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보다 더 스트레스”…이마트 주가, ‘오너리스크’ 극복할까
상태바
“北미사일보다 더 스트레스”…이마트 주가, ‘오너리스크’ 극복할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14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계·이마트, 주가 2% 넘게 떨어져
정용진 '멸공'에 신세계 7% 급락하기도
“저의 부족함” 뒤늦게 사과 했지만…
올해 온라인 전환 성패가 기업가치 가를 것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3일 '멸공'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 발언 논란은 정 부회장의 사과로 일단락 된 분위기지만, 이마트 및 신세계 주가는 회복이 요원한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이마트가 전략적 변화에 따른 평가를 받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 관련주 휘청…이마트 2.36%↓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500원(2.36%) 떨어진 14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이마트는 1000원(0.67%) 내린 14만7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낙폭을 키웠다. 

같은 날 신세계 역시 전 거래일 보다 5500원(2.22%) 떨어진 24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세계는 지난 10일 오전 한 때 전일 대비 7% 이상 하락한 23만 원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 등을 펴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또한 전일과 비교해 3000원(2.20%) 하락한 1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4만 원 초반 대 주가를 형성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0일 5% 넘게 떨어지면서 13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신세계그룹주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발언 논란과 무관치 않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문장을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관련 게시물들을 올려왔다. 

지난 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멸공 #반공방첩, #승공통일’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가 논란이 일자, 게시물 삭제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멸공은 중국이 아닌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왼쪽부터)장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이같은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정치권 이슈로까지 번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마트에서 장 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이밖에도 나경원, 최재형 등 국민의 힘 인사들이 잇달아 멸치와 콩을 구매하는 사진을 올리는 등 ‘멸공 챌린지’가 전개되기도 했다. 

논란은 일파만파 퍼져 온라인 상에서는 스타벅스를 비롯한 신세계 계열사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신세계보이콧’ 이미지가 나돌았다. 정 부회장은 해당 이미지마저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타격받지 않은 듯한 행동을 취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1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여파가 수만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를 확인한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고 사과글을 남겼다. 

14일 이마트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이마트' 종목창 캡처
14일 이마트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이마트' 종목창 캡처

일주일 넘게 경제·정치·사회권으로 확장된 멸공 관련 이슈들은 정 부회장의 사과로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이나, 신세계 관련주들의 주가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새로운 유형의 오너리스크 직격타를 맞게 된 개인투자자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약 50만 명이 가입해 있는 주식투자 관련 커뮤니티에서 한 개인투자자는 “개미들에게는 북한 미사일보다 오너리스크가 더 스트레스다”며 “CEO 말 한 마디에 요동치는 주가를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주주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나 보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신세계, 이마트 주주인데 인스타그램 좀 끊었으면 좋겠다”며 “그냥 일반 시민이 아니라 자그마치 재벌 오너로서 자신의 말 한 마디에 회사 이익이 줄어들 수 있고, 주주 피해가 갈 수 있는데 갈수록 오너리스크 큰 기업으로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SSG닷컴은 올해 상반기 중 통합 유료 멤버십을 론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제공=SSG닷컴

“쓱닷컴 상장에 유료멤버십까지…성장 원년 될 것”

다만 전문가들은 이마트가 이커머스 시장 장악을 위해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딜을 펼친 만큼, 올해 온라인 대전환의 원년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22년은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온전하게 피보팅(pivoting·사업 방향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2~3년 전부터 ▲기존 사업부 역량 강화 ▲온라인 채널 확장 ▲전략적 기업인수를 통한 사업부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수행의 결과물이 어느정도 이마트에 기여하는지 여부가 이마트 기업 가치를 좌우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내 신세계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G닷컴의 기업공개(IPO)도 예정돼 있다.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신선식품 배송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SSG닷컴은 상장 후 목표 기업가치를 10조 원 수준으로 기대한다. 

올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인 유료 멤버십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마트는 멤버십 서비스를 통한 소비자 ‘록인(Lock-in) 효과’를 누리기 위해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헤 W컨셉,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 등을 진행했다. 

최윤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실적 향방은 이베이코리아·SSG닷컴·W컨셉을 아우르는 온라인 플랫폼 통합 시너지에 달려 있다”며 “상반기 출시할 통합 유료 멤버십의 내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