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환율 1200원 돌파, 현대차·기아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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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환율 1200원 돌파, 현대차·기아는 웃는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1.27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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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FOMC 3월 긴축 가속 시사
원·달러 환율 '마지노선' 1200원 돌파
현대차그룹 강달러 효과, 판매 믹스 개선
현대차그룹, 판매·이익률 줄줄이 상향
27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돌파한 가운데 수출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 자동차와 반도체는 반색하는 반면 정유와 항공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역대급 지난해 한 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며 강달러와 원화약세 시대 반등을 이끌었다. 원·달러 환율 1200원을 사이에 두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2022년, 현대차와 기아에 긍정적 시그널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FOMC "금리 더 빨리 올린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시작한다고 강력한 어조로 시사했다. 이 여파로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200원을 돌파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원 오른 120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11시20분 현재 1203원까지 치솟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있고 노동시장도 강하다"며 "3월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으며 고용시장의 회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올릴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와 강한 노동시장을 감안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FOMC 결과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매파(긴축 선호)'적 성향의 연준이 올해 4~7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긴축 속도를 높이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덩달아 상승해 '강(强)달러' 기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56% 오른 96.465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1973년을 기준점 100으로 보고 달러 가치가 이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달러 가치 상승, 낮으면 달러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해석한다. 다만 달러 가치가 80에서 90을 넘어 100으로 상승하고 있다면 달러의 가치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작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급 실적 작성한 현대차와 기아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기아와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지난해 한 해 영업익은 6조6789억원으로 2020년보다 178.9%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117조6106억원으로 2020년 대비 13.1% 증가했고, 순이익은 5조6931억원으로 195.8%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장기화 영향으로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판매 믹스 개선과 환율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은 지난해 12월부터는 개선되고 있으나 올해 1분기까지는 일부 품목의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아 역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5조657억원으로 전년보다 145.1% 증가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후 최대 실적이다. 기존 최대 실적은 2012년의 3조522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7.3%로 2012년 7.5% 이후 역대 최고다. 순이익은 4조7603억원으로 전년보다 220% 증가했다. 매출은 69조8624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0년 59조1681억원보다 18.1% 증가했다. 

기아 관계자는 "2020년 품질 비용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 판매량 확대 및 믹스 개선과 이에 따른 대당 판매 가격 상승, 인센티브 축소 등 전반적인 수익성 체질 개선의 선순환이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울산항에서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현대차들. 사진제공=현대차

강달러 시대, 환율 효과 '톡톡'…실적 개선 기대

주목할 건 판매 믹스 개선이다. 판매 믹스는 각 제품의 개별 판매를 총 판매와 비교한 것으로 제품을 판매 할 때 회사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거나 얻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지표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눈에 띄는 판매 믹스 개선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은 환율 효과가 컸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증가 그리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인기 등이 실적 확대를 견인했다. 원화 약세로 신차 출시를 통한 이익이 기대치를 웃돌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원·달러 환율 변화 추이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1월4일 1082.1원으로 문을 연 원·달러 환율은 같은 해 10월12일 1198.8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2월30일 1188.8원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보다는 기아가 원화 약세에 따른 수혜를 더 많이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국외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비중아 작아 환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체 글로벌 판매에서 국외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차는 60%, 기아는 40%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판매량과 매출, 영업이익률을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 올해 목표는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 목표를 국내 73만2000대, 해외 359만1000대를 더한 총 432만3000대로 수립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늘어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와 SUV(스포츠유틸리치차량)의 비중 50% 이상을 목표로 세웠으며 GV70 EV와 아이오닉 6 등 전기차 라인업 강화를 통해 현재 16% 수준인 친환경차 비중도 22% 상향을 추진한다. 그랜저 풀체인치 모델 출시도 하반기 예정돼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상반기 팰리세이드 상품성 개선 모델과 하반기 아이오닉 6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네시스 GV60, G80 EV, GV70 EV를 순차 출시하는 등 미국 친환경차 판매를 작년보다 약 45%, 제네시스의 경우 7%가량 성장시킬 계획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비중을 40% 수준까지 확대하고 인도에서는 연내 1공장 증량과 함께 2분기 베뉴 상품성개선 모델을 출시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라인업 효율화와 고정비 절감을 통한 체질 개선 역량 확보에 집중하는 동시에 G90, GV70 EV 및 GV60를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는 크레타 생산을 시작했고 오는 3월 중 인도네시아 최초 전기차 양산 모델인 아이오닉 5를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동시에 매출액 5.5~6.5% 성장과 영업이익률은 5.5~6.5%를 목표로 내세웠다. 투자 규모는 올해 모두 9조2000억원이다. 

기아 또한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13.5% 증가한 315만대로 제시했다. 국내에선 5.0% 늘어난 56만2000대, 국외에선 15.5% 늘어난 258만8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올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아는 고수익 RV 중심 판매를 이어가며 1분기에 전용 전기차 EV6의 미국 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에는 신형 니로의 해외 판매도 본격 추진한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는 83조1000억원과 6조5000억원, 영업이익률은 7.8%로 잡았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0%, 영업이익은 27.3%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7.3%에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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