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거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2050년까지 세계 사업에서 탄소 순배출을 제로를 선언했다.

엑손모빌의 '넷 제로'(탄소중립) 계획은 석유, 가스 등의 사용이 아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엑손모빌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에 대해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 제품 이용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은 이 회사와 관련된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각지의 사업장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엑손모빌의 이날 발표로 미국과 유럽의 모든 거대 석유업체들이 탄소중립을 약속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엑손모빌 주주들은 지난해 5월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 이사 3명을 교체했다.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온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엑손모빌의 기후변화 대응을 비판하면서 블랙록 등 기관투자자들의 지지 속에 엑손모빌 이사회에 3명의 이사를 진출시켰다.

그 뒤 엑손모빌은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압력에 따라 6년간 탄소배출 감축에 150억 달러(약 17조 9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2030년까지 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 셰일오일 생산지에서 온실가스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윌 스카길 글로벌데이터 애널리스트는 "엑손모빌이 제품 생산과정의 온실가스 배출(Scope 1·2) 외의 제품 사용과정의 배출(Scope 3) 관련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성장하는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런은 경쟁업체들보다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미국 옥시덴털, 이탈리아 에니, 로열더치셸 등은 소비자 판매 제품에서도 배출을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엑손의 우즈 CEO는 이날 발표가 세계 주요 석유기업들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만든 조직인 석유가스기후변화이니셔티브(OGCI)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엑손은 에너지 효율성 제고, 메탄 유출 감축, 설비 개선, 가스전의 천연가스 배출·연소 중단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석유생산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으로 녹색에너지 전환을 주도해온 유럽 에너지기업들과 비교하면 엑손모빌은 여전히 뒤처졌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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