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미국 전역 휘발유 가격 폭등에 패닉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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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미국 전역 휘발유 가격 폭등에 패닉상태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2.03.10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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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 주유소 휘발유 가격 ‘7달러’ … 인플레 공포↑
운전자들, 출퇴근과 장보기 외 운전 자제
권영일 객원기자 (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 (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미국 전역이 최근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가뜩이나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데다 휘발유 가격마저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와 관련, SNS에 우려의 글을 올리고 있다.

한 시민은 “캘리포니아(CA)에서 2년전 불과 휘발유 갤론당 1.89 달러를 지불했다”며, 5달러를 넘은 주유소 가격판을 인증 사진으로 올렸다. 또 다른 시민은 “전기차가 필요하다”고 글을 올렸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내 휘발유 가격은 최근 몇 주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최근14년 만에 갤런당 4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다.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LA 지역의 경우 일반용(Regular) 평균 가격은 7일(현지 시간) 갤런당 5달러 42센트를 기록했다.하지만 실제로는 5달러 후반대나 6달러를 넘어선 주유소들이 많다. 가장 저렴한 ‘일반(Regular)’용 휘발유 평균 가격이 5달러 42센트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LA 지역 한 주유소에서는 지난 주말 고급용인 ‘Premium’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7달러 29센트를 기록했다. 2주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주유소들이 갤런당 4달러대였다. 

뉴욕에서는 이달 초부터 일반용 휘발유를 갤런당 4달러가 넘는 가격에 판매하는 주유소가 속속 등장했다. 뉴욕에서 휘발유 값이 갤런당 4달러를 넘긴 것은 2014년 여름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미국에서 비교적 휘발유 가격이 싼 애틀랜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초 갤론당 3.09 달러를 유지하던 휘발유 가격이 2개월 만에 무려 1달러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2달러나 올랐다. 이에 따라 각 주유소에선 월요일 아침부터 주유를 하기 위한 차량행렬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조지아 애틀랜타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기 위한 차량들이 현지시각 9일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내 휘발유 가격이 말 그대로 폭등하고 있다.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조지아 애틀랜타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기 위한 차량들이 현지시각 9일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내 휘발유 가격이 말 그대로 폭등하고 있다.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실생활에 직격탄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야말로 패닉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출퇴근하거나 마켓에서 장보기 등 반드시 필요한 경우 외에는 자동차 사용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글로벌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여파이다. 산유국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산 원유가 국제시장에서 거의 퇴출 당하다시피 한 것이 공급난을 더 부추긴다고 JP 모건은 분석했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등의 여파로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불 난 데 부채질하는 꼴이다. 특히,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가 가속화되면서 공급망 붕괴, 물류 대란, 원자재 부족 등의 현상에 국제유가 급등세까지 겹치며 이른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업계 전반에 걸친 공급 차질로 전국 휘발유 가격은 상황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갤런당 4.5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면 아무래도 실생활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수밖에 없다고 주류언론들은 한결같이 우려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 급등이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공포를 키울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배럴 당 140달러 육박, 13년 8개월 만에 최고기록

이런 가운데 미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말 유가가 185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유가 급등이 지구촌 인플레이션 압력을 한층 더 높여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긴축을 가속화할 위험이 커진 것이다.

실제 국제 기준 가격인 런던 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주말 배럴당 140달러 근처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공급이 크게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경기정체가 함께 일어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위험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원유 수입국이자 수출국이다. 가격이 상승해도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이다. 따라서 높은 가솔린 가격은 가처분 소득의 감소로 이어지기 쉽고, 개인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휘발유 가격의 지속적 상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뜩이나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소비자들을 더욱 압박할 것이다.  이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민주당에게 치명적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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