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대지진 징조 인가'...규슈 인근해역 규모 6.6 강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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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대지진 징조 인가'...규슈 인근해역 규모 6.6 강진 발생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2.01.2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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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새벽, 규슈 인근 해역에서 강진 발생
정오현재 13명 부상, 2명 중상
日 기상청, 난카이 대지진 발생 예상 지역
전문가, 이번 지진은 좋지 않은 징조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 규슈 인근 해역에서 22일 새벽 규모 6.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에 오이타현과 미야자키현에서는 큰 흔들림이 감지됐으며, 각지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하, 난카이 대지진)의 예상 진원 지역에 해당하지만, 관련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면서도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일본지진학회 명예회장은 이번 지진과 최근 일본에서 지진이 빈발하고 있는 점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좋지 않은 징조라며 경종을 울렸다.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 기상청에서 최근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난카이 대지진과의 관련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결국 위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불안감을 떨쳐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시 8분 무렵 일본 규슈 인근 해역인 ‘휴가나다’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고 인근 오이타현과 미야자키현에서는 최대 진도 5강이 관측됐다. 이에 규슈의 넓은 지역에서 30초 이상 강한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첫 보고에서는 규모가 6.4라고 밝혔지만, 이후 6.6으로 수정했다. 진원의 깊이는 약 45km로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의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흔들림이 강했던 지역에서는 지진 발생 후 1주일 정도, 최대 진도 5강 정도의 지진에 주의하기 바란다며, 특히 향후 2~3일 정도는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본 ‘오이타・미야자키에서 22일, 진도 5강 지진, 침수・낙석도…. 10명 부상(화면 오른쪽 상단)이라는 자막과 함께 수도관이 파열된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후지TV 오전 정보 방송 ‘메자마시 토요일’. 사진=후지TV화면 캡처.
일본 ‘오이타・미야자키에서 22일 오전, 진도 5강 지진, 침수・낙석도…. 10명 부상(화면 오른쪽 상단, 추후 부상자수는 13명으로 늘어났다)이라는 자막과 함께 수도관이 파열된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후지TV 정보 방송 ‘메자마시 토요일’. 사진=후지TV화면 캡처.

일본 현지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인근 가고시마현의 센다이 원전과 에히메현의 이카타 원전에는 영향은 없다.

이번 지진의 진원 지역에서 진도 5약 이상이 관측된 것은 지난 2019년 5월 10일 이후 2년 8개월 만으로, 과거에 진도 5강이 관측된 경우는 없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시코쿠 남부 해안에서 기이수도에 걸친 해역에서 약 100~150년 주기로 발생하는 대지진으로 향후 30년 이내에 일어날 확률이 70%~80%인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하, 난카이 대지진)의 예상 진원 지역 내라고 밝혔다. 

22일 새벽, ‘기상청, 난카이 트로프 지진의 진원지인 플레이트 경계에의 영향은 “모른다”’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TBS 뉴스’. 사진=TBS화면 캡처.
22일 새벽, ‘기상청, 난카이 트로프 지진의 진원지인 플레이트 경계에의 영향은 “모른다”’라는 자막과함께 기상청 관계자의 공식발표를 보도하고 있는 ‘TBS 뉴스’. 사진=TBS화면 캡처

또, 이번 지진이 난카이 대지진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한 임시 검토회를 개최할 규모인 6.8에는 미지지 못했으며, 대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육지 측과 바다 측 플레이트(판) 경계에서의 지진이 아니라 그보다 더 깊은 플레이트 내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기상청의 쓰카다 신야 지진 해일 감시과장은 기자 회견에서 평소와 달리, 이번 지진이 난카이 대지진에 미칠 영향은 알 수 없다며, 앞으로의 지진 활동을 주의 깊게 감시하겠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난카이 대지진의 예상 진원 지역 주변에서 규모 6.8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일본 정부의 지침에 따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임시 검토회를 열어 대지진과의 관련을 조사하는 것과 동시에, ‘난카이 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한다. 이번 지진은 기준보다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임시 검토회가 열리지는 않지만, 정례 회의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22일, 오이타시와 벳푸시의 중간 지역에 있는 한 주차장 바닥이 지진으로 균열된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 뉴스’. 사진=TV아사히 화면 캡처.
22일, 오이타시와 벳푸시의 중간 지역에 있는 한 주차장 바닥이 지진으로 균열된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 뉴스’. 사진=TV아사히 화면 캡처.

이번 지진으로 특히 큰 피해를 당한 곳은 오이타시로 여러 곳의 수도관이 파열되어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오이타시 수도국은 수도관이 파열됐다는 신고가 22일 오전 5시 현재까지 10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도로 중앙에 세워져 있던 가로등이 쓰러지고 길이가 약 20m가 넘는 민가의 담벼락이 무너지는 피해가 나오기도 했다. 또, 정전으로 도로의 신호등과 가로등이 꺼지고 전신주가 폭발하기도 했다.

한편, 벳푸시의 도로에서 지름 약 1m의 큰 낙석이 떨어져 교통 통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또, 오이타시와 벳푸시의 중간 지역에 있는 한 주차장에서는 동서 방향으로 땅 갈림이 발생해 이번 지진의 위력을 실감케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 현지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22일 낮 12시 현재, 지진으로인한 부상자는 13명이며, 이 중 2명은 중상이다. 

이날 후지TV의 정보방송인 ‘메자마시 토요일’에서는 당시의 상황을 찍은 시청자의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서는 시청자가 “엄청 흔들리고 있어요! 큰 지진입니다! 흔들림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습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인터뷰에 응한 한 여성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흔들림이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22일 오전, 일본지진학회 우메다 명예회장(화면 오른쪽)이 방송에 출연해 이번 지진은 난카이 대지진 발생의 좋지 않은 징조라고 밝혔다. 니혼TV의 정보 방송 ‘웨이크업’. 사진=니혼TV화면 캡처.
22일 오전, 일본지진학회 우메다 명예회장(화면 오른쪽)이 방송에 출연해 이번 지진은 난카이 대지진 발생의 좋지 않은 징조라고 밝혔다. 니혼TV의 정보 방송 ‘웨이크업’. 사진=니혼TV화면 캡처.

또 니혼TV의 정보방송인 ‘웨이크업’에 출연한 우메다 야스히로 일본지진학회 명예회장은 "이번 지진의 규모가 6.8 이하여서 국가가 정한 임시 검토회를 소집하지 않는 것일 뿐, 대지진 발생의 위험성이 낮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일본에서 급증한 지진 발생 횟수와 보통 지진보다 단층이 훨씬 느린 속도로 발생하는 미끄럼 현상인 ‘슬로 슬립’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이번 지진은 난카이 대지진의 발생을 촉진시킬 좋지 않은 신호"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지진의 진원지에서는 100~150년 주기로 일어나는 난카이 대지진과는 달리,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10~15년 주기로,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최근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어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22일, 오이타시에 있는 한 민가에 약 20m 길이의 담벼락이 무너진 장면을 보도하고 있는 니혼TV의 정보 방송 ‘웨이크업’. 사진=니혼TV화면 캡처.
22일, 오이타시에 있는 한 민가에 약 20m 길이의 담벼락이 무너진 장면을 보도하고 있는 니혼TV의 정보 방송 ‘웨이크업’. 사진=니혼TV화면 캡처.

한편, 최근 잇따른 지진에도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대지진과는 관련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올해 안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과 후지산도 당장 터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하면 언제나 난카이 대지진과 관련성이 낮다고 하지만, 말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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