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株, 올해만 시총 23.5조원 증발…주가하락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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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그룹株, 올해만 시총 23.5조원 증발…주가하락 언제까지?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24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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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그룹주, 3주만에 시총23.5조원 증발
카페 ‘먹튀’ 논란 이어 카뱅 대표까지 ‘먹튀’
김범수 의장 탈세 의혹에 경찰 수사 착수
CEO 물갈이로 ‘새로운 카카오’ 예고에도 역부족
어두운 4분기 실적 전망에 오버행 이슈까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 그룹주의 기업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임원진의 ‘먹튀’ 논란에 이어 김범수 카카오 의장 탈세 의혹까지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카카오는 이미지 회복을 위해 CEO를 교체하는 등 경영 쇄신에 힘쓰고 있지만 주가 회복은 아직 요원한 모습이다. 여기에 4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은 데다가 내달 기관 물량도 풀릴 수 있어 추가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총 108조2432억 원→84조9425억 원으로 ‘뚝’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00원(1.74%) 떨어진 9만200원에 거래 중이다. 올해 개장날인 지난 3일 11만4500원에서 10일 처음으로 10만 원 밑으로 떨어지더니 이날까지 한 번도 10만 원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약 3주 동안 21.22%가량 빠진 셈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는 전일과 비교해 1750원(4.00%) 내린 4만2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시가총액 30조 원이 넘었으나 이날 기준 19조9804억 원으로, 약 10조 원이 증발했다.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보다 소폭 오른 14만4500원으로 거래 중이다. 다만 지난 3일 17만6500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6.43%가 떨어졌다. 지난 20일에는 52주 신저가 12만6500원을 찍기도 했다. 8거래일 연속 15만 원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전일보다 2600원(3.62%) 내린 6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11월만 해도 장중 11만6000원을 찍으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불과 2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4일 기준 카카오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카카오' 종목창 캡처

카카오 그룹주의 시가총액도 23조 원 이상 증발했다. 연초 108조2432억 원이었던 그룹주 시총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84조7742억 원으로, 한 달도 안 돼 23조4690억 원이 날아갔다. 지난달 14일에는 시총 113조 원으로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위협할 정도였으나 모두 옛 말이 됐다.

앞서 지난달 10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CEO)와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CSO) 등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회사 상장 약 한 달 만에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보유 지분 44만993주를 팔아치웠다. 금액으로는 900억 원에 달하며, 류 대표는 469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경영진의 모럴해저드 후폭풍은 카카오 그룹주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류 대표와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CBO) 등 임원 3명은 물러나기로 했으며 신 부사장을 포함한 5명의 잔류 경영진은 매각했던 주식을 재매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지난해 8월 상장 직후 지난해 4분기 중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현금결제형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신주 발행이 없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경영진의 잇따른 ‘먹튀’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는 분석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가 위법적인 사항은 아니지만 시장의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수익성 회복을 통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주가 반등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탈세 의혹에 휩싸였다. 김 의장 소유의 케이큐브홀딩스가 지난 2014년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과정에서 8863억 원을 탈세했다는 혐의를 받아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남궁훈 카카오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 사진제공=카카오

이미지 쇄신 위해 CEO까지 교체했지만…과제 ‘산적’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는 결국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지난 20일 카카오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남궁훈(50)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을 차기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애초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초 공동대표 후임에 류 대표를 내정하며 여민수·류영준 공동대표 체제를 구성하기로 했으나, 류 대표의 주식 대량 매도 논란에 따라 새로운 경영 틀을 짜게 됐다. 김 의장은 남궁 내정자 소식 발표 이후 사내 게시판에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 온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디지털로 혁신하려 했던 우리의 도전은 국민들 시선에서는 혁신이라기보다 누군가의 땅을 침탈하는 것으로 보는 시선과 질타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데 집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단기간의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카카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안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달 들어 이베스트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카카오 목표주가를 약 10%가량 하향 조정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제공=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오버행 이슈도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카카오뱅크는 다음 달 6일이면 상장 후 6개월로, 기관투자자들의 6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가 종료된다. 

지난해 9월 1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풀렸을 때도 주가가 4% 넘게 떨어졌다. 내달 6일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물량은 1326만150주로 36.81%를 차지한다. 6개월 확약 물량이 가장 많다. 또 카카오(27.26%),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3.25%), 한국금융지주(4.01%), 국민은행(8.02%) 등 기존 주주들의 보호예수도 풀린다.

카카오페이도 마찬가지다. 중국 앤트그룹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로, 현재 약 39%(5101만5205주)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 중 10.65% 지분은 상장 후 6개월 간 팔지 못하도록 돼있는 보호예수가 걸려있다. 나머지 28.47%에 대해서는 언제든 매도가 가능하다. 

보호예수가 걸려있는 10.65%에 대해서도 올 늦봄이면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끝나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 시장에 매도 물량이 급증해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3일 기관이 보유하던 1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기 전 3거래일간 카카오페이 주가는 13%나 급락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장 후 보호예수기간이 풀리면 기관투자자들은 보통 차익실현을 위해 물량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며 “최대한 이익을 보기 위해 보호예수기간 전에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게 되면 추가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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