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커넥티드카 시대...車 업계의 통신망 사용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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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커넥티드카 시대...車 업계의 통신망 사용료는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2.03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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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48개 통신 업체, 日 완성차 3사에 기술특허료 요구
도요타·혼다·닛산 등 연 기술특허료 2100억원 규모 추산
韓 정부, 현대차·벤츠·테슬라 등에 전파 사용료 징수 추진
현대자동차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자 2020년 2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파 사용료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현대차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연 2100억 원의 특허료를 내라."

미국 퀄컴과 핀란드 노키아, 일본 NTT를 비롯한 세계 48개 통신 업체가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3대 자동차 메이커에 커넥티드 카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요구했다. 매년 2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커넥티드 카 시장에서 일본 회사들은 특허료만 연간 100억~200억엔(약 1050억~2100억원)을 지불할 상황에 내몰렸다.

퀄컴과 에릭슨 등 세계 48개 통신 업체가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1대당 15달러의 기술 특허료를 요구했다. 사진ㅣAP=연합뉴스

"1대당 15달러씩 특허료 내라"

1일 닛케이아시아는 "아반시가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에 커넥티드 카 1대당 15달러씩 기술 특허료를 내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아반시는 퀄컴과 에릭슨 등 세계 48개 통신 업체가 참여하는 사물인터넷(loT) 기술 특허협력체다. 커넥티드 카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스마트폰 등 다른 전자기기와 연결이 가능한 차를 말한다. 

시장 조사 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20억 달러 규모였던 커넥티드 카 시장은 연평균 17.1% 성장해 2030년이면 3451억 달러(약 41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업체들이 특허료를 내게 되면 비용만 연간 최대 200억엔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차량 내 기기가 외부 통신망과 빠르게 접속할 수 있도록 돕는 커넥티드 카 기술 특허의 70%를 아반시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가령 올해 1029만대 판매 목표를 내건 도요타가 모든 차에 커넥티드 카 관련 기술을 탑재한다면 특허료만 연간 순이익의 0.7%에 해당하는 180억엔(약 190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자동차 업체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소프트웨어 개발에 뒤쳐져 있다"면서 "커넥티드 카 등 미래차 산업을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반시는 올해 안에 5G와 관련해서도 자동차 업체들에 특허사용료 협상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닛켓이아시아는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

알뜰폰 사업자로 변신한 현대차·테슬라·벤츠

특허 사용료까지는 아니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까지 통신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를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커넥티드 카로 구현하기 위해선 이동통신 서비스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또한 자율주행과 각종 온라인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통신망으로 자동차와 주변 사물을 연결해야 한다. 

현대차와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이를 위해 알뜰폰 회선을 사용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 업체들이 사용 중인 알뜰폰 회선은 약 300만개다. 현대차가 141만개, 벤츠코리아가 25만개, 기아가 18만개를 확보했고, 테슬라도 1만5000개의 알뜬폰 회선을 갖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현재 이동통신사의 회선을 빌려쓰고 있지만 앞으로 자체 통신망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지구 상공에 수 많은 소형 위성을 띄워 전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슬라의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우주 인터넷을 활용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테슬라의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약 50%의 차량이 커넥티드 기능을 갖추고 있다. 2030년에는 9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차량 관제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행정보 같은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차량 내 간편 결제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공지능 기반 음성 인식 비서와 카카오페가 결합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진화하는 커넥티드 카와 자율주행 기술에 발맞춰 현대차를 비롯해 테슬라와 벤츠 등 국내외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은 알뜬폰 사업자로 변신해 저렴한 비용으로 통신망을 활용하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기업 참여로 경쟁을 활성화해 소비자의 통신부 부담을 낮추겠다는 알뜰폰 도입 취지에 맞게 완성차 업체에도 통신망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발표한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 따르면 완성차 업계의 참여로 늘어나는 데이터 회선에 과금한다. 정부는 지난해 20%를 시작으로 올해 50%, 2030년부터 100%를 전파 사용료를 징수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차량관제용 사물지능통신(loT) 회선 수는 2018년 12월 23만8955에서 2019년 12월 25만1667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2020년 10월 196만3606으로 급증했다. 이어 지난해 9월 기준 298만8187개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커넥티드 카와 자율주행 관련 기술 수요가 급증한 여파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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