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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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5.24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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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계의 메시지, 메타포, 상징…감과 아이디어의 원천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은 마음, 기성 세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동화의 세계로 뛰어들고 싶은 욕구, 지루하고 답답한 현실 삶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판타지에 빠져 잠시나마 위로를 얻고 싶은 충동….

판타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는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 있는 고전이다. 수많은 철학가와 문학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작품 속에 숨겨진 메시지, 메타포, 상징들이 거론되어 왔다. 예술가, 창작자들에겐 영감과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고 있다.

 

▲ /위키피디아

 

이야기는 지루한 일상에서 무언가 재미있는 것을 찾던 앨리스의 모험으로 시작된다. 나른한 오후 언니와 함께 별일 없이 강둑에 앉아 있던 앨리스는 하얀 토끼를 얼핏 보게 된다. 그런데 그 토끼가 회중시계를 들고 다니며 말도 하는 게 아닌가.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흰 토끼를 따라 굴로 들어가게 된다.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 환상적인 모험을 하게 된다. 토끼굴에서 앨리스는 탁자 위에 놓인 무언가를 먹거나 마신 후 몸이 갑자기 커지거나 작아지는 일을 겪는다.

앨리스는 계속된 세계의 변화 속에서 무수한 물음을 던진다. 이해되지 않는 세계에 대한 경계와 의구심은 절대 품지 않는다. 어떠한 비현실적인 상황과 사건이 닥치더라도 부인하지 않고 늘 그러했던 세상인 것처럼 받아 들인다. 존중의 기반 위에 무수한 질문들을 던지며 선입견 없는 태도로 세상을 헤쳐 나간다.

가벼우면서도 잘 짜인 농담에서부터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 당시 유행하던 노래에 대한 패러디, 시대 상황에 대한 풍자까지 온갖 비유와 상징, 비틀림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작품을 현대인들이 재미있게 읽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꿈에서 깨어난 앨리스의 이야기를 듣고 앨리스의 언니 역시 꿈결에 앨리스와 비슷한 환상에 빠져든다.

 

루이스 캐럴

 

작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 1831~1898)은 1832년 영국 체셔 지방의 유복하지만 엄격한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Charles Lutwidge Dodgson)이다. 어린 시절부터 말장난, 체스 게임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사립학교인 리치먼드 스쿨과 럭비 스쿨을 졸업한 뒤 옥스퍼드 대학교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열일곱 살 때 백일해를 앓으면서 오른쪽 귀에 이상이 생겼으며 이후 말을 더듬게 되었고, 1855년부터 1881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으나 말을 심하게 더듬은 탓에 그리 인기 있는 강사가 되지는 못했다. 그림에 관심이 많아 8명의 어린 동생들을 위해 직접 삽화를 그린 잡지를 만들기도 했다. 그림에 대한 관심은 이후 사진으로 옮겨갔고, 1956년 카메라를 산 캐럴은 주로 여자 아이들 사진을 찍으며 24년간 사진에 빠져 지내기도 했다. 캐럴은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 루이스 캐럴 /위키피디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옥스퍼드대 수학교수 시절인 1862년 캐럴이 템스강에서 함께 피크닉을 갔던 열살 난 앨리스 리덜과 자매들(단과대 학장의 세 딸)에게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탄생했다. 순종과 도덕을 가르치는 기존 동화와는 달리, 주인공이 신기하고 허무맹랑한 캐릭터들과 만나 모험을 하는 파격적인 동화였다. 1865년 출판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가 됐다.

그는 기발한 상상력 때문에 환상문학의 효시가 된다. 하지만 생전 그는 자신이 세계적 베스트 셀러가 된 앨리스의 원작자라는 사실을 밝히기를 거부했으며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외에 속편격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A1ice Found There, 1871) 등의 유머와 환상이 가득찬 일련의 작품을 썼다. 근대 아동문학 확립자의 한 사람이 되었다.

원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모험』(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이었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이야기는 연극,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진은숙에 의해 오페라로 각색되기도 했다.

