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도시바, '기업해체'로 급선회?..."분할계획 변경·자회사는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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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도시바, '기업해체'로 급선회?..."분할계획 변경·자회사는 매각"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2.02.06 11:1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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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3사 분할 안을 갑자기 2사 분할 안으로 변경
막대한 분할 자금 조달을 위해 자회사들까지 매각하기로
일부 대주주들이 기존 개편안에 강력 반발
대주주들의 반발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 나와
이번 개편안에 도시바 내부에서마저 회의론 나와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오피니언뉴스=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도시바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했던 회사를 3개사로 분할하는 안을 철회했다.

도시바는 기업분할 발표 3개월여만에 3개에서 2개로 분할하기로 변경하고, 기업분할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선 기존의 자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갑자기 기업분할 방안을 변경한 것에 대해  회사를 3개로 분할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현지언론과 소액주주들은 도시바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3개로 기업분할에 대해  대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피하기위해 수정안을 갑자기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도시바의 해체에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며 한탄하는 한편, 기술 유출로 인한 경제 안보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의 대표 기업 ‘도시바’가 사업 재편을 위해 일본 대기업 중 처음으로, 회사를 3개로 나눌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시바, 3분할이 아니라 2분할 계획도 검토’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4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TV도쿄 BIZ’. 사진=TV도쿄화면 캡처.
‘도시바, 3분할이 아니라 2분할 계획도 검토’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4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TV도쿄 BIZ’. 사진=TV도쿄화면 캡처.

이에 관해 도시바 측은 인프라에서 반도체까지 투자 사이클이 다른 다양한 사업을 안고 있는 것이 신속한 경영판단에 방해가 되고 있는 것 등을 이유로 회사를 3개로 나누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일본 모든 공중파 방송의 메인 뉴스에서 비중 있게 보도했고, 일본 유력 언론들도 사실상 그룹 해체라며 대대적으로 다뤄 파장의 크기를 짐작게 했다.

한편, 쓰나가와 회장은 사실상 그룹 해체라는 반응을 의식해서인지 “해체가 아닌 미래를 위한 진화”라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하고 싶다”라고 역설했다.

또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한 선택사항을 검토했다. 이사회는 이번 선택이 최선이라고 결론지었다”라며 분할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지난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시바가 회사를 3개로 나누는 안을 철회하고 2사 분할 안으로 재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했고, 관련 소식을 다른 일본 언론들도 크게 다루며 일본 사회에 다시 한번 파문이 일고 있다. 

도시바는 애당초 발전소나 철도·산업용 시스템 등의 ▲인프라 서비스 기업, 반도체와 대용량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아날로그 집적회로 등의 ▲디바이스 기업, 도시바테크 등의 주식 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도시바로 분할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회사 분할 방침에 일부 대주주들이 수익 향상 전망이 전혀 보이지 않은 것은 물론, 작은 도시바를 3개 만드는 꼴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게다가 회사를 3개로 나누게 되면 수백에서 수천억 엔의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도시바, 2위와 3위 대주주 펀드로부터 “3분할 안”에 반대가 이어져’라는 자막과 함께 4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도시바, 2위와 3위 대주주 펀드로부터 “3분할 안”에 반대가 이어져’라는 자막과 함께 4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이에 도시바는 분할비용을 줄여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며, 도시바 본체와 반도체 부문 등 사업부문을 2개로 나눈다는 방침을 이번에 새롭게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방침 변경은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보다는 경영자들이 이른바 ‘할 말 하는 대주주’의 반발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사 분할을 위해서는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일부 대주주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3분의 2의 찬성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도시바의 관계자가 언론 취재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방침 변경과 함께 도시바 측이 산업 경쟁력 강화법의 특례 조치를 연내에 신청할 것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회사 분할에는 주주 총회의 특별 결의가 필요하지만, 특례 조치가 인정되면 보통 결의로 주주 2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분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시바는 회사 분할로 들어갈 막대한 비용 충당을 위해 에어컨과 엘리베이터, 조명 등의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매각 대상 검토, 도시바 엘리베이터, 도시바 캐리어, 도시마 라이팅 등’이라는 자막과 함께 4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매각 대상 검토, 도시바 엘리베이터, 도시바 캐리어, 도시마 라이팅 등’이라는 자막과 함께 4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이런 상황에 관해 4일, 로이터 통신의 취재에 응한 한 익명의 대주주는 ‘도시바 전략 위원회는 회사 3분할을 제안했지만, 3분할의 경우 주총에서 3분의 2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3분의2 동의를 얻기가 힘들다고 판단한 경영진이 자기들 편의를 위해 과반이상 동의만 얻어도 가능한 2분할 안으로 재검토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주주가 경영진의 설명 책임 결여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날,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인 ‘WBS’는 ‘도시바의 경영이 표류하고 있다. 투자가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도시바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니혼TV 뉴스에서는 일련의 상황에 관해 도시바를 둘러싸고 이른바 ‘할 말 하는 주주’라고 불리는 해외 펀드가 다수 있어, 주주에의 이익 환원이 항상 요구되는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일본 네티즌들은 ‘도시바가 계속 해체되어 갈 뿐이야’, ‘여러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응원한다. 외국 자본에 지지 말라’, ‘경제 안보는 어떻게 되는 거야? 자회사를 어느 회사에 매각하느냐에 따라 심각성이 달라질 것이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일본의 자랑이었던 기업들이 잇따라 외국 자본에 매각되는 현실을 한탄하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한편, 도시바는 4일 밤, ‘보도된 계획 개선과 포트폴리오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7일과 8일에 열리는 경영 방침 설명회에서 쓰나가와 회장이 회사 분할 방침과 진척 상황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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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철원 2022-02-12 10:44:48
좋은정보 고맙습니다~

박고조 2022-02-07 07:45:08
도시바 매각 팔저요

이현중 2022-02-06 14:02:31
그 도시바가 저렇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