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다시 연준 위원들 발언에 무게…달러·원 1193~1206원 예상
상태바
[이번주 환율] 다시 연준 위원들 발언에 무게…달러·원 1193~1206원 예상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2.27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EU,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제재 계속해
연준 위원들 발언 지속되는 한 주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이 금융시장 불확실성 키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가운데 이번주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저지 등 당초 목표했던 바를 거의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에 있는 자산이 모두 동결된다. 

미국과 EU는 러시아의 주요 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올리고 첨단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내리는 등 매일같이 연이은 제재를 내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 24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전투 병력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전문가들은 상황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 EU의 구체적인 제재 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가 사후 처리과정에서 외교적인 접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최대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이 국면을 지나가고 나면 시장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8원 내린 120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193~1206원 대로 예측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경계감,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달러화의 견조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핵심은 결국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에 있다"며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며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시 아시아 신흥국의 달러 유동성이 악화되고, 이에 따른 통화가치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 긴축·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무게 쏠려

금융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스태그플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유가는 상승하는 반면 주가와 국채금리는 동시에 하락하고 있어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연준은 다음달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여기에 이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또한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단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연준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당초 연준 내부에서는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이상 올리는 '빅스텝'에 대한 전망이 힘을 잃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24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6월까지 1%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50bp 인상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 

월러 이사는 "앞으로 몇 주 동안 나오는 지표들이 '대단히 뜨거운(exceedingly hot)' 경제 현황을 계속 보여준다면 금리인상은 다음달 0.5%포인트로 개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반면 이제는 연준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며 "환율이 후퇴하기보다는 내리다가도 다시 올라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연준 지도부 중에서는 월러 이사가 가장 매파적이었다"며 "다른 위원들이 매파적인 얘기를 던지면 실제로 연준이 동조하는 컨센서스가 지난 몇 달 간 반복됐는데, 곧 있을 파월 의장 청문회에서도 이런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위원들 FOMC 앞두고 발언 예정…4일 미 고용보고서 발표

이번주는 FOMC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연준 인사들의 해석에 귀추가 주목될 예정이다. 

오는 2일에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3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4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연설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여기에 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 국정 연설과 2일 파월 의장 의회 청문회까지 예정돼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언급이 나올 전망이다. 이러한 발언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충돌로 인해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매우 높아지자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긴축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을 고려하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긴축 강도가 쉽게 완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자산시장의 가격 하락을 어느정도 용인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매파적인 스탠스를 더욱 강하게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파월 연준 의장이 의회 보고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상황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이에 계속해서 대응하겠다는 종전 입장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4일에는 미국 노동부의 12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여기서는 비농업고용, 실업률, 임금상승률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백 연구원은 "12월 고용보고서는 임금상승이 어느 정도로 강하게 나오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며 "최근 임금상승이 높게 나타나는 상황인데 상승폭이 특별히 줄어들지 않는다면 연준의 50bp 금리인상 주장에 힘을 더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