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떠나는 외국인, 한달새 3조원 팔았다…'2차 하락'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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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증시 떠나는 외국인, 한달새 3조원 팔았다…'2차 하락' 우려도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2.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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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외인·기관 약 7조원 매도
개인은 7조원 사들이며 물량 전부 받아

코스피 하락은 못 막아…13년만 최대 감소폭
증권가 “코스피 2500선까지 밀릴 수 있어”
“2차 하락 추세 전개 가능성 높다” 전망
코스피지수가 1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314.31포인트)을 보인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한 달 새 3조 원이 넘는 금액을 뺐다.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한 달 사이 3조 원이 넘는 금액을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긴축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예고된 만큼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코스피가 13년 만에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하자 외국인들의 투심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은 7조 원 넘게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인·기관, 1월에만 7조원 매도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부터 지난 3일까지 한 달간 외국인은 국내 상장사 주식 3조4466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12월에만 3조6775억 원, 3조4043억 원을 사들였지만 1월엔 달랐다. 

기관도 마찬가지였다. 연기금, 사모펀드 등을 포함한 기관들 역시 한 달 새 약 3조4633억 원을 팔아치우며 급락장을 주도했다. 기관은 전 달인 12월만해도 4조 원 이상을 사들였지만 한 달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개인은 무려 7조1171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의 추가적인 하락을 방어하고 나섰다. 특히 개인은 한 달간 주가 25.68% 빠진 카카오를 1조2436억 원어치 사들이며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했다. 이밖에 7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한 삼성전자와 52주 신저점을 찍은 네이버도 1조 원 넘게 사들였다.

다만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44포인트(1.57%) 오른 2750.26으로 거래를 마치며 상승 마감했다. 전날 3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1.7% 오른 2707.8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2600선까지 추락한 이후 2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으로 다시 2700선을 넘어섰다.

이번 코스피 상승은 국내 증시가 휴장했던 설 연휴 기간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이어간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틀간 개인은 약 5700억 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00억 원, 3400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급락 요인 중 하나였던 통화정책 부담이 연휴 기간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개선됐다”며 “이번 반등은 펀더멘털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낙폭 과대에 대한 인식 속에 1월 FOMC 이후 과민반응에 대한 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개월간 코스피지수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KRX

미국發 긴축 공포에…최대 낙폭 코스피, 상승 가능할까

코스피가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긴 했지만 지난해 11월 3000선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이를 회복할 정도의 추세적인 반등세는 시간이 더 지나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1월 한 달간 낙폭이 무려 314.31포인트에 달한다. 

이는 2008년 10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불거진 2018년 10월(-313.38포인트)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본격 확산세를 보인 2020년 3월(-232.37포인트)보다도 낙폭이 큰 수준이다.

가장 큰 이유로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강력한 긴축 시그널 때문이다.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달러 가치가 높아져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회귀하는 ‘머니 무브(자금 이동)’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통화정책은 시장을 좌우하는 가장 큰 흐름 중 하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도 투심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제 유가가 7년여 만에 배럴당 90달러선을 찍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연승 한화자산운용 채널컨설팅센터장은 “양적 긴축 사이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주식 매도 등이 시장에 많이 반영됐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보면 반등 시점이 됐다”면서도 “바닥으로 보기는 어렵고 변동성이 계속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가 최대 25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지수 밴드를 2500~2950포인트로 재산정한다”며 “올해 우리 증시가 통화정책 긴축이 이뤄졌던 2018년 상반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발표에 따라 증시가 2차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따라 미국이 오는 3월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하고 있는 경기와 통화정책 간의 엇갈린 흐름은 지속되고 있고, 미스매치 국면에서 둘 간의 간극은 확대되고 있다”며 “이달은 코로나 확진자 증으로 인한 경제지표 부진이 불가피해, 통화정책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기불안이 가중될 전망이므로 2차 하락 추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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