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D-1’ LG엔솔, 투자자들은 ‘따상’ 기대…침체된 시장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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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D-1’ LG엔솔, 투자자들은 ‘따상’ 기대…침체된 시장이 변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26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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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IPO초대어 LG엔솔 상장
따상 시 주가 78만원…시총 2위
증권가, 주가 43만원 수준으로 측정
몸집 너무 커 변동성 클 가능성↓
최근 투자시장 분위기 침체도 한 몫
코스피·코스닥지수 또 하락 마감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국내 IPO(기업공개)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청약 증거금만 114조 원이 넘은 데다 청약 건수는 440만 건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인기몰이를 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27일인 상장 첫날 LG에너지솔루션이 ‘따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에 쏠려있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이 따상을 하게 되면 상장 첫날 주가는 78만 원으로 형성된다. 따상은 상장 당일 공모가 2배로 시작해서 이후 30% 상한가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모가 30만 원의 2배인 60만 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30% 더 올라 최고 78만 원까지 찍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직후 유통되는 물량이 적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이 상장한 후 단기 주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인데,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직후 유통되는 물량이 전체 중 14.53%(3400만주)밖에 안 된다.

나머지 85.47%는 최대주주인 LG화학과 우리사주조합 물량 등 보호예수 물량으로 묶였다.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은 갖춰진 편이다. 여기에 기관투자자들의 77.4%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는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했기 때문에 실제 유통주식은 전체의 10%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코스피200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비중에 따라 주가가 어떻든 간에 주식을 사들여 편입 종목을 조정해야 하므로 추가적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일어난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시가총액이 큰데 반해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기 때문에 상장 당일 코스피 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주요 투자 주체들의 매수세에 주가는 일시적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따상’ 어렵단 전망도…세계 1위보다 몸값 높아져

다만 일각에서는 따상까지 주가가 치솟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기준으로만 이미 시총 70조2000억 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코스피 시총 3위에 오르기 때문에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 이유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공모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총 3위에 오를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다. 몸집이 큰 대형주일수록 주가가 가파르게 오를 만큼의 변동성이 크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시총을 100조 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높은 시총을 전망한 한국투자증권은 140조 원, NH투자증권이 101조 원, 삼성증권과 SK증권이 100조 원을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은 98조 원으로 추정했다. 100조 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1주당 주가가 43만 원을 넘어서지 않을 때 가능한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시총 범위는 63조~120조 원으로 주당 가격은 27~51만 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한 평균치는 시총 92조 원, 1주당 39만 원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51만원(시가총액 기준 120조 원)을 넘어서면 세계 1위 CATL보다 비싸지게 된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25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미 FOMC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 연내 5차례 이상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2700선도 위협…급락장에 “롤러코스터냐” 한탄

LG에너지솔루션의 급격한 주가 상승을 막는 또 다른 문제는 최근 투자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돼 있어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26일 하루에만 외국인투자자들은 1973억 원어치를 순매도 했으며, 전날에는 5137억 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미국 중앙은행(Fed·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주가 상승을 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이벤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조정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15포인트(0.41%) 내린 2,709.24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 보다 7.35포인트(0.83%) 떨어진 882.0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의 경우, 시총 상위 목록 10개 기업 중 LG화학(3.27%)과 기아(1.57%)를 제외하곤 전부 다 하락 마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으면서 타 종목 주식을 가지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따상에 성공하면 그만큼 매도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타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패시브 펀드는 당장 2월부터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식들을 매도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시총 상위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IPO는 시장 수급의 쏠림 현상을 발생시켜 타 종목의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며 “상장 이전부터 LG에너지솔루션 매수 자금 확보를 위한 타 종목 매도세로 인해 특히 대형주의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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