 

 

창작 동기

 

작가 캐럴(도지슨)은 옥스퍼드 교수 시절에, 학장이었던 헨리 리델의 집에 하숙했고, 그 집의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이들과 어울려 놀면서 지어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

▲ 작가 캐럴이 찍은 주인공 앨리스의 사진. /위키피디아

1862년 7월 4일 도지슨은 리델의 자녀들인 로리나, 앨리스, 에스디, 그리고 동료 교수인 로빈슨 덕워스와 함께 옥스퍼드를 지나가는 템즈 강 줄기인 이시스(The Isis)강에서 보트를 타며 이야기를 만들었다. 도지슨은 뱃놀이에서 지어진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1862년 11월 부터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도지슨은 책에 나오는 생물들의 생태를 좀 더 연구하고, 줄거리를 다듬었다.

 

▲ 작가 캐럴이 직접 그린 그림 /위키피디아

 

뱃놀이를 함께 했던 실제 인물이 작품에 등장한다. 주인공인 앨리스는 리델 학장의 둘째 딸이고, 앨리스의 두 자매와 평소 알고 지내던 신학생인 로빈슨 덕워스도 이름을 살짝 바꾸어 등장한다. 제3장 〈코커스 경주와 긴 이야기〉에서다. 도지슨은 자신을 소개할 때 약간 말을 더듬어 “도…도, 도지슨 입니다.”라고 하곤 했기 때문에 ‘도도새’가 되었다. 신학생 로빈슨 덕워스는 성의 앞자를 따 오리(duck)가 되었고 언니 로리나는 앵무새(Lory), 동생 에스디는 어린 독수리(Eaglet)이 되었다.

도지슨은 이 외에도 실존 인물의 이름을 빌려 등장 인물을 만들었는데, 도마뱀 빌은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벤저민 디즈레일리(빌은 벤저민의 약칭)를, 모자 장수는 당시 발명가였던 테오필러스 카터(Carter → Hatter)의 성에서 빌렸다고 한다.

 

▲ /위키피디아

1864년 11월 26일 도지슨은 스스로 삽화를 그리고 손수 제작한 『지하세계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Under Ground)을 리델의 딸 앨리스에게 선물했다. 도지슨은 책 앞에 “여름날 추억 속 아이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적었다.

도지슨은 앨리스에게 준 선물과는 별도로 체셔 고양이 이야기와 미치광이 다과회 이야기가 덧붙여진 책을 구상했다. 앨리스에게 준 책은 1만5,500 낱말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새롭게 이야기를 보충한 것은 모두 2만7,500 낱말로 이루어져 있었다.

1865년 도지슨은 존 테니엘이 그린 삽화를 넣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판을 출판했다.

 

 

줄거리

 

모두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토끼 굴속으로

▲ 흰 토끼 /위키디아

앨리스는 언니와 함께 강둑에 있다가 옷을 입고 회중시계를 가진 토끼를 따라 굴 속으로 들어간다. 굴 속에는 큰 방이 있고 여러 개의 문이 있다. 앨리스는 그 가운데 가장 작은 문 밖으로 보이는 정원에 가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다 탁자 위에 있는 병을 마시고 작아진다. 하지만 열쇠를 탁자 위에 올려 놓아서 문을 열 수 가 없다. 앨리스가 탁자 밑에 있는 케이크를 발견하여 먹는다.

 

2. 눈물 웅덩이

케이크를 먹은 앨리스는 몸이 커졌고, 탁자 위의 열쇠로 문을 열었지만 지나갈 수 없었다. 어찌할 수 없게 된 앨리스가 눈물을 흘리며 울자 웅덩이가 생겼다. 이때 흰토끼가 장갑과 부채를 들고 지나가다 앨리스가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그것들을 떨어뜨리고 사라진다. 앨리스는 흰토끼가 떨어트린 부채를 부치고 작아져서 자신이 흘린 눈물 웅덩이에 빠진다. 눈물 웅덩이엔 여러 동물들이 함께 빠져 있었다.

 

▲ 체셔 고양이 /위키피디아

 

3. 코커스 경주와 긴 이야기

눈물 웅덩이를 빠져나온 여러 동물들이 몸을 말리기 위해 코커스 경주를 한다. 앨리스가 고양이 디나 이야기를 꺼내자 동물들은 겁을 먹고 뿔뿔이 흩어진다.

