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美 소비자 물가 불안...생필품 가격 올해도 줄줄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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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美 소비자 물가 불안...생필품 가격 올해도 줄줄이 인상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2.02.0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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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비용 급증-가격인상 악순환
맥도날드, 1달러매장 달러트리 등...
생필품 가격 줄줄이 인상 예고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미국 생활필수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대표적 저가 생필품 유통업체인 달러 트리(Dollar Tree)가 올 초 가격을 25% 인상한데 이어,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도 또 다시 가격인상을 시사했다. 올해 비용 상승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이에 뒤질 세라 유니레버, 킴벌리 클라크 등 미국의 생활용품업체들도 앞다퉈 비용증가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고 있다. 프록터앤드갬블(P&G)은 올해 제품 가격을 추가로 올린다고 주류 언론들은 최근 보도했다.

미국 주요 업체들의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원자재와 인건비, 물류비 등 각종 생산 비용이 계속 상승하는 데 따른 조치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아닌 게 아니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020년 같은 기간보다 9.7%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1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이 같은 생산비용 증가는 다시 임금과 비용의 상승, 가격인상과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경제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
실재 사업주들은 비용상승의 상당부분을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인상으로 넘기고 있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은 더 많은 임금과 복지혜택을 받았으나 물가가 뛰는 바람에 실질 혜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경제전문언론인 CNBC 방송은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의 여파로 운임과 원자재 가격, 인건비가 상승한 탓에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트리, 1달러 가격 정책 포기

달러 트리의 경우 제품 가격을 1.2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 여파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35년간 1달러룰 고수해왔다. 

약 8000 곳에 달하는 달러 트리 매장은 올해 1분기 이내로 제품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미 2000여곳 이상은 올 초부터 새 가격을 도입했다. 

회사측은 이번 가격 인상은 가파른 운임 상승을 상쇄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틀랜타 소재 한 달러 트리  매장 진열대엔 1달러 대신 1.25달러 가격표가 붙어있다. 달러 트리는 최근 생산 비용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25%나 올렸다.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애틀랜타 소재 한 달러 트리 매장 진열대엔 1달러 대신 1.25달러 가격표가 붙어있다. 달러 트리는 최근 생산 비용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25%나 올렸다.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마이클 위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 “이번 가격인상은 우리 조직에 있어 기억할 만한 발걸음”이라며 “올해 매출 총이익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회사는 1986년 창사이래 그동안 가격 인상 압력에도 회사명에 ‘달러’라는 이름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35년간 1달러 가격 정책을 ‘신성불가침’의 원칙처럼 고수했다.

맥도날드 너마저?

대표적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가격인상을 예고 했다. 이 회사는 이미 6% 인상한 바 있다. 시급을 10%이상 올렸고, 자재값도 크게 상승한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케빈 오잔 맥도날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예상치를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식재료, 포장지 및 기타 비용 상승률이 전년 대비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맥도날드 매장. 맥도날드도 최근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맥도날드 매장. 맥도날드도 최근 가격인상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맥도날드의 미국 메뉴 가격은 인건비, 식재료, 포장비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연간 기준 6% 올랐다. 

회사측은 오미크론 확산세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인력 부족 및 공급망 차질을 빚어,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체인점들은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이동 서비스로 전환하며 대처하고 있다. 실제 맥도날드는 각 매장 직원 수가 부족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평균 10%가량 영업시간이 줄었다고 밝혔다. 

P&G도 가격 인상 대열 동참

P&G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존 몰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오는 2월28일부터 ‘타이드’ 상표 세제와 ‘다우니’ 상표 섬유유연제와 같은 섬유 관련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4월 중순부터 개인 건강용품 가격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유통업체들에 통보했다. 회사 임원들은 제품 가격 인상이 올해 내내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P&G는 지난해 여러 차례 소비자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기저귀를 비롯한 아기용품과 스킨케어 등 10개 부문 제품 가격을 이미 인상했으며, 미국 시장뿐 아니라 일부 해외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4분기 P&G의 소비자 가격은 평균 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매출 성장분의 절반에 해당한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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