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탈출’ 아모레, 주가 추세전환인데…향후 전망 엇갈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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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탈출’ 아모레, 주가 추세전환인데…향후 전망 엇갈리는 이유는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2.10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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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하루 동안 시총 9천억↑
‘럭셔리와 온라인’ 전략으로 작년 호실적
증권가 대부분 투자의견, 목표주가 상향
일각에서는 “시장 기대 밑도는 실적”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부진을 털고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주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에 대해 다소 엇갈리는 기업 눈높이를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브랜드, 채널 다변화에 따른 국내외 체질 개선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매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아모레퍼시픽, 호실적에 주가 추세전환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보다 1만5000원(9.17%) 오른 1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월에 10% 가까이 빠져 투자자들의 원성을 불러일으켰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약 두달 만에 종가 기준 17만5000원대를 넘어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정확히 한 달 전만 해도 장중 14만4000원을 찍으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당시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에만 178억 원을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고, 기관 역시 약 9억 원 가량을 내던졌다. 

그랬던 외국인들이 하루 동안 358억 원을 사들였으며 기관 역시 310억 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급상승하자 개인들은 시세 차익을 위해 무려 66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가총액도 올해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은 10조4410억 원을 기록하며 전날 9조5636억 원에서 약 9000억 원가량 늘어났다. 한 달 전인 지난 1월10일에 비해서는 무려 1조5500억 원이 불어난 셈이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48위에서 39위로 올라섰다.

아모레퍼시픽 일주일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KRX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호실적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조8631억 원의 매출과 34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140.1%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1년차인 2020년도에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의류·화장품 등 사치품 구매를 줄였으나 2년차로 접어들면서 보복소비가 일어나자 화장품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국내 매출은 3조7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000억 원으로 무려 156.1% 증가했다. 

디지털 전환으로의 체질 개선으로 온라인 매출이 약 40% 성장하고 면세 채널에서 선전하며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 채널 믹스 및 전통 채널 영업이익의 개선으로 인해 전체 영업이익이 156% 높아졌다.

해외 매출도 1조8023억 원으로 3.3%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518억 원으로 190.4% 증가했다. 2020년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3% 하락한 179억 원으로 사실상 실적 쇼크 수준이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1040억 원이었다.

특히 중국에서 설화수 매출이 50% 증가했다. 자음생 등 고가 라인을 육성하고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등 ‘럭셔리와 온라인’ 투톱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된 것에 대한 타개책으로 설화수를 다시 한 번 내세웠다.

기타 아시아 지역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및 코로나19로 인한 휴점·단축영업 여파로 전반적인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북미에서는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아마존에 입점하는 등 판매 채널 다변화가 성과를 냈고, 유럽에서도 이니스프리가 세포라에 진출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증권가, 목표주가 상향 VS 하향…이유는?

모든 증권사들이 아모레퍼시픽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목표주가는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 대부분이 투자의견에 대해선 ‘매수’를 유지했음에도 목표주가 조정은 ‘상향’과 ‘하향’이 동시에 나타났다. 

KB증권과 유안타증권은 투자의견을 기존 ‘보유(Hold)’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기존보다 높였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1~2분기에 중국 이니스프리 점포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고정비 절감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는 연결 영업이익의 성장세 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화장품 영역에서 면세 부문은 27% 성장해 시장점유율이 상승했고 디지털도 50% 이상 성장해 독보적 성과를 보였다”며 “이번 실적은 디지털 대전환, 브랜드 강화로 국내 체질 개선이 돋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또한 이니스프리 구조조정을 가속화함에 따라 올해 중국 (시장의) 체질 개선이 기대되고,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방역 규제 완화 방안이 논의되는 등 리오프닝이 머지않아 보이는 만큼 시장 수요 상승 시 순수 국내 채널 점유율 1위인 아모레퍼시픽의 수혜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2021년 4분기 실적. 해외 사업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아모레퍼시픽 IR 홈페이지

반면 현대차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 매장 효율화에 따른 해외 매장 철수로 매출이 줄었으며, 판매관리비가 증가했다는 것이 이유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이니스프리 채널 효율화 작업에 따른 매장 수 감소로 매출 규모가 축소되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약 9%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판관비는 3조1571억 원으로 2020년도 3조238억 원보다 4.41%가량 증가했다.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은 65%다. 신 성장동력을 디지털 역량 강화로 꼽은 만큼 신제품 출시, 제품 리뉴얼, 캠페인 진행 등 다양한 사업 활동 전개 시 들어가는 마케팅비가 늘어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투자 의견에 대해서도 보유를 유지했다. ‘매도’ 의견을 공격적으로 내지 않는 국내 증권가에서 투자의견 보유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해석되곤 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며 “2020년 4분기 희망퇴직 관련 85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부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지금 주가는 29.7배 수준”이라며 “이니스프리 정비 시간이 필요하고, 설화수의 꾸준한 성장에도 중국 성장 둔화에 따른 수익성 부담이 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K뷰티를 이끄는 또 다른 강자 LG생활건강은 이날 종가 기준 97만4000원으로 전일 대비 0.62% 소폭 상승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8조915억 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2896억 원으로 5.6% 늘었다. 

다만 화장품 사업 부진으로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2조231억 원, 영업이익은 5.9% 감소한 241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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