 

4. 토끼, 고마 도마뱀 빌을 들여 보내다

흰토끼는 떨어트린 부채와 장갑을 찾아 다시 돌아오고, 앨리스를 하녀로 여기며 자신의 집으로 보낸다. 토끼 집에서 다시 커지는 약을 먹은 앨리스는 집에 갇히고 토끼는 정원사인 도마뱀 빌을 보내 집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알아보려 한다. 앨리스는 과자를 집어 먹고 다시 작아진다.

 

5. 애벌레의 충고

앨리스는 버섯 위에 앉아 물담배를 피우는 애벌레를 만나 버섯을 먹고 몸이 커지는 작아지는 방법을 배운다.

 

6. 돼지와 후추가루

앨리스는 공작부인 집에 들어간다. 공작부인 집에는 물건을 마구 던지는 주방장이 요리마다 온 통 후추가루 치는 바람에 아기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공작부인은 아기를 앨리스에게 맡기고 여왕의 크로켓 경기에 참가하러 떠난다. 앨리스가 아기를 밖으로 대리고 나오자 아기는 어느 새 돼지가 되어 있다.

 

7. 이상한 다과회

앨리스는 3월의 토끼와 모자장수, 그리고 겨울잠쥐가 모여 다과회를 하는 곳에 간다. 그들은 수수께끼를 내지만 아무도 맞추지 못하고 겨울잠쥐의 이야기를 듣는다. 앨리스는 무례함을 못참고 빠져 나온다.

 

▲ 크로켓 경기 / 위키디아

8 장 여왕의 크로켓 경기장

앨리스는 하트 여왕의 크로켓 경주장에 도착한다. 하트 여왕은 아무에게나 화를 내며 목을 치라고 명령한다. 사형집행인이 공작부인을 사로잡아 온다.

 

9. 가짜거북이의 사연

공작부인은 들어서며 앨리스에게 다정한 척 치근댄다. 공작부인이 어떤 이야기든 교훈을 늘어 놓자 앨리스는 지루해 한다. 이 때 하트 여왕이 나타나고 공작부인은 도망간다. 하트 여왕은 앨리스에게 그리폰을 타고 모조 거북을 만나러 가라고 명령한다.

 

10. 바닷가재의 카드리유

그리폰과 함께 모조 거북을 만난 앨리스는 모조 거북이 들려주는 바닷가재 카드리유 이야기를 듣는다. 재판이 시작된다는 소리에 앨리스는 하트 여왕에게 되돌아간다.

 

11. 누가 타르트를 훔쳤지?

왕은 잭이 여왕의 파이를 훔쳤다며 재판을 열고는 시작하자 마자 유죄를 선고하려 한다. 하지만 하얀 토끼는 재판의 진행 절차에 따라 증언을 들어야 한다며 여러 증인을 데려온다. 그 사이 앨리스는 버섯을 먹어 몸이 점점 커진다. 모자 장수와 공작부인의 주방장이 차례로 증인으로 나서고, 마지막 증인으로 앨리스의 이름이 불린다.

 

12 앨리스의 증언

증인으로 나선 앨리스는 왕이 별다른 근거도 없이 잭을 처형하려는 것에 반대한다. 재판 끝에 여왕이 배심원의 평결도 듣지 않고 선고하라고 말하자, 몸이 커져서 아무도 두렵지 않게 된 앨리스는 그럴 수 없다고 반박한다. 입 조심하라는 여왕의 말에 앨리스는 너희는 그저 카드 한 벌일 뿐이라고 외친다. 카드들이 일제히 일어나 공중에 솟구쳐 앨리스를 잡기 위해 달려들고 앨리스는 꿈에서 깨어난다.

 

등장 인물

앨리스/ 흰토끼/ 생쥐/ 도도새/ 앵무새/ 어린 독수리 펫 / 도마뱀 빌 /애벌레 /공작부인 /체셔 고양이 /3월 토끼 /모자장수 /겨울잠쥐 /하트 여왕 /하트 왕 /하트 잭 /그리폰 /모조 거북 /홍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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