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우드의 위협…중국 영화시장 급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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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우드의 위협…중국 영화시장 급팽창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5.2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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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박스오피스 매출, 2010년 이후 연평균 30% 이상 성장

 

지난 10년간 매출 17배 증가. 10년간 제작편수 3배 이상 증가, 스크린 수 세계 1위….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는 산업은 다름 아닌 중국 영화시장이다. 중국인들의 소비여력이 확대되면서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영화관으로 몰려가면서 중국 영화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 영화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산업 중심지인 봄베이(Bombay)와 헐리우드(Hollywood)를 합쳐 볼리우드(Bollywood)라는 합성어가 생겨났듯이, 중국 영화산업을 일러 찰리우드(Chollywood)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차이나(China)와 헐리우드에서 나온 합성어다.

 

코트라 텐진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영화시장은 연평균 3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팽창하고 있다. 2016년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액이 65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이는 10년간 약 17배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시장추세로 보면,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올해 8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영화 소비가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영화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인들의 소비력 향상과 문화 소비 욕구 증가가 영화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내 영화 제작편수는 200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6년 944편을 기록했다. 이중 실제 극장에 상영된 영화는 381편에 이른다. 2006년 중국 영화 제작 수는 300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10년 동안 제작 편수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16년 제작된 영화는 극영화 772편, 애니메이션 49편, 과학교육영화 67편, 다큐멘터리 32편, 특수영화 24편 순이다.

중국 시장에서 자국 제작 영화 매출액은 2013년부터 수입 영화를 뛰어 넘었다. 지난해 중국 국산 영화 매출액은 266억6.000만 위안으로, 전체 매출액의 58%를 차지했다.

하지만 편당 평균 매출액은 수입 영화에 크게 미치지 못해 중국 영화의 경쟁력이 아직은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영화의 편당 평균 매출액은 2012년 3600만 위안에서 2016년 7000만 위안으로, 수입 영화는 1억2000만 위안에서 2억1000만 위안으로 약 2배 증가했다.

 

▲ /코트라 텐진무역관

 

중국 영화시장에서 중국 영화와 미국 영화가 흥행하고 있고, 인기 있는 영화 장르는 코미디, 판타지, 액션 등이다. 지난해 박스 오피스 순위를 보면, 중국 영화 '미인어(美人鱼)'가 매출액 4억9,000만 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미국 영화가 2, 3, 4위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억3,000만 달러)가, 3위는 미국 액션 판타지 영화 ‘워크레프트:전쟁의 서막’(2억2,000만 달러), 4위는 미국 액션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워’(1억 8,000만 달러), 5위 중국영화 ‘몽키킹2:서유기 여정의 시작’(1억8,000만 달러)가 각각 그 뒤를 이었다.

 

▲ /코트라 텐진무역관

 

중국 영화 배급시장은 대형 영화관 주도로 확대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영화관 스크린 수는 4만1,000개로, 완다(万达院线), 광동따띠(广东大地院线)등 10대 영화관의 스크린 수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2016년 중국 스크린 수는 미국의 4만759개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됐으며 이는 2016년 매일 평균 25개씩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영화관 업계의 1위인 완다가 전체 영화관 매출의 16.7%를 차지하는 등 중국 10대 영화관의 매출액이 전체의 70%에 달하고 있다. 중국에서 독자배급사 설립이 금지돼 외국 배급사는 중국의 대형 영화관과의 합자기업 형태로 진출하고 있다.

영화 배급시장의 부가 시장으로 IPTV와 온라인 플랫폼은 발전 초기 상태이나 향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IPTV 가입자 수는 7,800만 명으로, 수치 상으로는 많지 않으나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으로 2016년 1월에서 10월 사이 증가한 이용자가 3,300만 가구임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을 하는 추세다.

 

중국 영화산업 발전단계

 

① 1978~1994년: 국가통제시기

신중국 수립 이후 국유영화제작사가 국가 통제에 따라 지정된 수량만큼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영화는 정치이념 선전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영화 제작 편수는 증가했지만 대부분이 다큐멘터리, 과학 및 교육 장르였으며 극영화는 전체 제작 편수의 약 15%를 차지했다.

