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⑰ 터치 한 번으로 마음대로 색이 변하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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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⑰ 터치 한 번으로 마음대로 색이 변하는 자동차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1.16 10: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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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CES 2022서 변색 가능 iX 플로우 공개
터치 만으로 차량 색상 변화, 활용범위 넓어
전기 신호→다중 폴리머 구조 자극→변색으로
운전자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원하는대로 색상이 바뀌는 BMW의 iX플로우. 사진=BMW 홈페이지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차 색상 더 이상 고민 대상이 아니다?'

차를 고를 때 차량의 외관 색상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모빌리티 세상에서 고민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 기분에 따라 차 색상을 간단한 터치만으로 바꿀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터치가 외관을 바꾼다

BMW는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버튼 터치만으로 차량 외관을 바꾸는 기술을 전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 구체적인 기술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전기 자극을 통해 변색을 이뤘다. 시연한 색은 검정색, 흰색 등 무채색 계열이었지만 향후 파란색부터 오렌지색 등 다양한 색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BMW는 5~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BMW iX 플로우(iX Flow)' 실물을 전시했다. iX 플로우는 전자책에 사용하는 전자잉크(E-잉크) 원리를 활용해 차량 외관 색상을 '카멜레온'처럼 순식간에 바꾼다. 차량의 몸체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마이크로캡슐 수백만 개가 장착된 필름이 감싸고 있다. 전기장의 자극에 따라 흰색 또는 검은색 아료가 각각의 마이크로캡슐에 모이면서 자동차 외관의 색이 바뀐다. BMW는 이번 CES 2022에서 몇 가지 색상으로 변화가 가능한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사용 범위도 넓다. 가령 구급차의 경우 현재 사이렌 등 청각에 의지하는 틀에서 벗어나 응급상황 일 때 차량 색상을 바꿔 시각적 효과도 볼 수 있다. 

BMW 관계자는 “iX 플로우는 자동차 디자인과 개인화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선구적인 프로젝트”라며 “자동차의 색상을 현재 기분에 맞추거나 외부 색상에 따라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텔라 클라크 BMW iX 총괄은 “미래에는 자동차도 패션처럼 일상의 다양한 기분과 상황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중 폴리머 구조를 활용한 변색>

차량 색상을 바꾸는 페인트

색상이 바뀌는 페인트는 1990년대 등장해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바 있다. 미국의 포드가 머스탱 GT로 선보인 미스틱(Mystic) 컬러와 2004년 머스탱 코브라로 공개한 미스티크롬(Mystychrome) 컬러는 특수 안료를 페인트에 첨가해 빛과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연출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변색은 아니다. 햇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에 가깝다.  

본격적으로 차량 색상 변화를 이끈 건 산화철을 포함하고 있는 폴리머 구조의 안료를 품은 파라마그네틱 페인트, 나노 페인트, 일렉트로마그네틱 페인트가 세상에 나오면서다. 전자기장에 의해 기존과 다른 파장이 형성되면 분자구조가 바뀌면서 다른 색상으로 변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폴리머 레이어를 여러 겹 겹쳐서 도장한다면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기존 온도나 햇빛에 따라 변하는 방식이 아닌 사용자가 원할 때 색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판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은 파라마그네틱 페인트 등을 활용해 차량 색 변화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2009년 GT-R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프랑스 자동차 업체 푸조도 2012년 RCZ 모델에서 변색이 가능한 페인트를 적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높은 수리 비용과 범죄 악용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실제 출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찬물이나 뜨거운 물을 부으면 밑바탕에 그려진 커스텀 페인팅이 나타나는 컬러체인지 페인팅 기술도 있다. '나노슈퍼마켓'이라는 회사는 이 기술을 활용해 집안 벽 면 색상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실내용 페인트는 물론 터치만으로 옷 색깔을 바꾸는 다양한 도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수출 선적을 앞두고 있는 차량들. 사진=연합뉴스
수출 선적을 앞두고 있는 차량들. 사진=연합뉴스

자동차 색깔에 담긴 의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량 색깔은 흰색이다. 자동차 업체는 세단이나 쿠페와 같이 외형의 선을 강조하는 경우 흰색을 대표 색상으로 두고 판매한다. 또한 흰색은 복사열을 차단해 여름철 냉방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깨끗하고 시원한 이미지에 많은 소비자들이 흰색을 선택한다.

검정색은 질서와 규칙을 중요시하고 성향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보수적인 색상으로 통한다. 동시에 고급스러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유력 정치인 내지는 기업 임원 등 고위 인사들의 차량 대부분이 검정색이다. 

흰색, 검은색과 함께 가장 인기가 많은 색은 은색이다. 은색은 햇빛을 받았을 때 명암이 뚜렷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유선형이 많은 최신 차량에 은색을 입히면 반사되는 빛에 따라 볼륨감을 살리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재료의 배합이나 도장 방식에 따라 은색이라고 하지만 다양한 색상 연출이 가능하다. 색상에 따라 중후함 또는 스포티함과 도시적 이미지를 구현 가능하다. 무채색 계열 중 가장 변화무쌍한 색이 은색이다. 

빨간색은 강렬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강력한 엔진 성능을 바탕으로 빠른 주행감을 선사하는 퍼포먼스 중심 차량과 잘 어울리는 색상이다. 타인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즐기는 경향의 '자신감' 있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밖에도 활발하고 명랑한 느낌을 주는 노란색과 채도와 명도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녹색(카키), 흙과 나무와 같이 단단하고 견고한 느낌을 주는 브라운, 하늘과 바다, 공기 등 자연 친화적 느낌을 주는 블루 등도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는 색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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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 2022-01-19 09:22:12
모빌리티 세상읽기 재미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미래의 모빌리티에 대한 변화를 잘 알수 있었습니다. 혹시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협회나 학회, 또는 전문가를 알 수 있을까요? 더 자세한 내용을 배우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