따른 봉쇄정책 내려져
대형 도시들에 잇따른 봉쇄로 기업 및 주민들의 경제적 타격 불가피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지속 유지 어려울 전망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통신원]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추세가 심상치 않다. 하루 감염자 수가 두 자리 숫자를 유지하던 중국에서 매일 1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더니 최근에는 3000 명을 훌쩍 넘어섰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코로나19 청정지역 유지를 자부하던 중국이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에 깜짝 놀란 분위기다. 중국은 지난 4일 열린 양회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에 적합하다는 논리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양회가 끝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중국 전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와 격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홍콩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과 함께 무너진 상황에서 중국 본토에서도 중국 31개 성·시(성급) 중 19곳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를 걱정하는 주민들이 채소 등 음식물을 사재기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상해 코스트코 매장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를 걱정하는 주민들이 채소 등 음식물을 사재기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상해 코스트코 매장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를 걱정하는 주민들이 채소 등 음식물을 사재기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상하이 코스트코 매장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선전, 지린, 창춘 등 잇따라 봉쇄정책 내려져

중국은 14일부터 인구 1700만의 거대 도시인 선전시를 봉쇄했다. 선전시에서 하루 만에 지금까지 가장 많은 6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발빠르게 이뤄진 조치다.

인구 900만 명의 중국 창춘시도 주민들의 외출을 금지하고 사실상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매일 세 자리 수 이상의 감명자가 나오면서 특단의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인구 360만 명의 지린시도 누적 확진자가 2천명이 넘으면서 도시 봉쇄 조치가 내려져 주민들의 외출이 사실상 금지됐다.
지난 13일 하루 169명의 감염자가 나온 상하이도 도시 전체를 완전히 봉쇄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상하이 거주자들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도시를 떠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내렸다.

수도 베이징도 예외는 아니다. 베이징에서도 1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발생했다. 베이징 방역 당국은 확진자 발생에 따라 밀접접촉자 199명,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인원 1806명을 파악해 관리통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밀집 지역인 베이징에 위치한 왕징에서는 14일 코로나19 전수 검사가 실시됐고 베이징에 있는 학원들의 오프라인 수업, 베이징에서의 대외 문화활동 및 체육활동이 제한 및 금지됐다. 이 외에 칭다오, 웨이하이, 천진시, 하얼빈시 등 중국의 주요 도시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규제와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영정책으로 각 도시들이 야외 활동에 대한 금지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사진은 베이징문화여유귝에서 각 문화예술 및 교육 단체들에 발송한 통지서. 사진=박신희 통신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영정책으로 각 도시들이 야외 활동에 대한 금지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사진은 베이징문화여유귝에서 각 문화예술 및 교육 단체들에 발송한 통지서. 사진=박신희 통신원

기업은 물론 소비자마저 경제적 타격 불가피

광동성의 선전시 봉쇄로 물품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애플을 조립 생산하는 대만의 폭스콘이 14일 선전에 있는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대만의 또 다른 애플 공급업체인 유니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선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집단 발생지인 동북 지린성 창춘에서도 대형 자동차 기업인 제일자동차의 5개 완성차 공장이 일제히 코로나19 통제에 영향을 받아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봉쇄 조치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봉쇄 장기화를 우려한 물품 사재기도 발생하고 있다. 상하이의 대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의 식품 판매대는 텅텅 비었고 창춘, 길림시 등의 대형마트에서도 채소 등의 물건들이 판매대가 빠르게 비워졌다.

중국은 지난 2년간 백신 접종을 높이는 동시에 봉쇄 조치와 대대적인 PCR 검사로 확진자 수의 급감 효과를 거뒀다. 사망자 수가 5천명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제로 코로나’정책이 성공적이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델타보다 전파력이 훨씬 높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는 더 이상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바이러스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강력한 봉쇄 조치로 경제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기업과 주민들의 불만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도시가 봉쇄되면서 물류 부족으로 인해 기업들이 공장을 멈추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은 선전시 봉쇄로 공장을 멈춘 애플 폭스콘 선전 공장. 사진출처=웨이보캡처
도시가 봉쇄되면서 물류 부족으로 인해 기업들이 공장을 멈추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은 선전시 봉쇄로 공장을 멈춘 애플 폭스콘 선전 공장. 사진출처=웨이보캡처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 유지 어려울 전망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시안은 올해 초 도시가 전면 봉쇄됐고 주민 1천 300만명은 주기적으로 PCR 전수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갑작스럽게 20일 이상 도시 봉쇄가 이어지면서 시안 주민들은 의료 서비스 및 식자재와 생필품 공급 부족을 겪었다. 

SNS에는 "빵으로 연명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배달원 출입이 통제돼 음식을 주문해도 받을 수가 없고, 생필품 구입도 원활하지 않다" 등의 불만들이 쏟아졌고 각종 루머도 양산됐다.

중국 전문가들은 비록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기로 발표했다 하더라도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이유로 중국인들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신뢰를 보이면서도 강력한 봉쇄정책에 대해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 우한이나 시안과는 달리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전국적으로 퍼질 경우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는 도저히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도시 봉쇄로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는 기업들의 손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 전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위드 코로나로 가는 상황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홀로 고립의 길을 택할 수만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현재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준비중인 시진핑 주석에게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 때문에 가능하다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코로나19 상황을 현재처럼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의 코로나19 상황을 뒤집어버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를 중국만 잡겠다고 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국제사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종식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결론 속에서 결국 언젠가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를 대량 양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콩 사태로 중국 정부도 마냥 코로나19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만 장담할 수는 없다는 상태에서 ‘제로 코로나’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중국 정부의 고심은 점점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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