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 재개···시기와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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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 재개···시기와 방법은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1.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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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은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3월 종료하는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할 채비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EPA/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은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3월 종료하는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할 채비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EPA/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은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논의를 재개할 전망이다.

미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3월 종료하는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할 채비에 나설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3월에 채권 매입을 종료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처럼 보인다"라며 "내 생각에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이미 근본적으로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언급하는 대차대조표는 2020년 3월 이후 거의 두배 이상으로 증가해 8조 8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팬데믹 이후 대규모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왔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해 매달 1200억 달러씩 매입하던 국채와 MBS 매입 규모를 지난해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했으며 추가 매입을 올해 3월에 완전히 중단할 예정이다.

이는 조만간 오는 3월 이후 연준이 8조 8000억 달러로 늘어난 대차대조표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점차 줄여나갈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준이 유사한 규모로 대규모 자산매입에 나섰던 2014년에는 만기도래한 채권의 수익금을 새로운 채권에 재투자하는 과정을 통해 2년 반 동안 기존 대차대조표 규모를 유지했다. 이후 만기도래한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갔다.

이번에는 2년 반보다 훨씬 더 이른 시점에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몇몇 연준 당국자들은 이번에는 이전과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올해 안에 대차대조표를 줄여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은 의회 재인준 청문회에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빠른 실업률 하락 등을 언급하며 "경제가 마지막으로 자산매입을 중단했던 때와 완전히 다른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2017년~2019년에 연준이 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4조 5000억 달러에서 3조 7000억 달러 수준까지 감소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빨리"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연구들은 시장에 차질을 주지 않으면서 마지막에 축소했던 것보다 상당히 더 빠르게 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준 당국자들이 지난달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대략적인 원칙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12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 내 거의 모든 참석자는 첫 금리 인상 이후 어느 시점에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는 데 동의했다.

이들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적절한 시기는 위원회의 이전 경험과 비교해 정책금리의 인상 시점에 더 근접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축소 시점이나 규모 등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파월 의장이 이러한 계획을 확정하기 전까지 두 세 번의 회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일단 연준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3월에 첫 금리 인상에 나선 후 금리 인상 이후 올해 중순경에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시점을 올해 7월로 예상했다.

연준은 자산의 종류를 어느 정도 규모로 가져갈지도 결정하는 동시에 시장의 영향 등도 고려해야 한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보유 증권의 규모가 아니라 만기와 위험 프로파일이 경기 부양을 위한 채권 보유에 더 중요하다고 언급해온 바 있다. 이는 장기물 채권이 경기를 부양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의사는 지난달 연준이 자산 규모를 늘리는 것을 중단할 때 만기 도래하는 MBS의 수익금을 재투자할 경우 단기물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준이 보유한 채권의 포트폴리오를 단기물 위주로 가져가자는 것이다. 경기 부양 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다.

파월 장관을 포함한 몇몇 연준 당국자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조정이 경제 전망에 대응하는 연준의 기본적인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언급해왔다.

이는 연준이 어느 정도 금리를 올리면 미리 정해진 일정에 따라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방식을 이전처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만약 지난번의 방식이 통했다면, 다르게 할 문턱은 훨씬 높다"라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일단 대차대조표 수단을 가동하기 시작하면 그것을 바꿀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다. 연방기금금리가 적극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대차대조표의 규모를 늘리거나 줄이는 속도를 바꾸는 것보다 금리를 인상하거나 낮추는 것이 시장과 소통하는 데 더 쉬운 방법이라고 언급해왔다. 이는 연준의 채권 보유 자체가 경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이나 연준 내 공감대가 거의 형성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다.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올해 여름부터 내년 말까지 약 1조 5000억 달러 가량의 보유 채권을 줄인다면, 3번 25bp씩 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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