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바이든1년, 확바뀐 이민정책...40일만 영주권발급 '태권도사범' 사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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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바이든1년, 확바뀐 이민정책...40일만 영주권발급 '태권도사범' 사례도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2.01.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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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재 유치위해 비자 프로그램 방식 변경
한인 태권도사범, 40여일만에 영주권 받기도
'과학인재' 문호 재개방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A씨는 태권도 사범이다. E2(비이민 투자) 비자로 미국 애틀랜타로 건너왔으나, 단 40여 일만에 영주권을 받았다. 빨라도 신청 후 2년은 족히 걸리는 미국 영주권 취득이다.

그가 서울 거주 당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모 선수의 코치였다는 것이 주된 자격이다. 이처럼 최근 미국정부는 분야를 막론하고 유능한 해외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다. 일반 이민자에 대해서는 빗장을 걸면서도 인재들에게는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과학기술분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 수상자의 상당수가 이민자 출신이다. 지난해 노벨생리학·의학상을 받은 두 과학자도 이민자이다. 

미국정책재단에 의하면, 지난 1901년 이후 2021년까지 120년간 배출된 미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 311명 가운데 35%인 109명이 이민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독일의 과학기술자를 대거 망명시킨 일화는 전설로 남아있다. 이 때 폰 브라운 박사 등 유명 과학자들이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은 이어 1960년대 이민법을 정비, 국적 할당제를 폐지했다.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비자를 대거 개방한 것은 물론이다. 미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가운데 이민자를 자주 발견할 수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을 철회하는 법안 마련에 돌입했고 최근 과학부문을 비롯한 체육부문까지 확대 전문인재에 대한 문호를 확대한 이민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을 철회하는 법안 마련에 돌입했고 최근 과학부문을 비롯한 체육부문까지 확대 전문인재에 대한 문호를 확대한 이민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TEM 분야 학생과 전문가 혜택 늘려

조 바이든 행정부도 최근 외국인 학생과 전문가들이 장기간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정책안을 마련했다. 고급 인력난 해소 방안의 하나다. 해외의 과학 인재 유치를 위해 비자 프로그램 운영 방식 등을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주 대상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유학생과 전문가들이다. 현재 외국인 유학생들은 졸업 후 1년간 미국 내 취업을 할 수 있지만, STEM 분야 전공생의 경우 그 기간을 3년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STEM 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학위 종류도 22개나 더 추가했다.

이민 당국은J-1(비이민 교환방문) 비자를 소지한 STEM 분야 학생들이 미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기간도 3년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행 이민법은 최장 18개월까지 취업이 가능하다. 

또 J-1 비자를 가진 과학 분야 연구자들에게도 앞으로 취업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고숙련 전문가를 위한 H-1B 비자는 비자 한도가 있어, 항상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STEM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의 약자로 미국에서 외국학생들의 STEM 관련 전공자는 취업비자, 영주권 등 많은 혜택을 주는 제도다. 스템분야로 인정받는 전공리스트들은 ICE(이민세관집행국)의 웹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진=ICE홈페이지 캡처
STEM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의 약자로 미국에서 외국학생들의 STEM 관련 전공자는 취업비자, 영주권 등 많은 혜택을 주는 제도다. 스템분야로 인정받는 전공리스트들은 ICE(이민세관집행국)의 웹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진=ICE홈페이지 캡처

게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는 STEM 분야의 전문가들이 특기자를 위한 O-1 비자를 신청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른바 ‘아인슈타인 비자’로 불리는 O-1은 비자를 얻기가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나, 한도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이 같은 정책 변경은 코로나 19 팬데믹의 장기화와 맞물려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인력난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실제 지난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이 분야 유학생들이 20%나 급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국의 비자 제도가 지나치게 까다로워지자, 유학생들은 캐나다나 호주처럼 영어를 기본 언어로 사용하면서 교육비가 저렴하고 영주권 취득이 다소 쉬운 국가를 선택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로 여기는 중국이 STEM 분야에서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고학력자를 배출하는 현실도 감안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한국인 전문직 전용 비자 성사될까?

이런 가운데 한국 국적 인재들에게 한 해 1만 5000개의 취업비자를 제공하려는 ‘파트너 위드 코리아’ 법안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지한파 연방의원들의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공동의장 제리 코널리)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17 차 회기에도 버지니아 지역구 제리 코널리 하원의원(민주당)과 한국계 연방하원인 영 김 의원(공화당)이 공동 제안, 초당적으로 추진됐다. 

‘파트너 위드 코리아’는 한국인 전문직 인재들에게 한해 1만 5000개의 E-4(특별취업이민) 비자를 발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국인 전문직 전용 취업비자는 지난 2012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시행에 들어갔을 때 이미 약속된 것이다. 하지만 뒷심 부족 등으로 아직까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FTA를 맺은 국가들에게 취업비자의 수를 보장·할당하고 있다. 그 나라 인력들의 미국취업을 돕기 위해서다. 미 연방정부는 싱가포르에게 H1B 비자 5400개를 배당했다. 칠레와 호주에게도 각각 1400개, 1만5000개에 이르는 E-3비자를 개설했다. 따라서 머지않은 미래 '파트너 위드 코리아'법안이 통과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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