 

② 1994~2001년: 시장화 시기

1994년 14차 3중전회 이후 중국 영화산업에도 시장화 바람이 일었으나, 국가 계획생산과 시장 배급 간 충돌이 생겼다. 영화 투자환경은 어려워지고 이윤은 적어져, 중국 영화 제작편수는 1993년의 753편에 비해 1994년에 384편으로 1년 만에 약 50%가 급감했으며 2001년 150편이 되기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③ 2002~2009년: 산업화 시기

중국 영화산업이 새로운 개혁단계에 돌입하며 영화산업을 경영성 문화산업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2002년 중국정부는 영화산업조례를 발표하면서 영화산업에 대한 개혁과 산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2003년 광전총국에서 '중외합작영화제작관리규정', '영화 제작, 배급, 상영 경영자격 진입 임시 규정' 등을 제정해 민간자본과 해외자본의 영화산업 투자가 시작됐다.

 

④ 2010년~현재: 고속 성장기

2010년 중국 국무원은 영화산업 발전방안을 수립하고 영화산업을 지원했다. 중국 정부는 문화콘텐츠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영향력 확보를 위한 다방면 지원 계획을 밝혔으며 다양한 정책을 시행함했다. 지난해엔 중국영화유한책임회사(中国电影股份有限公司), 상하이영화유한책임회사(上海电影股份有限公司) 등 국유기업을 상장했다. 올들어 지난 3월부터 영화산업과 시장을 규범화하기 위한 영화산업촉진법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영화산업 진흥시책

 

① 외국영화 수입쿼터제 실시.

중국 정부는 자국 영화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에서 상영할 수 있는 외국 영화를 34편의 분장제 영화, 30편의 매단제 영화로 제한하고 있다. 분장제(分账制)는 흥행 수입을 제작, 배급, 상영 주체가 나누어 갖는 방식을 말하며, 매단제(买断制): 일체의 배급권을 파는 방식이다.

 

② 콘텐츠 및 기술 확보 지원

최근 3~4년간 제작된 중국 영화의 대부분이 고대소설이나 전설에 기반을 둔 SF 영화나 젊은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로맨틱 코미디다. 영화 제작사들은 향후 제작할 영화의 콘텐츠를 위해 인기 만화나 소설의 IP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중국 영화 특별장려기금 정책에 따라 매년 심사를 거쳐 내용 및 기술이 우수한 영화에 최대 600만 위안을 지원할 계획이다.

 

③ 불법 다운로드 근절

중국 정부는 성행하고 있는 영화 불법 스트리밍을 막기 위해 지재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은 2020년 지재권 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15년 중국 국무원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정책을 발표했다.

 

한·중 영화 합작 어려움

 

한국 영화 제작·배급사는 중국에 합자 기업의 형식으로 진출할 수 있으며 한·중 공동영화제작을 하는 경우 중국 영화로 인정된다. 현재 외국 영화제작·배급사는 독자기업 설립이 불가능하며 지분율 49% 이하의 합자기업만 설립할 수 있다.

2014년 '한·중 영화 공동 제작 협정'과 '한-중FTA'에 의해 한·중 합작 영화는 중국 영화로 인정받아 외국영화 수입쿼터제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한·중 양국의 영화 산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교류를 시작해 꾸준히 증진시켜 왔으며 최근 트렌드는 한·중 공동투자 및 제작의 형태다.

▲ 2000~2006년: 중국 영화 '비천무'에 신현준, 김희선이 출연하며 한·중 영화 합작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단순히 해외 배우 출연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는 수준이었다.

▲ 2007~2014년: 2007년 중국 영화 '집결호'의 특수효과를 한국 업체가 담당하며 한·중 영화 산업의 인력, 기술적 교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 2014년~현재: '한·중영화공동제작협정'으로 한·중 영화 교류는 심화됐다. '수상한 그녀'의 경우 같은 시나리오로 각국의 특색에 맞게 각색돼 양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며 '메이킹패밀리'의 경우 한·중 배우가 공동주연을 맡은 형태다.

 

▲ 동일 시나리오로 제작된 '수상한 그녀(韓)'와 '20세여 다시 한번(中)' /코트라 텐진무역관

 

최근 한·중 양국의 정치적 문제로 인해 한·중 영화 합작에 제동이 걸린 상태이나 한·중 관계 해빙 징조에 따라 문화계 교류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중 관계가 냉각됨에 따라 중국 영화사 측에서는 굳이 한국 제작진을 기용해 정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함. 최초의 한국 뮤지컬 원작인 ‘미용명가’는 한·중 합작영화로 기대를 모았지만 사드의 영향을 받고 제작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 양국 정부는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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