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에 불확실성 커진 금융시장…금리 인상시점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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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에 불확실성 커진 금융시장…금리 인상시점 빨라지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2.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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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로 국고채 금리 하락에 주담대 소폭 하락
기준금리는 계속 인상될 전망…연말 1.75~2.0% 예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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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대로 올릴 것이 확실시되면서 시장금리도 따라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우크라이나에 발발한 전쟁으로 인해 전날 국고채 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앞으로의 대출금리는 향방을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동결로)국내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일부분 완화됐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리스크로 시장은 한번 더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진 한편, 고물가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부각됨에 따라 미 연준이 예정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속도감 있는 통화 긴축 정책을 진행해갈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담대 일시적으로 4bp 하락…국고채·은행채 일제히 급락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81~5.75%로 전날(연 3.90~5.79%)보다 상단이 4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이는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고채는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면서 급락했다. 전날 국고채 3년물은 9.1bp 하락한 2.226%, 국고채 10년물은 9.9bp 하락한 2.624%를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고정형 금리를 산출하는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 역시 이와 관련해 전날 2.678%를 기록하면서 그 전일(2.762%)보다 8.4bp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은행채에 연동된 주담대 금리가 이날 소폭 하락한 것이다.

실제로 한 달에 한 번 고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연동되는 주담대 변동형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5일 3.42~5.18%로 전날과 같았다.

다만 국고채 금리는 이날 들어 어느 정도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1bp 오른 2.267%, 10년물 금리는 7.1bp 오른 2.69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내린 주담대 금리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전쟁 리스크로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지만, 같은 리스크로 금리가 향후 하방 압력을 받기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금리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남아있다 보니 주담대 금리 측면에서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고려 시 금리 더 올라…가계 이자부담 커져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민감도 역시 계속해서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국제사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4개월 연속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지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인 2.0%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경우 이번달에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지만 앞으로 더 올릴 것이 확실시된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올라서 1.5%가 되더라도 긴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연말 1.75~2.0%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이 총재는 "시장 예상이 금통위 예상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시장 기대가 합리적인 경제전망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금리는 본격적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골드만삭스는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고, JP모건도 내년엔 2.25%까지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18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가구당으로 따지면 연간 이자부담이 87만6000원 가량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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