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막히자 기업대출로…3%금리·1억원 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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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막히자 기업대출로…3%금리·1억원 한도 나왔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2.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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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불황으로 한계에 다다른 소매금융 대신 기업대출로 선회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기업대출 소폭 증가
개인사업자 대상 정책금융상품·은행별 신상품에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연초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선회하는 추세다.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소매금융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635조8878억원에서 644조618억원으로 8조1740억원(1.28%) 증가했다.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은 올해 개인사업자(소호)·중소기업·대기업 대출 등 기업대출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주요 시중은행 역시 조직을 개편하고 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업금융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인터넷은행까지 가세하면서 기업대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계속 수요가 있겠지만 금융당국의 총량관리 때문에 적극적인 영업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은행들은 기업대출 등을 통해 별도의 수익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이달 중 개인사업자대출 출시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자영업자에 돈을 빌려주는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이달 중 기업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토스뱅크가 내놓는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는 연 3%대 초중반, 한도는 1억원 수준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운전자금대출로 연소득 1000만원 이상, 사업기간 1년 이상 사업자가 대상이다. 

타 인터넷은행들도 연내 개인사업자 대출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케이뱅크 역시 올해 안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은 인터넷은행들의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져야 가능하고, 대기업 대출은 인터넷전문은행법상 불가능하다"며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시작해 장기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이처럼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규제와 불황 등으로 인해 올해 가계대출 시장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3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 말의 709조528억원보다 1조3634억원 적은 수준으로, 주택 거래감소와 금리 인상 등으로 주담대 증가세가 주춤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은행권, 기업상품 출시·조직개편 통해 기업금융 강화

은행들은 기업과 자영업자 대상 대출 상품을 늘리는 동시에 조직을 개편해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경우 수도권 기업금융센터를 기존 49곳에서 65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설자금 마케팅을 강화해 우량기업 고객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업상품도 신규 출시했다. 농협은행의 'NH기업성장론'은 산업별 위험수준에 따라 개별산업에 부여한 산업관리등급, 하나로기업고객등급 등에 따라 대출한도를 우대하고 매출액과 누적수주계약 증가, 시설자금 중 자기자금비중 등에 따라 최대 1.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기업영업력 강화를 위해 SRM(Senior Relationship Manager) 제도와 기업영업단장 제도를 도입했다. SRM 제도는 역량이 우수한 직원이 부서장급으로 승진해도 지속적인 영업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업영업단장 제도는 지역본부별로 상주하는 기업영업단장이 본부 내 기업 영업을 지휘하며 후배 직원들의 기업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은 배달앱 플랫폼 '땡겨요' 입점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떙겨요 사업자 대출'을 이달 출시하기도 했다. 

KB금융의 경우 기업대출 목표치를 전년 증가율 대비 200%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가계대출에서 성장 제한이 예상된다"며 "기업금융과 캐피탈 시장 영역에서 성장 활로를 모색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대상 정책금융상품 주목…창업자금 최대 7000만원 한도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든 개인사업자라면 토스뱅크의 신상품 이외에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서민금융상품이 대출 절벽을 헤쳐나가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정책 서민금융상품으로는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창업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미소금융 운영시설자금 ▲미소금융 창업자금 ▲자영업자 햇살론이다.

미소금융 운영시설자금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또는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 근로장려금 수급자 중 하나의 요건을 충족하는 자영업자나 무등록사업자가 이용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최대 2000만원(무등록사업자 500만원)으로 금리는 2.0~4.5%다. 

위와 동일한 조건을 가지고 창업을 할 경우 미소금융 창업자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금리는 2.0~4.5%이며 대출한도는 최대 7000만원이다. 

자영업자 햇살론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평점이 하위 20% 이하인 차주를 대상으로 한다. 운영자금은 2000만원, 창업자금은 5000만원까지 한도를 제공한다. 고금리채무 대환자금은 3000만원 이내로 제공한다. 금리는 10.5%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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