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공포에 '파랗게 질린' 코스피...2.60%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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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전쟁 공포에 '파랗게 질린' 코스피...2.60% 폭락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2.24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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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發 경제 불확실성 커져
코스피, 70p 떨어지며 2648.80 마감
당분간 글로벌 주식시장 짓눌릴 것
“전쟁에 따른 인플레가 더 우려” 의견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4일 오후 코스피는 전날보다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9.12포인트(3.32%) 내린 848.21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파랗게 얼어붙었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매 현상이 가속화되자 우리나라도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개인들은 저가 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주축이 된 냉전 구도가 당분간 주식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고 본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보다는 이로 인한 글로벌 물가 상승 압박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스피 2.60% 급락…나스닥도 2% 넘게 하락해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30.25포인트(1.11%) 내린 2689.28에 출발해 낙폭을 키웠으며, 장중 2642.63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달 27일(2614.4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29.12포인트(3.32%) 내린 848.21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에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동안 6817억 원어치 물량을 내던졌고 기관도 4874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151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흡수했지만 하락을 막진 못했다. 

앞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 역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64.85포인트(1.38%) 하락한 3만3131.76에 장을 마쳤다. 이는 올 들어 최저 수준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79.26포인트(1.84%) 떨어진 4225.50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4.03포인트(2.57%) 내린 1만3037.49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영역에 진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분리주의 공화국들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며 “작전의 유일한 목표는 (돈바스의) 주민 보호”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러시아의 움직임에 외국이 간섭할 경우 러시아는 즉각 보복할 것이라면서 이는 그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예비군 징집에 나서는 등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됨에 따라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외출이나 야간통행이 금지되는 등 민간인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된다. 

미국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오늘 밤 안에 우크라이나를 전면침공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4시인 지금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24일 오전 2시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벨라루스에서 전차와 장갑차 등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한 모병소에 친(親)러시아 반군 조직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동원령에 따라 소집된 남성들이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한 모병소에 친(親)러시아 반군 조직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동원령에 따라 소집된 남성들이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러 ‘신냉전’에 글로벌 증시 여파…인플레이션도 문제

미국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데 이어서 24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장관 회담도 취소했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독립 승인과 군대 파병 명령을 침공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대러시아 제재에 나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 구도가 당분간 주식시장을 짓누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분쟁으로 인해 당분간 증시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면서도 실제 무력 충돌을 빚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러시아와 서방국 간 무력충돌 가능성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면서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단기에 변동성이 높아진 후 무력분쟁 가능성이 해소되면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금융시장 등락을 결정짓는 핵심변수로 볼 수 없다”며 “현재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과몰입된 상태라 이럴 때일수록 기초체력(펀더멘털) 변수와 그로 인한 변화 가능성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향후 증시에 더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국제유가 기준 북해 브렌트유는 23일 기준 배럴당 96.84달러로, 배럴당 100달러 시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 “금융시장 초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며, 관건은 향후 물가 영향”이라며 “우크라이나 위기는 ‘시한부형 위험’으로, 금융시장이 전쟁 가능성을 예상했고, 위험이 자산가격에 일부 반영됐으며 향후 전면전 확대 여부나 단기 또는 장기전 여부 등에 따라 시장에 추가 반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관건은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자극 여부”라며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공급 불안정은 기타 상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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