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4세대 실손보험, 갈아타기 전에 보장성·보험료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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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4세대 실손보험, 갈아타기 전에 보장성·보험료 확인해야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1.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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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전환율 20% 미치지 못해
손보협회, 4세대로 전환 시 1년간 보험료 50% 할인 제시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 차등적용…미이용시 5% 할인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기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을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환율은 20%에 못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새해가 되면서 1~2세대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평균 14% 가량 대폭 오른 가운데 지난해 7월 출시된 저렴한 4세대 실손보험에 관심이 쏠린다. 

보험사들은 갈아탈 경우 1년간 보험료를 50% 낮춰주는 등 다양한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4세대가 이전 실손보험들보다 보장성이 낮기 때문에 가입자들은 갈아타기를 망설이는 상황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기존 가입자의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은 20%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업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을 만회하기 위해 판매하기 시작한 보험이다. 그러나 앞선 1~3세대가 보장성이 더 좋다 보니 상대적으로 4세대가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비급여 진료 증가로 손해율 악화…보험사들 개선에 안간힘

보험사들은 기존 가입자들을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1.0%다. 보험사가 가입자들에게 보험료로 100만원을 받았다면 보험금으로 내준 돈은 131만원이라는 얘기다. 이는 3년 전인 2018년의 121.8%와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이 때문에 실손보험 적자폭은 날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손보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1년 전인 1조7838억원보다 1858억원(10.4%)가량 늘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주요 원인은 비급여 의료비 증가다. 비급여 의료는 급여와 달리 의료기관에서 진료 가격을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과잉 진료가 늘어 불필요한 의료비가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6~2020년 비급여 관련 보험금은 실손보험금 전체 지급보험금의 65% 내외를 차지한다. 

비급여 의료비에서 대표적인 사례를 차지하는 것은 백내장 수술과 도수치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779억원 규모였던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은 2021년 1조1528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백내장수술과 관련된 규정 변화에 따라 청구 항목과 금액이 임의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이는 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효과적인 비급여 관리를 위한 공·사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4세대 실손보험, 자기부담 높이고 보장 줄인 대신 보험료↓

협회와 보험사 등 업계는 손해율을 만회하기 위해 4세대 전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손보협회는 지난 1월 1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1~3세대 개인실손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 시 1년간 보험료의 50%를 할인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나섰다. 당국은 보험사의 4세대 실손 전환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전환 실적을 경영실태평가(RAAS)에 반영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전날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보험연구원, 보험협회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 발족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보장범위와 한도가 기존보다 약간 줄어든 대신 보험료가 대폭 인하된 것이 특징이다. 1,2,3세대 대비 보험료가 각각 75%, 60%, 20% 줄어들었다.

자기부담비율은 급여 20%, 비급여 30%로 기존 상품들보다 높아졌다. 자기부담금은 3세대 실손보험(2017년 4월~2021년 6월 가입)이 급여 20%, 비급여 30%로 4세대와 같지만, 2세대 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가입)은 10%대다.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2009년 9월 이전 가입)의 경우에는 자기부담금이 없다. 

보장 범위에도 차이가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치료 전부를 특약으로 분리했다. 1세대 실손보험 주계약에 급여치료와 비급여치료가 모두 포함된 것과 대조적이다. 3세대의 경우에는 비급여주사약과 도수치료 등 일부가 특약으로 나뉘어져 있다.

재가입주기도 단축됐다. 4세대 실손보험 재가입주기는 5년이지만, 2세대와 3세대 실손보험은 15년이다. 1세대 실손보험은 재가입주기가 없다.

4세대 전환 전에 보장 내용과 건강상태 살펴야

다만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적용한다는 것이다. 비급여 의료 이용금액이 없으면 그 다음해에 보험료를 5% 할인해준다.

앞으로 보험업계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올해 1~2세대 보험료 인상률은 16%, 3세대 보험료 인상률은 약 8.9%였다. 

이에 따라 보험료 인상률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면 4세대로의 전환도 고려할만 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세대 실손보험과 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40세 남성 기준 연 38만원까지 차이날 것으로 추산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1~3세대 상품 가입자의 경우 4세대 계약 전환 시 보장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인의 건강상태, 의료이용 성향 등을 점검해야 한다"며 "보험료 부담 여력 등 본인의 경제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세대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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