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이후 '역머니무브' 가속화...'금값'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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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이후 '역머니무브' 가속화...'금값'도 들썩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3.04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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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요구불예금 한 달 사이 17조원 늘어
소비자물가상승률 5개월 연속 3%대…안전자산 선호 강화
은행으로 돈 몰리는 '역머니무브' 지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은행으로 돈이 몰려드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717조654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 말과 비교해 17조3254억원 늘어난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통장을 의미하며, 통상 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으로 취급된다.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식과 코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자 다시 은행으로 돈이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 안전자산 선호 강세 나타나

올해 금융시장은 다양한 변수들이 있어 한치 앞을 예상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먼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밝히면서 자산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빠지기 시작했다. 

높은 소비자물가도 변수다. 이날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을 찍으면서 정부는 당초 이달 종료하기로 했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를 다시 6개월 연기했다. 이에 따라 부실이 다시 가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는 금융권에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변수가 되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벌어진 전쟁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한 만큼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으며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식료품 비용의 오름세 역시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3.60달러(0.7%) 상승한 온스당 193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금값도 상승세다. 이날 한국금거래소 순금 1돈(24k, 3.75g)은 살 때 가격 32만3000원(VAT포함)으로 전 거래일 대비 1500원(0.46%) 상승했다. 이는 원유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부각돼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증가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예·적금 특판… "아직은 금리 덜 올라"

금리인상기가 다가오면서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은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대금리를 충족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최고 8%대 적금도 있어 관심을 모은다.

신협중앙회는 지난 3일 신한카드와 연계해 기본금리 2.5%에 우대금리 5.5%를 더해 최대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4차 '플러스정기적금'을 출시했다. 1년 만기에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부할 수 있다. 

신협 제휴 신한카드를 발급 후 발급월부터 6개월간 총 50만원 이상을 사용하거나, 발급월부터 6개월간 4회 이상 월 10만원 이상 사용하면 5.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아무 조건 없이 특별우대금리 0.70%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2.05%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예금을 출시했다. 'NH 더 행복한 동행 예금'인 이 상품은 2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3000억원 한도로 판매된다. 

다만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75%~2%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아직까지는 예·적금에 투자하기에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금융통화회의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가 1.5%로 오르더라도 긴축이 아니다"라며 "시장 예상과 한은의 예상이 큰 차이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면서도 "당장은 은행들이 수신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수신금리를 크게 올려서 돈을 끌어모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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